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연 목사님의 글을 읽으며 참 많이도 생각했다. 글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성자로 불리는 한 사람에게 천사가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참으로 거룩한 영혼의 소유자니 앞으로는 기도하기만 하면 무슨 병이든 낫도록 해 주겠소. 아니, 죽은 자라도 살릴 수 있는 권능을 주겠소.”

얼마나 대단한 능력을 주겠다는 약속인가. 이런 능력을 뿌리칠 사람이 있을까. 오늘날엔. 종교를 이용한 도깨비방망이를 원하는 오늘날 신자들로는 뿌리치기 힘든 제안일 것이다. 예수 믿으면, 아니, 교회에 다니면 무엇이라도 잘되고 형통하고 건강하고 부자가 될 거란 생각을 하는데.

나도 한 때는 그런 도깨비방망이쯤을 주지도 않으시고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하라고 한다고 하나님을 원망깨나 한 사람이다. 간증을 들어 보면 예수 믿고 부자가 되었다느니, 기도하여 암을 물리쳤다느니, 하나님이 주시는 능력을 발휘하여 대형교회를 이뤘다는 이들이 있었으니. 그도 그럴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기가 막힌 제안을 성자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어리석게도(?).

“감사합니다만 사양하겠습니다. 사람을 살리고 고치는 일은 하나님께서 친히 하실 일이지 부족한 제가 어찌 그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캬, 이런 능청스러움과 올곧은 신앙이 있으니 성자라고 불렸던 것이란 생각이 든다. 천사는 어떻게 해서라도 영적인 권능을 주고 싶었다. 천사가 다시 제안했다.

“그렇다면 어떤 죄인이라도 회개하고 새 사람이 되게 하는 권세를 드리겠습니다.”

이거 오늘날 목사들이 다 원하는 게 아닐까. 나도 내 설교를 듣고 3천 명이 세례 받았다는 베드로처럼 되고 싶다. 그러나 성자는 또 거절했다.

“감사하오나 그것은 성령의 권능이니 성령께서 하셔야 할 일이지 어찌 부족한 제가 그 일을 하겠습니까?”

이쯤 되면 천사가 아래와 같이 묻는 것은 당연지사.

“그렇다면 그대는 무슨 은혜를 원하시오?”

그럼 그렇지. 이제 성자라 불리는 사람이 무엇인가 원하는 걸 말할 차례인 거다. 성자가 대답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이 세상 사는 동안 죄를 짓지 않고 선을 행하되 선행을 선행인 줄 모르고 행하는 은혜를 내려주십시오."

다시 한 번, 캬! 그렇지. 그러니까 성자란 말을 듣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 많이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신앙의 길이 무엇인지 잘 짚어주고 있는 이야기다.

우리가 너무 익숙하게 생각하는 하나님의 은혜는 잘되고, 복되고, 건강하고, 무엇인가 혁혁한 업적을 보이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하나님이 원하는 업적이 과연 있을까. 하나님의 뜻(말씀)대로 사는 게 바로 선이요, 그 선을 누가 뭐래도 실천하며 사는 게 신앙이다. 이런 신앙에 집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