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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작은 그(30세)는 왼쪽 팔에 깁스를 하고 있었다.
"어떻게 다쳤어요?"
"공장에서 아저씨(50대)가 쇠망치를 던졌어요"
"그 사람 한국 사람이에요? "
"네"
"작업장에서 일하다가 그랬나요?"
"네, 낮에"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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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말을 곧잘 했다. 일상적인 의사소통은 그런대로 가능할 정도였다.
"그 아저씨 ,병원에 갔다 왔어요. 눈이 아파 점심시간에 갔다 왔어요. 다시 일을 할 때 내가 얘기했어요. '병원에 잘 갔다 왔어요?' 하고 물었어요. 아저씨 말 했어요. '잘 갔다 왔다'고 했어요. 그래서 내가 다시 얘기했어요. '아저씨, 병원에서 눈 바꿨어요? ' 제가 한국말 잘 못 하잖아요. 그래서 아저씨 화 났어요. '눈 바꿔?' 그 말하고 아저씨가 쇠망치를 던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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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던진 쇠망치에 얼굴이나 머리를 맞았다면 어찌 되었을까?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피하는 바람에 왼쪽 어깨뼈가 부서지고 위골, 탈골되는 정도로 그쳤다. 천만다행이었다. 하지만 최하 넉 달 이상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을 못하고 있는 그는 후유증도 많이 걱정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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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사건에서 3가지 중첩된 폭력을 보았다. 가장 먼저 본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물리적 폭력이다. 쇠망치로 상대를 정면으로 가격한 이 폭력은 눈에 보이는 물리적 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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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본 것은 내면화된 폭력이다. 이주노동자의 여러 가지 말을 종합해 볼 때 그 아저씨라는 한국인은 평소 이주노동자를 무시하고 경시하는 의식이 강했다. 일반적으로 한국인의 마음속에는 피부색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집단의식 같은 거다. 경제 수준이 높은 백인들을 대하는 태도와 국민소득이 낮은 동남아 검은 계열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는 뚜렷하게 다르다. 전자는 우러러보고 깍듯이 대하지만 후자는 홀대한다. 일반적으로 그렇다. 그 아저씨에게도 이런 의식이 박혀있던 것 같다. 그의 물리적 폭력은 마음속에 박혀있는 그 차별의식이 밖으로 드러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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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본 것은 구조적인 폭력이다. 이 사건은 작은 공장에서 하루에 12시간씩 일하던 노동자들 사이에서 벌어진 폭행사건이다. 하루에 12시간씩 일하면서 받는 임금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소위 3D 기업에 속하는 이런 공장은 재벌중심으로 돌아가는 한국경제의 맨 밑바닥에 있다. 삼중사중의 치밀한 착취구조로 돌아가는 재벌왕국의 착취시스템에서 가장 밑바닥에 놓인 공장이다. 이 두 노동자 사이에서 벌어진 폭력사건은 폭력에 의지하여 유지되는 그 착취구조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단지 개인 간에 벌어진 사사로운 폭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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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자본주의사회에서 고용주(자본)와 노동자 사이는 기본적으로 갑을관계다. 겉으로 보면 대등한 계약관계 같지만 실상은 주종관계다. 재벌왕국이라는 착취시스템과 원천적으로 불평등한 노사관계라는 환경-매우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일어난 폭력사건, 그것도 작업장에서 노동을 하다가 일어난 폭행사건은 구조적인 폭력과 연관성이 크다. 겉으로 단순히 보면 개인 간의 사사로운 사건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구조적인 폭력과 연동되어 벌어진 사건이다.재벌왕국의 착취구조와 불평등한 노사관계는 기본적으로 폭력에 의해 유지되는 동시에 구조적으로 폭력을 조장한다.그것은 지속적으로 갖가지 갈등과 폭력을 낫는 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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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두 가지를 원했다. 그리고 도움을 청했다. 하나는 형사고소를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산재보험을 신청하는 거다.
여러가지 증거 자료들을 수집하고
검토한 우리 상담센터는 두 가지 모두 돕기로 했다. 여기서 이 폭력사건을 산재사건으로 보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조금 있으나, 우리는 산재사건으로 보고 이주노동자를 돕기로 했다.

포천이주노동자상담센터(평안교회 부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