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대형 S교회 O목사가 그 교회가 속한 예장합동 측 목사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문의 뉴스가 페이스 북에 올라 온 것을 보고

부인과 아침식사를 하다 적지 않게 놀랐습니다.

정오가 되어 텔레비전을 켜니

공교롭게도 오래전부터 이름난 대형 이단교회 L목사가

약 30년 전부터 교인들을 상대로 성추행한 보도가 흘러나옵니다.

어린 여자에게 전화를 걸어 늦은 밤 개인 거처로 불렀고,

천국에 가는 더 좋은 방법이라며 성폭행을 했다는 것입니다,

피해 여성 B씨의 주장에 의하면 “새 예루살렘을 들어 갈 수 있도록,

자기가 의인되고 거룩한 자니까 택해 주겠다고 ---”.

심란한 마음으로 오후에 책이나 좀 볼 겸 강남교보문고에 들려 책을 골라

여럿이 앉아 있는 독서대에 간신히 자리를 잡아 조용히 책을 보는데,

내 앞에 앉은 중년을 막 넘어서는 한 여인이 책은 읽지 않고 괜히 혼자

허공을 쳐다보고 히죽 히죽 웃다가 다시 무엇을 암기하는 것처럼

한참 혼잣말로 뭐라고 지껄이더니 갑자기 걸상에서 일어나

마치 자기 앞에 누가 있는 것처럼 허공을 몇 번씩 끌어안는

시늉을 거듭합니다. 맛이 가도 한 참 간 모양입니다.

‘저 여자는 도대체 무슨 책을 보는가’ 하고 그녀의 옆에 놓인

책 제목을 보니 “현대인을 위한 성령론”이라 써 있군요.

오늘은 아침부터 하루 종일 정신이 아뜩하여 혼란스럽습니다.

오늘따라 내가 목사이며 선교사라는 사실이 왜 그리 부끄러운 지요.

누구 아는 사람이나 만나면 어쩌나하고 서점을 급히 빠져나와

거리를 걸으면서도, (이 넓은 도시에 나를 아는 사람이 없겠지만)

혹시라도 아는 사람이 나타나 “목사님”하고 나를 부르며

여러 사람들 앞에서 내 신분을 드러내지나 않을까

두렵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바쁘게 귀가하였습니다.

객관적 관찰자의 시점에서 고국의 현실상황을 바라보니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두 가지 큰 요인이 확연히 보입니다.

하나는 패거리 정치꾼들의 당리당략적인 추태이며

또 하나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비이성적 그릇된 신앙입니다.

2018년 4월 13일

선교사의 한국에서의 일상

▲ 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 가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