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중앙연회 사모합창단은 오키나와를 방문하여 미얀마 찬송 '영광나라 시온성/Lal lenna Zion' 을 찬양했습니다.

이 찬송을 처음 들은 것은 작년 1월 미얀마를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미얀마 시골마을의 성도들은 설교를 들을 때나 찬송을 부를 때나 표정 변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현지 선교사님은 군사 정권의 치밀한 감시 체제 속에서 그들이 웃음을 잃었다고 말씀하셨지만 미얀마의 불상들과 비교할 때 석굴암 본존불상의 표정이 파안대소 수준임을 고려하면 아마 수 천 년을 이어온 불교적 인생관이 그들의 무표정한 얼굴에 담겨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집회의 마지막에 저를 깜짝 놀라게 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특정한 찬송의 전주가 울려 퍼지자 갑자기 그 조용하고 표정 없던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 춤을 추며 노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춤은 각자가 출 수 있는 가장 신나고 행복하고 우아한 몸의 찬양이었습니다. 저는 그 찬양의 가사가 궁금했습니다. 다음 날 수소문해서 구할 수 있었던 찬송가집에는 미조람 언어를 알파벳으로 적어 놓은 가사만 적혀 있었습니다. 통역에게 물어 보니 하늘나라에 대한 소망을 담을 노래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불교적 세계관 속에서 현실에 순응하며 살았던 그들이 끝없는 윤회가 아닌 하나님 나라라는 풍족하고 아름다우며 완전하고도 영원한 결말을 알게 되고 그것을 산 소망으로 품게 되었을 때 그런 춤과 노래가 터져 나온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미얀마 성도들이 춤을 추며 불렀던 이 찬양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찬양을 가르치러 그곳에 갔던 제가 오히려 그분들로 부터 참된 찬양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찬양이 본질적으로 하나님 품과 하나님 나라를 향한 살아있는 소망의 표현이라는 것 말입니다. 그 표현은 단순한 노래 가락이 아니라 ‘밝은 음악으로 승화된 울부짖음’이었고, 단순한 춤이 아니라 차라리 ‘전 존재적인 몸짓’이었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한국교회가 멋들어진 찬양을 하고 준비된 율동을 하게 된 대신에 춤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말입니다. 춤과 노래는 원래 하나였습니다. 우리 민족은 노래만큼이나 춤을 좋아했습니다. 체면과 위선이라는 미갈의 겉옷을 껴입은 한국교회가 다윗의 춤을 잃어 버렸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무엘하 6장에서 하나님의 궤를 맞이하는 다윗의 모습처럼 우리는 어린아이와 같이 온힘을 다하여 힘차게 춤을 추며 찬양해야 합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미얀마 통역에게 부탁해서 대략적인 가사를 받은 뒤 도무지 정확한 번역이 어려워서 제가 다시 요한계시록의 말씀을 기초로 가사를 썼습니다. 그리고 작곡가 친구에게 편곡을 의뢰했습니다.

중앙연회 사모합창단이 지난 3월 일본 오키나와서 공연 했을 때 이 곡을 마지막으로 불렀었습니다. 분명히 경쾌하고 밝은 노래인데 이 찬양을 부르는 내내 사모님들과 지휘자인 저 모두 눈물을 주체 할 수 없었습니다. 감정 표현이 거의 없는 일본인들도 함께 울었습니다.

이 곡의 중독성 강한 멜로디처럼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미얀마와 한국 교회에 울려 퍼지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현실에 좌절하거나 혹은 반대로 현실과 타협하는 사람이 아니라 '생명이 강물처럼 흐르고 ,모든 눈물 닦아 주시고, 애곡과 아픔 다시없고, 보석 같은 밝은 빛이 퍼지는 아버지의 집'을 소망하고 그리워하며 그 가운데 지금을 천국 백성으로 사는 사람들이라는 것, 더불어 찬양은 본질적으로 하나님 하나님의 품과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의 표현이라는 것, 마지막으로 우리의 찬양은 다윗의 춤처럼, 전 존재적인 몸짓의 언어로 마음껏 표현되어야 한다는 것 말입니다.

YouTube에서 '중앙연회 사모합창단/ Lal lenna Zion' 보기

https://youtu.be/JDFViSbap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