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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춘과 구원
김달성  |  kdal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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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년 07월 04일 (수) 06:38:22
최종편집 : 2018년 07월 04일 (수) 21:42:17 [조회수 : 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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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춘과 구원

 

‘tired’

이 단어는 젤라라(가명, 태국 31세)가 가장 빈번하게 쓰는 낱말이다. 9개월 전 관광비자로 입국해 그대로 눌러 앉은 그녀는 ‘tired'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마사지숍에 소속된 그녀는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일한다. 한 달에 단 하루만 쉬면서 날마다 야근을 하는 그녀가 카톡으로 안부를 주고받거나 사는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단어가 ’tired’이다.

그녀가 일하는 마사지숍은 단지 마사지만 하는 곳이 아니다. 본업은 따로 있다. 그건 다름 아니라 성매매다. 젤라라는 한 주에 2-3백만원을 번다고 한다. 몸이 아파 병원에 두 차례나 입원했던 그녀에게 공장에 취업할 것을 권고했을 때 그녀는 노동능력이 없는 대가족 때문에 성노동을 버릴 수 없다고 했다. 병이 날 정도로 그녀가 날마다 하는 노동은 매춘이다.

 

   
 

 

매춘은 무엇인가.

그것은 돈을 받고 일정 시간 동안 성노동을 하는 거다. 그 시간 동안 몸(정신-육체 노동력)을 파는 사람은 성매수자에게 종속되어 있다. 돈을 주고 성노동력을 산 사람은 성노동자를 마음대로 부릴 수 있다. 그 시간 동안 몸을 파는 사람은 ‘나’라는 존재를 드러내면 안 된다.자신을 드러낸다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대방의 의지나 뜻 안에서 드러낼 뿐이다. 성노동자는 돈을 지불한 사람에게 전적으로 매여 있다. 성매수자가 요구하는 대로 행동해야 한다.

‘나’를 드러내지 못하고 피곤한 생활을 하는 사람을 또 본다. 뚱(가명. 네팔 26세)이다. 지난달 그는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비닐공장에서 일했다. 야간작업을 하라는 고용주의 요구에 그대로 따랐다. 또 8시간을 초과한 노동을 기업주가 요구했지만 거부할 수 없었다. 사장이 토요일도 노동하기를 원해서 그대로 했다. 마침 같이 일하던 동료 노동자가 몸이 아파 퇴사하는 바람에 일요일 노동도 하게 되었다. 고용주의 요구에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고용허가제에 묶인 그는 자신의 주장이나 의지를 드러낼 수가 없다. 임금이 최저임금도 되지 않기에 장시간 노동을 하게 된다. 그는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밤에 일을 하다 그만 손목을 다치는 산재를 당하고 말았다. 자신의 노동력을 파는 뚱은 기업주에게 전적으로 매여 있다. 기업주가 하라는 대로 행동해야 한다. 근로계약서가 있지만 그건 형식일 뿐이다. 노동현장에서 기업주와 뚱의 관계는 철저히 ‘갑을관계’이다.

"삼성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사장들은 회의 시작 몇 시간 전부터 물을 마시지 않는다. 소변이 마려울까봐서다. 이건희가 화장실에 가지 않기 때문에 자신들도 화장실에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사장단 회의에서 삼성비리에 관한 검찰 수사가 안건으로 올라오면 사장들이 일제히 충성맹세를 한다. 자신들이 회장을 대신해서 감옥에 가겠다는 것이다. "

이는 김용철 변호사가 쓴 책(‘삼성을 생각한다’)에 실린 글이다. 자신의 노동력을 파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인 삼성그룹 임원들(이들도 연봉이 많을 뿐 본질적으로 고용된 노동자다)도 고용주에게 매여 사는 건 마찬가지다. 회의 시간에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갈 정도로.

젤라라나 뚱이나 삼성임원들이나 모두 임금노예다. 상품화된 자신의 노동력을 돈을 받고 팔아 먹고사는 사람들이다. 노동력을 산 사람에게 매여 사는 사람들.

 

매매춘의 일반화!

“자본주의사회는 매매춘이 일반화된 사회다”

일찍이 서구에서 이런 진단을 한 경제학자들이 있었다. 자본주의사회에 대해 과학적 분석을 한 생각 있는 경제학자들. 21세기 글로벌자본주의시대에도 그 진단을 현실에서 절감한다.

성경은 오늘의 구원을 말한다. 오늘의 구원 없는 내일의 구원은 없다. 성경은 또한 육체적이고 물질적인 자유 없는 구원은 제시하지 않는다. 오늘 돈-자본이 왕 노릇하는 사회에서 자본으로부터 구체적인 해방 없이 구원을 말할 수 있을까? 자본에 매여 살면서 구원을 향유할 수 있을까? 지금 여기서 자유, 평등, 사랑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적인 다스림을 받는 삶-구원을 맛이나 볼 수 있을까?

그러나 자본주의는 마력을 갖고 있다. 노동하는 대중이 임금노예라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하게 만드는 마력이다. 나아가 임금노예로서 기꺼이 충성하게 만드는 마력. 자발적이고 경쟁적으로.

이 충성심을 고양시키는 데 온갖 왜곡된 종교들이 오늘도 앞장서서 부지런히 수고하지 않는가.

 

포천이주노동자상담센터(평안감리교회 부설)

대표 김달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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