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교회 청소년이 도민체전에 공기소총 선수로 출전해서 개인전 5위 단체전 2위를 했습니다. 주일에는 도민체전에 출전하며 받은 교통비로 행복이의 간식과 큰아이의 장난감을 사서 왔습니다. 동생들을 살뜰하게 챙기는 그 마음이 고마웠습니다. 축하의 의미로 주일예배 후 함께 지역 라벤더축제도 가고 송지호 전망대도 다녀왔습니다.

   라벤더축제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지역의 큰 행사입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라벤더 농장은 라벤더밭과 밀밭, 메밀꽃밭 등이 있어 마음의 휴식을 얻고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큰아이가 축제에서 피자만들기 체험을 하고 싶어 몇 주 전부터 졸라오던 터라 올 해도 라벤더 축제에 가 보았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난 겨울의 추위와 가뭄으로 인해 라벤더가 제대로 개화하지 못해 축제가 취소되어 있었습니다. 축제는 취소되었지만 라벤더농장 안에는 관광객들이 많았고 피자체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덤으로 함께 간 교회 청소년의 오빠가 라벤더 농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 아이스크림과 아이스티를 ‘지인(知人)찬스’로 맛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간 곳은 송지호 전망대였습니다. 저는 송지호 일원을 다녀보기는 했지만 전망대는 한 번도 올라가보지 못했었습니다. 심지어 태어나 지금까지 고성에서 산 교회 청소년도 전망대는 처음 올라가 본다고 하였습니다. 전망대 내부에는 송지호를 찾는 철새들에 대한 소개가 있고 송지호(일원의 철새)와 송지호 해수욕장을 가까이 볼 수 있는 망원경이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당일 송지호 해수욕장은 흐린 날씨로 파도가 높았습니다. 전망대에 올라간지 20분도 되지 않아 배가 고프다며 저녁을 먹으러 가자는 아이들의 재촉으로 저희는 전망대를 내려왔습니다.

   그런가하면 현충일에는 저희가 진부령으로 이사를 오기 전 남편이 부목사로 사역하던 교회의 교우 네 분이 저희를 만나러 오셨습니다. 새벽같이 버스를 타고 속초 터미널로 오셔서 저희 온가족이 함께 마중을 나갔습니다. 반가운 손님이 온다니 전날부터 왠지 마음을 들떴습니다. 서울에서 4년 5개월을 함께하다가 저희가 진부령으로 떠나온 후 3년 만에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부부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항상 사랑으로 저희 가족을 섬겨주었던 교우들이기에 생각이 많이 났지만 떠나온 교회의 교우들에게 개인적인 연락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큰마음을 먹고 찾아온 교우들도 저희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지만 고성까지 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네 분의 교우들과 저희 가족은 속초터미널에서 만나 먼저 청간정 해변으로 갔습니다. 동해안 접경지의 청정해변에서 네 분의 교우들은 마치 소녀들처럼 신을 벗고 바닷물에 발을 담갔습니다. 맨발로 모래사장을 걷고 함께 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웬일인지 낮을 많이 가리는 작은아이도 말을 잘 하고 친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교우들은 작은아이가 성격이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해 주셨습니다. 사실 작은아이는 지금도 낮을 가리는데 떠나온 교회의 교우들이 온다고 하니 기분이 좋아서 적극적으로 행동한 것이었습니다.

   점심식사를 하고 진부령의 저희 교회로 오신 교우들이 예배를 드리자고 하셔서 함께 예배를 드린 후 거실에서 다과를 나누며 대화를 하였습니다. 교회 환경을 본 교우들은 연신 “마음이 놓인다.”고 하였습니다.  작은아이는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교회 뒤에서 야생 오디를 주워 와서 물에 씻어 교우들께 가져다 드렸습니다.

   두 시간 정도 대화를 나눈 후 교우들은 다시 서울로 돌아가기 위해서 속초터미널로 떠났습니다. 만남은 짧고 헤어짐은 깁니다. 속초터미널에서부터 무겁게 들고 계셨던 큰 가방을 두고 가셨는데 그 안에는 아이들을 위한 머핀과 스팸, 젤리 등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성도들의 사랑은 참 귀합니다. 이렇게 한 번씩 누군가 다녀가고 나면 저희 가족이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오늘 하루,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먹이시고 입히시는 사랑을 기억하며 감사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