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도 쉬게하고, 산 땅도 원주인에게 다시 돌려주고 가난한 자도, 노예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희년정신은 범죄자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는 것이 아니다. 사도바울도 세번 권면해서 말을 듣지 않으면 내어 쫏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존 칼빈은 비신앙자들이나 이단에 대해서 심지어는 사형까지 시키고, 중형에 처하기도 했다. 그만큼 영적인 문제들은 신중해야 하고 타협이 없으며 사면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헌법개정위와 총회임원들은 신학적인 문제도 고려치 않고 대통령령만 흉내내어 총회장령으로 사면을 행사하려하고, 헌법개정위는 긴금보치 9호처럼 헌법을 초월하는 막강한 헌법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헌법개정위는 부칙과 헌법도 구분하지 못하고 사면법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헌법위에 부칙을 두고 있는 모순을 범하고 있는 것이다. 유신헌법의 긴급조치와 같은 것이다. 이는 교단의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것이다. 당시 긴급조치는 헌법위에 있었다.  긴급조치 9호는 1975년 5.13일 언론의 자유를 극도로 제한하려는 조치였다.

긴급조치 9호의 6항은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은 이 조치에 저촉되더라도 처벌하지 아니한다. 다만 그 발언을 방송, 보도, 기타의 방법으로 공연히 전파한 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고 되어있다"고 하여 언론,출판, 결사의 자유가 있는 헌법보다 우선하는 규칙이었다. 불행하게도 이번 헌법개정위가 만든 부칙조항이 헌법보다 우선하도록 한 것이다.  

총회 헌법개정위원회가 정해놓은 부칙은 다음과 같다.    

부칙

1.제 91기에 한하여 총회장은 총회(폐회중에는 임원회)의 결의로 결의시부터 과거 100여년간 모든 책벌 받은 자에 대해 책벌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면할 수 있다. 단 책벌의 사항은 사면대상이 되지를 않으며 이단으로 책벌받은 경우는 총회 이단사이비 대책위원회의 신청이 있어야만 사면할 수 있다.

2. 사면의 효과에 있어서 책벌이 확정된 경우에는 판결의 효력이 상실되며 책벌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는 기소권이 상실된다.

3. 이 경우 사면받은 사람은 책벌의 집행이 면제되고 무흠교인(직원)으로 간주되며 사면받은 내용에 대해 다시 기소 및 재판할 수 없다.

4. 이 부칙은 총회 헌법(정치, 권징)의 어떤 조문보다 우선하며 이 사면조치에 대하여는 일체의 이의 제기, 행정심판, 소송을 할 수 없다.

5. 시행에 필요한 구체적인 내용 및 절차는 헌법시행규정(조례)에서 정한다.

4항은 긴급조치 9호와 유사

여기서 관심을 가질만한 부칙조항은 제 1항의 “과거 100여년간 모든 책벌 받은 자에 대해 책벌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면할 수 있다”는 것과 4항의 “이 부칙은 총회 헌법(정치, 권징)의 어떤 조문보다 우선하며 이 사면조치에 대하여는 일체의 이의 제기, 행정심판, 소송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제 1항은 시벌을 한 치리회의 소관이다. 치리회가 사면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총회장의 권한이 치리회의 권한보다 더 높은 것이다. 총회장은 대통령과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대통령도 사면을 하기 위해서는 국회나 국무회의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처럼 총회장도 사면을 하기위해서는 총대들이나 노회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하지만 총회장은 교인이 아니라 총대들이 선출하는 전근대적인 이중 간선 제도인 것이다. 총회의 총회장은 대통령처럼 어떤 권력을 행사하는 직분이 아니라 1년에 한번, 그것도 5일 동안 전체 총대들이 모인 회의를 인도하고 사라지는 봉사직이다. 영어로 말하면 moderator 이다. Moderator는 '중재하다', '인도하다'라는 뜻을 가진 moderate에서 파생한 것이다. 회의를 중재하는 봉사직으로서의 총회장이란 말이다.

