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이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단어의 하나인데 우리는 과연 진정한 힐링을 경험하고 있을까?” 오늘은 시편의 가장 중요한 장르의 하나인 탄원시를 통한 힐링의 기도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 싶다.

시편의 신자들이 경험했던 고난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자신들의 죄악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악한자들에 의한 고난이었다. 시편의 신자들은 자신들의 잘못이 없어도 삶에는 많은 고난이 있을 수 있음을 이해했다. 잘못이 누구 때문이든 중요한 것은 그러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이다. 탄원시는 그에 대한 좋은 대답이 되는데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탄원시의 저자들은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 먼저 그 고통을 하나님 앞에 진솔하게 토로하였다. 기도조차 외면 당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 속에서 자신들의 육적, 정신적, 영적 고통을 하나님께 토해 냄(pouring out)을 통해 정신적으로 또는 영적으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였다.

둘째, 고난을 영적인 관점에서 해석하였다. 시편의 저자들은 육체적인 고난이든 인간관계에서의 고난이든 모든 고난들을 자신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해석함을 통해 미래에 대한 조망을 얻었던 것이다.

셋째, 그들은 회개 가운데 모든 죄인들을 용납하시는 하나님의 선하심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았다.

그 결과 시편의 저자들은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이미 하나님 안에서 영적으로 회복되는 것을 경험하였다. 그래서 탄원시의 대부분은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이미 시의 후반부나 마지막에서 감사로 전환하고 있는 것을 보여 준다. 예를 들어 시 13편에서 마지막인 5-6절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나는 오직 주의 사랑을 의지하였사오니 나의 마음은 주의 구원을 기뻐하리이다. 내가 여호와를 찬송하리니 이는 주께서 내게 은덕을 베푸심이로다.” 이것이 탄원시가 진정한 힐링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우리에게 말하는 것이 아닐까?

영성적 힐링이란 고난으로 인해 삶의 방향 감각을 상실해(Disorientation) 버렸지만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으로 그 고난을 넘어 새로운 삶의 방향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러한 신자는 세상이 감당할 수 없으며 죽음조차도 극복하는 영성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고난이 임하고 하나님이 얼굴을 돌리신 것처럼 느껴질 때 우리는 종종 U자형의 영적 회복을 하게 된다. U자란 영적인 침체가 한 동안 지속되다 시간이 경과되어야 회복되는 것을 가리킨다. 어떤 때는 침체가 계속 이어지는 L자형의 경험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탄원시의 저자들은 V자형으로 삶의 방향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보여 주는 것이다. 아직 고난이 해결되지 않았지만 하나님 안에서 힐링을 경험하고 감사의 영성으로 방향이 전환되는 것이다.

필자는 기도의 불이 꺼져가는 한국교회를 위해 “열번의 물러남-한국교회를 살리는 10주간 기도학교” 세미나를 인도하고 있다. 10주간 매주 다양한 종류의 기도들을 해 보며 성령의 임재 안에서 기도의 시간이 즐거워지기를 바라서이다. 이것은 3명만 있으면 가능해 비전교회에서도 적용이 가능다고 생각된다. 그 가운데 탄원시를 통한 힐링의 기도는 시편 13편 외에 시 10:1-12이나 시 102:1-11 같은 본문을 묵상하며 다음의 기도 매뉴얼에 따라 힐링을 경험하는 것이다.

1. 내 안에 힐링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주님 앞에서 자세히 기록해 볼까요?

2. 앞의 탄원시들을 활용해 나의 영적, 정신적, 또는 육적 고통들을 주님께 토해 보지 않으시겠어요?

3. 혹시 내가 회개할 것들은 없는지 돌아 보실까요?

4. 고난이 내게 어떤 유익이 될 수 있는지 깨닫게 해 달라고 기도 하실까요?

5. 이제 하나님께서 새로운 마음을 부어 주셔서 V자형의 방향 재정립(Reorientation)을 경험하게 해 달라고 기도해 보실까요?

우리 모두 탄원시를 통해 힐링을 경험하고 세상을 치유하는 상처 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로 세상을 섬기는 신자들이 되기를 꿈꾸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