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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엄마아빠들과 함께한 11일 여행(5) "천국과 지옥"
박인환  |  gojum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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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년 07월 19일 (목) 00:19:56
최종편집 : 2018년 07월 21일 (토) 23:58:19 [조회수 : 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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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엄마아빠들과 함께한 11일 여행

5,다섯 번 째 이야기(5월 9일-11일) - 천국과 지옥

   
 

5월 9일 아침, 김진우목사의 인도로 뉴욕부루더호프공동체에 도착하였다. 주차장에는 부루더호프에 사는 한국인인 박성훈형제 부부와 젊은 백인 두어 사람이 나와서 우리를 환영해주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을 환영해주는 그들의 첫 모습에서 무언가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때부터 2박 3일 간 함께 지내보니 과연 그들은 뭔가 다른 사람들이었다.

휴게실에서 차 한 잔을 대접하더니 박성훈형제 부부가 우리를 처음으로 데려간 곳이 burial ground였다. 부루더호프공동체의 공동묘지이다. 나무 울타리를 쳐 놓은 잘 가꿔진 잔디밭에 묘 30여개가 있었다. 그 공동묘지가 공동체식구들이 가장 즐겨 찾는 장소라고 한다. 공동묘지 안의 의자에 앉아 기도하기도 하고 성경을 읽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기들은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다고 믿으며, 공동묘지에서 산 자와 죽은 자들의 하나 됨을 느낀다고 하였다.

그들은 그곳을 기억공간으로 삼고 있었다. 먼저 죽은 형제들을 기억하고 또 그들과 대화하는 장소라는 것이다. 한 쪽 켠에 사방 1m쯤 되는 작은 묘가 있었다. 표지목에는 "Luke Milton Zimmerman 2014.10.14."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2014년 10월 22일 태어나 단 10시간만 살고 죽은 아이의 무덤이다. 이미 엄마 태중에 있으면서 선천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던 아이였다. 의사는 6개월 안에 사산될 것이니 지워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의 부모는 하나님께 기도한 후, 하나님께 맡기기로 하고 아이가 태어나기를 기도하며 기다렸으며 기적적으로 그 아이가 10달 만에 태어났다. 엄마는 아기에게 젖을 주고, 목욕을 시키고, 안아주고 노래를 불러주었다. 아이는 손을 흔들고, 손가락을 빨고, 칭얼대기도 하고 울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 아이는 10시간 만에 죽고 말았다.

그 아이의 할아버지가 아이의 장례식에서 한 조사는 감동적이다. “...루크를 데리러 온 배는 물을 안전하게 건너, 비탄의 밤을 지나, 고요하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항구에 닿았다는 걸 우리는 압니다...”

우리가 공동묘지를 향해 걸어갈 때 공동묘지 문을 열고 스쿠터를 타고 나간 2명의 젊은 부부가 그 아이의 부모이며 그들은 거의 매일이다시피 아이의 무덤을 찾는다고 하였다. 태어나 10시간 살다가 간 아이를 위해 그 아이의 무덤을 매일 찾는 부루더호프의 형제들이 특별한 것은 그들의 ‘기억하는’ 마음, 하나님께로부터 온 생명의 귀중함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공동점심식사 후 넓은 잔디밭에 다 같이 모여 예배를 드렸다. 누군가가 선창을 하면 자연스레 4부합창이 된다. 이들이 부르는 노래는 모두 반주 없이 부르는 아카펠라이다. 성경을 읽은 후 아주 짧은 설교를 하고 한국에서 온 우리들을 환영하는 인사를 하였다. 그 날 생일을 맞은 6살짜리 아이를 위해 온 공동체식구가 노래를 불러주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자기들이 학교에서 만든 배와 인형을 공동체 식구들에게 보여주면 어른들은 손을 잡아주거나 격려와 칭찬을 하였다. 그 아이들이 만든 인형은 시리아 난민 아이들에게 보낼거란다.

점심식사 후 박성훈형제의 집 뒤 뜰에서 우리 일행 9명과 박성훈형제부부가 같이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세월호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그들 부부는 부두더호프공동체에 오기까지의 삶의 여정을 들려주었다. 대화가 마칠 무렵 박성훈형제의 아내(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죄송하다)가 세월호 유족들에게 부채를 하나 건네주었다. 한국에 사는 언니가 폐암투병을 하면서도 세월호의 아픔을 표현하는 그림과 글을 쓴 부채인데 세월호가족들에게 드려야 할 것 같다며 주었다. 우리는 다 모르지만 이렇게 도처에 세월호의 아픔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 고맙고 극심한 고통 가운데서도 세월호 부채를 만든 그 분의 마음을 생각하니 짠하였다.