총회장은 대통령과 달라, 권위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교인들이 선출해야

총회장은 대통령처럼 어떤 권위를 행사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착각인 것이다. 대통령은 군통수권을 비롯하여 사면권등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총회장은 어떤 권력도 없다. 대한예수교 장로회 총회규칙 8조를 보면 "총회장은 본회를 대표하며, 헌법 정치 제 12장 제 85조에 규정된 총회의 직무를 통할한다"고만 되어있다. 그 이외에 다른 어떤 권위가 없는 것이다.     

총회장이 권력을 행사하려면 교인들이 선출해서 권위를 부여해주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총회장을 천주교의 교황으로 생각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천주교는 사제를 중심으로 한 수직체계로 되어있지만 장로교는 치리회를 중심으로 한 수평시스템인 것이다. 당회-노회-총회는 수직체계가 아니라 연속선상에 있는 것이며 그 역할이 각각 다른 것이다. 총회는 주로 입법과 행정적인 일, 노회는  각 교회와 관련한 실무적인 일등을 도맡아 한다. 총회가 헌법을 위반하고 노회가 하는 일을 하려하는 것은 교회법의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다.     

 4항은 부칙이 헌법보다 앞선다고 되어있다. 부칙은 명령이나 규칙을 보조하는 세칙임에도 불구하고 헌법의 어떤 조문보다 위에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독재정권의 긴급조치 9호를 흉내내는 것과 별반다르지 않다. 조례가 헌법도다 앞설 수 없듯이 부칙이 헌법조항보다 앞설 수 없고 총회장도 총회의 결의인 교단헌법을 초월할 수 없는 것이다. 전남노회 사건도 총회장이 총회의 결의를 앞서서 문제가 있는 것이다.

현재 헌법개정위는 이 부칙을 권징의 부칙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부칙은 부칙인 것이다. 부칙은 명령과 규칙을 보조하는 것이다. 헌법보다 앞선다면 긴급조치처럼 헌법을 유린하는 초유의 조치가 되는 것이다.  현재 교단헌법은 헌법의 하위개념으로서 조례조항이 있다. 그러면 조례는 무엇이고 부칙은 무엇인가? 헌법질서를 무질서하게 만드는 행위이다.    

사면법은 정치성을 띠고 있다...사면은 복권을 포함하고 있어 

사면법 2조는 사면은 일반사면과 특별사면으로 한다. 3조는 일반사면은 죄를 범한 자, 특별사면과 감형은 형의 선고를 받은 자, 복권은 형의 선고로 인하여 자격이 상실 또는 정지된 자에 대하여 행한다. 8조는 일반사면은 죄의 종류를 정하여 행한다. 특별사면, 특정한 자에 대한 감형과 복권은 대통령이 행한다.

이과같이 사면은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서 정치성을 띠고 있으며, 사면을 하더라도 사면의 내용에 따라 국회나 국무회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리고 사면의 대상은 제한되어 있다. 특히 요즈음은 대통령의 사면남용에 제동을 걸려는 입장이다. 그리고 사면은 복권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교단에서의 사면은 노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사면의 대상도 제한되어 있어야 하며 모든 사람을 통틀어서도 안되는 것이다. 죄의 종류를 정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면을 하려면 복권도 포함시켜야 하는 것이다. 사면을 했는데 복권을 해주지 않으면 눈가리고 아옹하는 것이다. 

헌법개정위원회 서기 문원순 목사는 "이번 개정초안은 지난 1백여 년간 책벌받은 자에 대한 '사면'일 뿐, 결코 '복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복권'까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면직된 목사가 다시 강단에 복귀하는 사태가 벌어져 전국교회가 큰 혼란에 휩싸일 수 있어 사면 수준에서 개정안이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복권 없는 사면은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교단을 탈퇴한 사람들이외에는 시간만 지나면 자동 사면이 되는데 궂이 복권없는 사면을 입법화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것도 정상적인 헌법의 입법이 아니라 부칙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용서받았다면 복권이 안될 리 없는 것이다. 언어모순인 것이다. 그런데다가 헌법에는 해벌기준이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면되는 것이다.   

