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내 강화3개지방의 5개 교회(은혜교회, 강화읍교회, 하늘중앙교회, 꿈이있는교회, 강화미문의교회)의 경계를 재조정하라는 윤보환 감독(중부연회)의 행정명령 ‘지방별 경계 기준 제시 및 시행’에 불복해 김찬호 목사(은혜교회), 김태현 목사(강화읍교회), 박윤호 목사(하늘중앙교회) 등 3인이 제기한 총회행정재판에서 총회행정재판위원회가 감독의 손을 들어줬다.

중부연회 소속인 이들 목회자 3인은 현재 속한 강화북지방을 떠나 교리와장정에 정한 원칙대로 행정구역이 정한 지방회로 속하라는 취지로 내린 윤보환 감독의 행정명령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원고들이 주장하는 감독 행정명령의 부당성은 △지방경계조정은 장정 규정에 따라 지방회 의결을 거쳐야 하므로 감독의 명령으로 조정할 수 없고 △연회지방분할경계위원회에서 현재대로 잔류할 것을 심의결정한 바 있으며 △감독이 원고들에게 강화북지방에 그대로 머무르도록 공적인 견해 표명을 한 것을 신뢰했음에도 감독이 이에 반하는 처분을 하여 신뢰보호원칙을 어겼고 △당초 분할 당시 ‘리’단위로 분할한 것이 아니라 ‘행정구역을 균형있게’ 분할 했다는 것 등이다.

그러나 총회행정재판위원회(위원장 신성철)는 원고들의 청구를 하나도 들어주지 않았다.

먼저 ‘피고(감독)가 권한을 초월한 것인지(감독이 행정명령으로 지방의 경계를 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감독은 연회를 대표하는 영적, 행정적 최고지도자로서...행정을 총괄할 권한을 가지고 있고...이 사건 처분은 포괄적인 권한 범위 내에 속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단했다.

둘째, 감독의 지방경계 기준 제시 및 시행명령이 ‘절차상 위법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지방회 경계법과 관련하여 교리와 장정이 규정하고 있는 지방회 의결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은 지방회 내에 소속된 개체교회가 많아 그 지방회를 2개로 분할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 2개의 지방회를 1개로 통합하거나 2개의 지방회를 통합하였다가 다시 분할하는 경우를 의미함이 그 문언상 명확하다. 그러나 이 사건은 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즉 개체교회가 어디에 속하는지의 문제를 지방회에서 반드시 의결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셋째, 감독이 원고들에게 강화북지방에 그대로 머무르도록 공적인 견해 표명을 한 것을 신뢰한데 대해서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더라도 이는 교리와 장정 규정에 반하는 것으로서 이를 보호가치가 있는 신뢰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들 역시 피고의 공적인 견해표명이 적법하거나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원고들의 귀책사유가 없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즉 ‘믿은 게 잘못’이라는 말이다.

넷째, 원고들이 “지방을 옮기려 해도 해당 지방이 받아주지 않아 곤란하다”고 호소한데 대해 재판위원회는 “이 사건 처분의 적법성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사정을 헤아려 주지 않았다. 다만 “본래 지방에 잔류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고 다만 피선거권만 제한되는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에 불과”하다며 “불이익을 감수하며 본래 소속된 지방회에 잔류할 수도 있으므로...”라고 해 피선거권 제한을 감수한다면 그대로 있어도 된다는 해석이 가능한 판단을 했다. 또 “원고들에게 행정명령을 이행할 충분할 시간을 부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급박하게 행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총회행정재판위원회의 이 사건 판결은 결국 지방회의 경계는 “행정구역을 따라 정하는 원칙(장정 제9편 제3장 지방회경계 1608단 제8조, 1615단 제2조)”을 확인해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정해진 지방의 경계안에 속한 교회는 당연히 해당 지방에 속해야 할 것을 확인한 것이다.

문제는 이 원칙이 여러 이유로 지켜지지 않는다는데 있다. 교회가 타 지방회의 행정구역 안으로 이전을 하여도 이전의 지방회에 계속하여 남는 경우가 있었는가 하면 교회가 이전을 하지 않았음에도 분쟁 등의 이유로 지방을 바꾸는 경우도 있었다.

교리와 장정은 이럴 경우 피선거권을 제한하고 있지만 이번에 선출된 이철 직무대행의 경우에서처럼 타지방의 한 복판으로 교회를 옮겼음에도 피선거권에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을 정도로 실효성이 없었다.

이번 판결은 그동안의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것인 동시에 지방경계를 두고 현재도 다투는 여러 교회들 사이에 기준점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사건 원고가 항소를 고심하고 있어서 최종결과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