 

   
 

저녁 때가 되자 우리를 호스트하기로 한 부르더호프 형제들이 왔다. 한 가정에 한 사람씩 가서 2박3일을 함께 하는 것이다. 부루더호프의 형제들이 우리 일행을 한 사람 씩 데려가는데, 세월호 엄마.아빠들의 표정이 가관이다. 하나 같이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양 같은 표정이다. 영어를 못하는데다가 낯선 사람들의 집에, 그것도 한 명 씩 흩어져 2박3일을 머무른다고 생각하니 암담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 다음날 아침 함께 일하는 목공소에서 다시 만났을 때는 마치 천당이라도 갔다 온 사람들 같이 모두 환한 얼굴이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부루더호프 식구들의 환대와 친절이 그들의 마음을 녹이고 얼굴표정도 환하게 해준 것 같았다. 그 날 오후 천주교냉담자인 민정이아빠가 이렇게 말했다. “목사님, 여기가 천국이네유.” 그 말을 들으니 참 좋았다. 내가 이들에게 천국을 보여주다니...ㅎㅎ

한참 목공소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박성훈형제가 내게 오더니 “우리 형제들이 세월호 엄마.아빠들로부터 아이들의 얘기를 듣고 싶어합니다. 혹시 아이들의 이야기를 해 주실 수 있을까요?” 하고 물었다. 유족들은 물론 오케이였다. 또 아이들의 사진을 보여줄 수 있느냐고 물어와 엄마.아빠들의 전화기에 들어있는 아이들의 사진들을 보내 주었다.

그 날 저녁 식사 후 공동체식구들이 모두 모여 예배를 드렸다. 넓은 예배 장소 중앙에 7명의 아이들 사진이 7개의 촛불과 함께 있었다. 어느새 사진을 인화했는지 제대로 된 사진이었다. 찬송을 함께 하고 Pastor가 성경을 읽은 후, “이제 세월호 엄마.아빠들로부터 그들의 아이들 이야기를 듣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통역은 나이가 40이 채 안 되어 보이는 부루더호프공동체 창시자의 손자가 하였다. 세월호 가족들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필라델피아공동체에서 한걸음에 달려온 사람이었다. 할아버지는 독일출신이지만, 그 자신은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독일어를 모르고 영어와 한국어만 할 줄 안다고 하였다. 한국어를 어떻게 배웠냐고 하니까 기본적인 것은 뉴욕공동체 박성훈형제에게 배우고 5년 동안 독학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친구 한국어 실력이 대단하였다. 한국어의 어려운 표현들도 잘 알아듣고 영어로 정확히 통역하는 것이었다. 감동이었다. 그러나 더 감동인 것은 이 젊은 사람이 통역을 하면서 흘리는 눈물이었다. 먼 이국 땅 사람들이고 자기들과 종교도 다르고 혈통도 다른 사람들의 아픔이지만 마치 자기가 당한 아픔처럼 느끼는 듯 입으로는 통역을 하고 눈으로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미지아빠로부터 시작하여 6명의 엄마.아빠들이 자기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였다. 그런데 민수엄마가 민수얘기를 할 때에 민정이 아빠가 갑자기 컥 컥 거리며 자기 가슴을 치면서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당황해서 얼른 뛰어나가니 부루더호프공동체의 의사와 영국공동체에서 다니러 온 한국인 형제가 함께 나와서 민정이아빠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민정이 아빠는 등을 세게 두드려달라고 하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숨이 막혀 죽을 것 같다고 하였다. 한참을 컥 컥 거리면서 눈에서는 닭똥 같은 눈물만 흘렀다.

20분 쯤 지났을까, 민정이아빠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민정이가 105번째로 나왔어요. 아이들이 나올 때마다 혹시 민정인가 하여 가서 보았어요. 104명을요. 거기가 지옥이었어요. 저는 지옥을 본겁니다.” 그리고 이어서 그 때가 생각나기만 하면 숨이 막히고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자기 등을 세게 두드려주어야 겨우 숨을 쉰다는 것이었다. 낮에는 감동어린 표정으로 “목사님, 여기가 천국이네유.” 하던 민정이 아빠가 막상 민정이 얘기를 하려다보니까 2014년4월의 지옥의 기억이 떠올라 고통스러워한 것이었다. 사람이 지옥을 만들기도 하고 천국을 만들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 사는 것인데, 많은 사람들에게 천국을 보여주고 더 나아가 천국을 만들어가는 사람으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하였다.