정치와 영성이 함께 할 수 없어

현재 사면을 하려면 부칙이 아니라 먼저 헌법을 개정하거나 입법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입법화하면 3.1절이나 8.15 처럼 경축행사를 기해서 사면을 시행하듯,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 추수감사절 같은 때를 기해 총회장령으로 경축사면을 단행하겠다는 것이다. 교단에서 양심과 신앙의 원칙을 어긴 사람들이라도, 가장 성스러운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 때가 오면 총회장령으로 사면을 받는 것이다. 이단으로 징계를 받았어도 이단대책위의 서명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사면은 주로 사상범이거나 정치범등이 대상이 된다. 파렴치범은 사면대상이 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현재 사면의 대상이나 조건도 없이 무작정 화해.용서한다고 교리위반자이거나, 간음한 자, 부덕한 자, 출교.면직자, 사기.횡령을 일삼았던 자 등을 사면하고 복권하면 교계의 영적 질서는 흐려지게 되는 것이다. 현재도 해벌조항이 있어서 3년 동안 참회생활을 하고 노회의 허락을 받으면 사면해 주는 조항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 현재 사면의 정체성과 정당성을 확보해야한다. 사면자체는 정치성을 띤 것이다. 따라서 영성과 신학, 성경의 정신을 토대로 한 교회헌법에 일반사회에서 행하는 정치성을 띤 사면법이 과연 교회법안에 있어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일반사면법에서도 형기를 1/3이상 산사람에게 해주듯이 적어도 3년이상 참회회고 자성하며 회개한 사람들이 될 수 있도록 해야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 해벌조항이 있기 때문에 전혀 하자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 사면을 하려면 교단에서 정치적 재판으로 희생당한 사람에게만 해당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겠는가?  

또한 가이사 나라에 관련한 세상정치 논리를 구원과 관련한 교회법 안에 끌어들여야 할 필요가 있는 지 고려해 보아야 한다. 벨리알과 그리스도가 함께 할 수 없듯이 세상정치법이 양심과 신앙에 관한 교회법과 함께 할 수 없는 것이다. 즉 정치와 영성이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면이 필요하면 각 노회가 알아서 하도록 재량권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기독공보는 사면법 입법의 가능성에 대해서 말한다.

 “앞으로 헌법개정안이 마무리되면, 오는 제91회 총회에 상정돼 출석회원 과반수의 찬성과 전국노회 수의과정에서 과반수의 찬성으로 총회장이 공포하면 곧바로 시행에 들어가게 된다. 교리개정의 경우에는 3분의 2의 찬성을 거쳐 차기 총회에서 공포해야 하지만 헌법 정치와 권징은 과반수 결의를 거쳐 총회장이 곧바로 공포하고 시행하도록 돼 있어 사면에 대한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헌법에는 이미 해벌조항이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부흥운동 100주년 기념도 중요하지만 현재 헌법으로서 해벌조항이 있어, 당사자가 참회한다는 자세만 보이면 노회는 3년이 지나면 해벌을 하는 제도가 있는 상황에서 각 노회의 신중한 결정과 판단을 뒤로하고, 모든 사람들을 일방적으로 사면한다는 것은 논리에 어긋나는 것이며 선심성 행사밖에 되지를 못하는 것이다. 특히 복권 없는 사면은 사면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이다. 

사면의 주체는 그리스도, 사람의 영역이 아니다 

따라서, 총회는 사면법을 입법화하는데 있어서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하며, 사면의 본질과 이유, 각 노회와의 관계, 신앙적인 관점, 성서의 원칙, 특정 교회의 상태 등을 고려하여 당사자들과 각 노회와 특정교회 교인들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야 할 것이다. 부흥운동 100주년 기념을 대상으로 사면법을 만들 것이 아니라 100년 전 처럼 모든 기독교인들이 당시의 정신으로 돌아가 참회기도하여 다시금 부흥 한국기독교를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절실한 것이다. 사면의 주체는 그리스도이시다. 용서는 그리스도만이 하실 수 있는 그 분의 영역이다. 정치적으로 풀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