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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언, 겸손의 기도
최창균  |  onnuree@mensa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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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년 06월 29일 (금) 21:21:55
최종편집 : 2018년 06월 29일 (금) 21:26:43 [조회수 : 1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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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으로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방언의 은사 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얘기를 한 두 번은 들어 보셨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방언의 은사를 안 받은 사람은 신앙적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도 합니다.

사도행전 2장에는 오순절에 성령이 임하자 사도들이 각 나라의 방언으로 말하게 되는 내용이 나옵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방언의 목적이 복음을 전파하기 위함이었고, 듣는 이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가 제공되기 위함이었다는 점입니다.

복음전파의 목적이 아니라면, 그리고 다른 사람을 섬기는 마음이 없다면, 아무리 방언이나 다른 신비로운 현상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울리는 꽹과리와도 같습니다.  주님의 부활과 구원을 전하고 선포하는 것이 방언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방언의 은사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아무 언어도 아닌 것일 수 있습니다.  언어라는 것이 최소한 몇 십 단어는 되어야 언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한 두 음절을 되풀이 한다면 그게 과연 언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기도원이나 산 같은 데서 알 수 없는 말로 기도하는 분들의 기도를 옆에서 들어본 적이 몇 번 있는데, 대여섯 단어를 초과하는 경우를 별로 접해보지 못했습니다.

내가 인지하는 언어로 기도하는 것이 어쩌면 정직한 기도일 수 있습니다.  아기가 울기만 해도, 즉 비언어적인 의사표현을 해도 부모는 알아듣습니다.  하지만 아기가 좀 더 성숙하면 누구나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게 됩니다.

기도 또한 알아듣기 쉬운 언어로, 용건만 간단히 3분 이내로 하는 게 정직하고 효율적인 기도일 수도 있습니다.  기도하는 시간의 길이는 길어도 좋고 짧아도 좋고,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합니다.  오래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한편, 방언에 관한 잣대를 너무 엄격하게 들이댈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우리가 의사소통하는 과정에서 언어로 표현하는 것보다 비언어적 표현이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각종 바디 랭귀지가 전체 의사소통의 70~80%를 차지한다고들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내가 알 수 없는 말로 하는 것도 기도의 방식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나 자신도 미처 모르던, 내 깊은 곳에 있는 잠재된 내용들을 표현하려면, 내가 아는 언어로 나타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럴 때, 비록 나는 알아들을 수 없으나 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로 주님께 간구하는 것, 어쩌면 이것은 나 자신을 철저히 부인하는 진실된 기도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이 세상에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방언기도도 우리가 쉽게 규정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관상기도, 침묵기도, 명상, 이 모든 것들도 나 자신의 언어로 주관적으로 기도하는 것이 아닌, 나를 지워버리는 기도의 관점에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방언기도는 겸손의 기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신비주의로 흐르지 않기 위해 항상 마음에 새겨야 할 점이 있습니다.  사도행전의 말씀에서 보았듯이, 방언의 목적은 복음증거에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이 없으면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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