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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삶이 너무 사치스러운 것은 아닙니까?그 시절이 나에게는 고난의 날들이었다. 그러나...
허종  |  paulhu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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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9월 07일 (목) 00:00:00 [조회수 : 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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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삶이 너무 사치스러운 것은 아닙니까?

   
갈 곳이 없었던 나는 장애인들이 사는 재활원에 가게 되었다.
추운 겨울날 잠잘 곳을 찾아 간 곳이 재활원이었다.
그 시절이 나에게는 고난의 날들이었다.
대학 기숙사가 방학동안 문을 닫아 갈 곳이 없어서 교회 예배당 의자에서 잠을 자야했다.
그리고 밥은 이집 저집 다니며 얻어먹었다.
그런 나에게 재활원은 피난처였던 것이다.
그 곳에서 장애인들을 만났다.
나에게 피난처였던 재활원이 장애인들에게는 지옥이었다.
재활원에서 나는 희망을 가지고 살았지만 재활원에서 살고 있었던 장애인은 희망이라고는 없었다. 장애인들은 절망의 늪에서 생존의 의미조차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버림받은 사람들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에게 버림받았고,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인생들이었다.

나는 재활원에서 예배를 인도하고 신앙지도를 하면서 먹고살았다.
그리고 신학교를 다녔다.
그런 나는 ‘아! 나는 지금까지 사치스러운 인생을 살았구나.’ 탄식을 했다.

주위에서는 재활원에서 시간을 뺏기지 말고 ‘공부에 전념하라.’고 충고를 했다.
공부의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 후회한다는 것이었다.
나를 아끼는 분들이 ‘공부를 마치고 유학을 가라.’고 권면을 하셨다.
그런데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공부한다는 것조차 나에게는 사치였다.
장애인들은 초등학교도 졸업을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부끄러운 마음에 시작한 것이 장애인 야학이었다.
고등학교 후배 하나가 장애인야학을 하고 싶다고 찾아주었고 인하대와 인천교대 학생들이 야학교사로 봉사를 해주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미문장애인야학’이었다.
나는 사치스러운 인생을 살아왔던 나의 생활을 회개하였다.

부모에게 버려진 장애인이 소년보호소에서 굶어 죽어가는 아이를 보면서 죽음의 공포에 떨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다른 장애인은 어렸을 때 00재활원에서 도둑의 누명을 쓰고 삼일동안 창고에 갇혀 매를 맞으며 굶을 때의 고통을 이야기를 했다.
단지 살아남기 위해서 고통을 견뎌야했던 그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나의 사치스러움을 부끄러워했다.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장애인교회를 개척하고 ‘작은 사람들의 공연’ 이라는 장애인 연극과 합창을 공연했다.

지금부터 26년 전 이야기이다.
나는 많은 목회자들이 너무 사치스러운 생활을 한다는 생각을 한다.
꽤 괜찮다고 알려진 목사의 연봉이 1억이 넘는다는 소리에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 목회자의 생활이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먹을 물이 없어서 고통을 겪는 사람이 11억이 넘는다는 뉴스를 듣는다.
어린아이들이 더러운 물을 먹어 병에 걸려 죽는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쉽게 듣고 있다.
1년에 굶어죽는 사람이 지구상에 몇 명이 되는가?

지금도 나는 나의 사치스러움을 부끄러워한다.
‘깨끗한 부자’라는 책이 많이 팔린 적이 있었다.
그 책을 쓴 목사는 자신이 누리는 부를 당연한 권리라고 말했다.
나는 지금 내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한다.
예수의 가르침대로 바로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루를 시작하면서 나는 나에게 ‘너무 사치스러운 것이 아니냐?’ 자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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