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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사건… 교회, 아집에 사로잡혀 죄악에 동참"NCCK, ‘제주 4·3 역사정의와 화해를 위한 기도회’ 개최
이병왕  |  wanglee@newsn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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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년 04월 05일 (목) 07:41:59
최종편집 : 2018년 04월 09일 (월) 04:49:56 [조회수 : 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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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광화문 북측광장에서의 기도회 모습

제주 4.3 70년을 맞아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역사의 아픔을 돌아보는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NCCK)가 4일 정오 광화문 세종대왕상 뒤편 북측광장에서 ‘제주 4·3 역사정의와 화해를 위한 기도회’를 개최했다.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남재영 목사)와 인권센터(소장 박승렬 목사) 공동 주관으로 진행된 이날 기도회는 박승렬 목사의 사회로 남재영 목사의 설교, 고일호 목사(영은교회)와 인금란 목사(여성위원회 위원장)의 기도, 이정훈 목사(제주NCC 부회장)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기도회는 70년 전 민간인 학살이 자행될 당시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한 채 오히려 학살에 가담했던 기독교의 잘못을 회개하는 침묵의 기도로 시작됐다.

설교자로 나선 남재영 목사는 설교에 앞서 “제주 4.3 당시 기독교인으로 구성된 서북청년단의 만행에 대해서 아직까지 한국교회가 희생자들과 피해자들에게 정중한 사과와 반성을 했다는 사실을 들어보지 못했고, 또 기억도 없다”면서 한국교회를 대신해 제주4.3의 희생자들과 생존한 피해자들에게 사죄의 말을 전했다.

이어 “불의한 권력에 대항하여 정의를 위해 일어선 민중의 역사는 늘 이름을 빼앗겼지만 그 민중의 역사는 그냥 버려진 죽음으로, 매장당한 주검으로 그냥 침묵하다 역사에서 지워지고 사라지지 않고 언제나 다시 자신의 이름으로 부활해 역사의 정의를 선포하고, 반드시 불의한 권력을 심판하고야 말았다”면서 “우리 민족에게 민중의 역사는 언제나 그릇된 역사를 심판하고, 역사의 정의를 반듯하게 세우고야 말았던 구원의 역사였다”고 설교했다.

나아가 “제주 4.3 70주년을 맞은 올해,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제주 4.3민중항쟁’을 또 하나의 구원의 역사로 부활하게 해주신 정의와 평화와 생명의 성 삼위 하나님께서 제주4.3 피해자들과 또 제주4.3 정명운동에 힘을 모으고 있는 모든 국민들에게 함께하시길 축원했다.

기도회 참석자들은 현장에서 ‘제주 4․3 70년, 아픈 역사의 정의로운 화해와 상생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4․3사건의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과 △제주 4․3사건의 ‘정의를 구체화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정책적 개혁’을 위해 기도하는 한편 △제주 4․3사건을 잊지 않고 ‘함께 기억하는 일’에 동참하며 기도하기로 다짐했다.

이한빛 청년(한국기독청년협의회)이 낭독한 성명서에서 참석자들은 “제주 4․3 사건은 해방공간에서 한국전쟁에 이르는 시기, 분단과 냉전체제 안에 장치된 구조적 폭력의 결과”라면서 “민중들은 한반도의 영구분단을 막아내기 위해 몸부림쳤으나, 결국 그들의 절규는 권력을 잡은 분단정권에 의해 ‘빨갱이’가 돼버렸다”고 쓴소리 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자기 나라 국민들에게 적대적 냉전체제의 허울을 뒤집어씌운 채 애국 애족의 이름으로 집단학살을 자행했다”며 “이것은 가슴시린 민족분단에 권력을 덧입혀 민중들을 죽음의 공포로 내몰아 버린 통치자들의 만행이며 집단적 광기의 극치”라고 정의했다.

이어 “싸늘한 주검위에 흙 한줌 뿌릴 시간마저 빼앗긴 수난의 역사 앞에서 교회는 침묵했다”면서 “우리 안의 무서운 폭력성을 회개한다. 우리의 잘못을 사죄한다. 십자가 아래 화해의 여정에 무릎을 꿇고 참여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제주 4․3 70년, 아픈 역사의 정의로운 화해와 상생을 위하여’


우리는 지금 분단과 냉전체제에 의해 강요된 70년의 침묵 앞에 서 있습니다. 지울 수 없는 집단학살의 기억과 공포, 저항의 시간을 억지로 숨죽이며 통곡마저 삼켜야 했던 ‘잠들지 않는 남도,’ 그 암울했던 시대를 지나온 역사의 아픔을 대면하고 있습니다. 그 상처는 아직 역사 속에서 이름조차 제대로 가지지 못한 채 피울음을 울며 우리 앞에 머물러 있습니다.

제주4․3 사건은 해방공간에서 한국전쟁에 이르는 시기, 분단과 냉전체제 안에 장치된 구조적 폭력의 결과였습니다. 민중들은 한반도의 영구분단을 막아내기 위해 몸부림쳤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들의 절규는 권력을 잡은 분단정권에 의해 ‘빨갱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국가가 자기 나라 국민들에게 적대적 냉전체제의 허울을 뒤집어씌운 채 애국 애족의 이름으로 집단학살을 자행했습니다. 이것은 가슴시린 민족분단에 권력을 덧입혀 민중들을 죽음의 공포로 내몰아 버린 통치자들의 만행이며 집단적 광기의 극치였습니다.

이 질곡의 역사 속에 교회는 분단과 냉전을 신학적으로 정당화면서 빛을 잃고, 일부는 신앙의 이름으로 자매․형제․부모 그리고 이웃을 총칼 앞에 서게 했습니다. 싸늘한 주검위에 흙 한줌 뿌릴 시간마저 빼앗긴 수난의 역사 앞에서 교회는 침묵하였습니다. 편을 가르고 등을 돌리며 편견과 아집에 사로 잡혀 스스로 심판자의 자리에 서서 죄악에 동참하였습니다. 우리 안의 무서운 폭력성을 회개합니다. 우리의 잘못을 사죄합니다. 십자가 아래 화해의 여정에 무릎을 꿇고 참여합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집단살해로 인한 통곡과 냉전의 갈등을 대물림해온 지난 70년의 아픔을 끌어안고 참 평화와 상생의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 제주 4․3사건이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 다시 평화의 꽃으로 피어나길 바라며 우리는 다음과 같이 기도하며 행동하겠습니다.

1. 제주 4․3사건의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해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2. 제주 4․3사건의 ‘정의를 구체화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정책적 개혁’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3. 제주 4․3사건을 잊지 않고 ‘함께 기억하는 일’에 동참하며 기도하겠습니다.

 

2018. 4. 3.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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