세월호 아이들의 얘기를 듣느라 예배는 평소보다 1시간이나 늦게 끝났다. 그러나 그들은 좀처럼 예배장소를 떠나지 못하였다. 아이들의 사진 주위를 맴돌며 눈물을 훔치는 사람,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사람... 각 자의 집으로 헤어지면서 그들은 세월호 엄마.아빠들을 꼭 안아주거나 손을 잡아주면서 “기억하고 기도하겠다”고 하였다. 나에게는 “이 사람들을 우리에게 데려와 주어서 고맙다”고 하였다.

 

   
 

2박3일의 부루더호프체험을 마치고 필라델피아로 떠나는 날, 부루더호프공동체의 Pastor(공동체의 리더, 장로라고도 하고 촌장이라고도 함)가 한 가지 제안을 하였다. 허드슨강 가에 있는 부루더호프공동체의 하이스쿨의 경치가 좋으니 세월호 엄마.아빠들이 한 두 시간 산책이라도 하면 마음이 조금이라도 평화로워질 것 같다며 산책을 권하였다. 그의 말대로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허드슨 강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좋은 시간을 가졌다.

점심 식사가 끝나자 Pastor가 “세월호 엄마.아빠들을 위로하기 위해 우리 공동체의 남성형제들이 노래를 부르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식탁에 앉았던 남성이 모두 무대로 나가서는 것 아닌가? 세어보니 60명이 조금 넘는 듯 하였다. 젊은이들도 있었고 지팡이를 짚은 노인도 있었다. ‘길르앗의 유향’이라는 성가와 또 다른 성가를 하였다.(2 번째 성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함.ㅠㅠ) 반주없이 4부 합창으로 부르는 ‘길르앗의 유향’은 지금까지 어디에서 들었던 성가보다도 은혜롭고 감동적이었다.

점심 식사 후 우리를 호스트 해 주었던 공동체의 형제들이 다 나와서 환송해주었다. 마치 몇 년 동안 정들었던 이웃과 같은 마음으로 우리를 환송하는 그들을 보면서 세월호 엄마.아빠들이 이번에는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부루더호프 공동체에서는 사진 찍는 것에 제약이 있어 찍지 못하여 마지막 날 우리를 태우러 온 김찬국목사가 찍은 사진 몇 장 밖에 없는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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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돌이 (121.152.65.215)
2018-07-21 20:08:52
하나님은 아벨 대신에 다른 씨를 주셨습니다
창4:25 아담이 다시 자기 아내와 동침하매 그가 아들을 낳아 그의 이름을 셋이라 하였으니 이는 하나님이 내게 가인이 죽인 아벨 대신에 다른 씨를 주셨다 함이며
26 셋도 아들을 낳고 그의 이름을 에노스라 하였으며 그 때에 사람들이 비로소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더라
5:1 이것은 아담의 계보를 적은 책이니라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실 때에 하나님의 모양대로 지으시되
2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셨고 그들이 창조되던 날에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고 그들의 이름을 사람이라 일컬으셨더라
3 아담은 백삼십 세에 자기의 모양 곧 자기의 형상과 같은 아들을 낳아 이름을 셋이라 하였고
4 아담은 셋을 낳은 후 팔백 년을 지내며 자녀들을 낳았으며
5 그는 구백삼십 세를 살고 죽었더라
6 셋은 백오 세에 에노스를 낳았고
7 에노스를 낳은 후 팔백칠 년을 지내며 자녀들을 낳았으며
8 그는 구백십이 세를 살고 죽었더라
테어난지 열 시간 만에 저 세상에 간 "Luke Milton Zimmerman 아기와 그 부모에 대한 에 대한 얘기가 감동적입니다. 벌써 꽤 긴 시간이 되었음에도 매일같이 아이를 찾는 부모의 모습이 마음을 아리게 합니다. 위 성경 말씀 하나님은 형에 의해 비명에 죽은 아벨 대신에 셋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셋을 통해 하나님의 약속을 성취하십니다. 저 아이의 부모도 세월호 아이들의 부모도 이제는 애들을 보내야 하겠습니다. 분명 하나님은 Luke 대신 다른 사랑할 존재를 주셨을 것입니다. 세월호 부모들도 마찬가질 것입니다. 그 아이들 대신에 이 세상에 또 사랑할 사람들을 셋처럼 주셨습니다. 목사님이 앞장서서 부모들이 품에서 아이들을 이젠 하나님께 보낼 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 세월호를 바라보는 국내외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리라 봅니다. 하나님은 아벨 대신에 셋을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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