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시샘하는 비가 조금씩 내리는 월요일(19일) 오전 10시-오후4시까지 협성대학교 이공관 국제회의실에서 2018년 봄 학기 서번트 리더십 스쿨(원장 박기서 목사)의 2주차 과정이 열렸습니다. 평생을 선교지에서 전인적 지역사회 개발을 실천하고 있는 강연자인 C국의 선교사님은 교회에 대해 두 가지 질문을 던져주었습니다.

첫째, “교회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둘째, “그 교회로 인해 지역사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 질문에 정답을 적어내는 교육방식에 익숙해서인지 정답을 떠올리려 목회의 기억을 더듬어 보았습니다. 5-6명씩 소그룹으로 나뉘어 함께 토의하는 가운데 첫째 질문에 대해서는 교회 안에서 일어났던 피상적인 일들-예배, 애찬, 기도모임, 성경공부가 생각났고, 둘째 질문에 대해서는 유구무언(有口無言)의 상황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교회가 지역사회와 의도적으로 담을 쌓지는 않았고, 감사절기 때는 생필품을 나누기도 했으나, 지역사회에 일어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던 기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선교사님은 질문의 목적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목회자의 리더십에 관한 것이고, 두 번째 질문은 교회와 지역사회의 관계에 대한 것입니다”

“리더십과 지역사회”의 화두를 간단한 질문으로 도출한 후 한국교회의 파란만장한 역사가 펼쳐졌습니다. 봉사와 섬김, 지역과 함께 관계하면서 발전한 시기를 살펴보면서, 교회가 세상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작금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오전 강연의 압권은 1995년 이전 한국교회의 성장요인과 1995년 이후 한국교회 쇠퇴원인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이었습니다. 다양한 성장과 쇠퇴의 요인들을 『사람/문화』, 『사회』, 『교회』의 세 가지 요소들을 통해 양적연구에 의한 통계에 근거하여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습니다.

∎1995년 이전 한국교회 성장요인

∎1995년 이후 한국교회 쇠퇴요인

왜 교회가 성장했는지, 반면에 왜 쇠퇴했는지 한 눈에, 단 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교회의 쇠퇴에 대해 대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안이 몇 가지 제시하였습니다.

△교회가 오락과 여가활동을 상쇄할 수 있는 더욱 고차원적이며 가치 있는 일을 가르치라 △믿음과 행함이 일치되어야 한다 △성경공부와 영성훈련 및 제자훈련의 결과가 삶의 총체적 모습에서 드러나야 한다 △지역사회에 참여하고 영향을 주라 △건전하고 탁월한 도덕성을 함양하라 △신앙생활은 교회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도 해야 한다 △다음세대를 양성하라.

또한 △변화를 위한 계획 △성경적 근거 △누가 필요한가? △필요한 시설은? △필요한 재료는? △필요한 재정 및 조달방법은? △언제 실천할 것인가? △누가 책임질 것인가 등의 현재 변화시키고 싶은 것과 미래의 구체적이며 실천적인 목표설정이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대안들을 한 가지 메타포로 단언한다면, “내가 교회다!”입니다. 어느 예배의 축도시간 목사님의 멘트는 “이제 교회가 이 건물을 떠나고 있습니다”였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모이는 건물이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 한 분 한 분이 교회가 되어 세상으로 나가는 리더십, 지역사회와의 관계가 필요합니다. “교회가 세상에 영향을 주지 못하면 세상이 교회에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는 경고의 말이 마음에 두렵고 떨림으로 새겨졌습니다.

Che(Community Health Evangelism)를 통한 전인적 지역사회 변화사역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누며 나의 리더십과 섬기는 교회와 지역사회의 관계를 깊이 성찰하고 실제적인 새로운 계획들을 수립하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음 주는 서번트리더십스쿨 3주차 과정으로 이성조목사(토기장이교회)의 ‘임마누엘 레비나스의 타자의 철학’ 강의와 워크숍이 진행됩니다. 가장 위대한 유대인 교육철학자로 알려진 임마누엘 레비나스는 2차대전시 유대계 프랑스인으로 가족이 몰살당하고 자신은 포로수용소에서 5년을 보내는 고통 가운데 깨달은 형이상학적인 윤리철학이며 동시에 이타주의적인 교육철학인 ‘타자의 철학’을 설파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교회가 프로그램(What)/방법론(How)에만 관심하는 세대에 본질적인 비전/원리(Why)에 대해 상고하며 소외된 타자의 얼굴이 교회에 생명을 불어 넣는 통찰력을 받는 시간이 되길 기대하며 교회가 위기인 시대에 교회를 바로 세우는 귀한 사역에 헌신하는 한국서번트리더십훈련원에 감사를 드립니다.

양승준 교수(협성대, 기독교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