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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 ‘1월의 시선’에 <현송월 바라보는 불온한 시선들>현송월 방남 관련 우리 언론이 벌였던 오보와 그 해결방식에 주목
이병왕  |  wanglee@newsn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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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년 01월 31일 (수) 05:53:38 [조회수 : 1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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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언론위원회 「1월의 시선 2018」로 <현송월을 바라보는 불온한 시선들>을 선정했다.

NCCK언론위원회(이하 언론위)는 “지난 21~22일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방남과 관련, 우리 언론이 벌였던 오보와 그 해결방식을 주목했다”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

언론이 △오보를 하고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괴이한 현실과 △오보를 ‘물타기’ 하는 신변잡기식 보도, 그리고 △‘불온한 시선’을 공유하며 반북 정서를 확대 재생산하는 언론과 야당의 ‘선동의 카르텔’과 ‘악순환의 고리’에 주목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카르텔과 악순환의 고리는 남북한이 주도하는 평화의 모멘텀을 만들어내기는커녕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9년여 만에 재개된 남북 대화마저 어렵게 하고, 대중의 반북 정서를 부추기고 정부의 전향적 대북정책을 가로막는다는 게 언론위의 설명이다.

이 외에 언론위가 그 외에 논의한 것들은 △현대판 신문고 청와대 국민청원 △화려한 방송 뒤의 그늘, 구성작가 △가상화폐를 보는 다양한 시선들 △MB와 플란다스의 계 등이다.

언론위가 밝힌 자세한 선정이유는 다음과 같다.

< 현송월을 바라보는 불온한 시선들 >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방남 기간(1월 21~22일) ‘숱한 화제’를 남기고 돌아갔다. 현송월 단장의 방남은 문재인 정부에서 첫 남북 인적 교류라는 점과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특히 현 단장은 지난 2013년에 특정 매체가 “김정은의 지시를 어기고 음란물을 제작·판매한 혐의로 공개 총살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한 ‘지면 사망자’여서 그의 방남은 더 눈길을 끌었다.

실망스럽게도 해당 매체는 오보를 인정하지도, 유감을 표명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해당 매체를 포함한 대다수 언론은 그가 방남한 배경이나 전망보다는 그가 걸친 패션 액세서리에서부터 삼시 세끼와 호텔의 숙박비에 이르기까지 온갖 신변잡기식 보도를 쏟아내는 데 몰두했다. 언론의 ‘신상 털기’ 보도는 앞서 현 단장이 판문점 회담장에 처음 등장했을 때 그가 든 가방을 “2,500만원짜리 에르메스”라고 보도한 순간부터 예견되긴 했다.

독자의 반응은 싸늘한 냉소주의와 반북(反北) 정서의 강화라는 양면성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냉소와 반북 정서를 파고든 보수야당의 색깔론 공세와 종북 프레임이 일정 부분 현실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이다. 이를테면 현 단장에 대한 경호와 의전에 대한 시시콜콜한 보도가 ‘평창올림픽이 아니라 평양 올림픽’이라는 보수야당의 선동과 맞물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정부가 과공(過恭)과 굴신(屈身)의 저자세 외교를 하고 있다는 비판과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여론이 조성되었다.

NCCK 언론위원회는 언론이 오보를 하고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괴이한 현실과 오보를 ‘물타기’ 하는 신변잡기식 보도, 그리고 ‘불온한 시선’을 공유하며 반북 정서를 확대 재생산하는 언론과 야당의 선동의 카르텔과 악순환의 고리에 주목했다. 이러한 카르텔과 악순환의 고리는 남북한이 주도하는 평화의 모멘텀을 만들어내기는커녕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9년여만에 재개된 남북 대화마저 어렵게 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에 NCCK 언론위원회는 대중의 반북 정서를 부추기고 정부의 전향적 대북정책을 가로막는, ‘현송월을 바라보는 불온한 시선들’을 2018년 1월의 시선으로 선정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연인으로 알려진 가수 현송월을 포함해 북한 유명 예술인 10여명이 김정은의 지시를 어기고 음란물을 제작·판매한 혐의로 지난 20일 공개 총살된 것으로 28일 밝혀졌다.”

2013년 8월29일 《조선일보》가 ‘김정은 옛 애인(보천보 전자악단 소속 가수 현송월) 등 10여명, 음란물 찍어 총살돼’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내용이다. 인터넷판에선 ‘단독’이라는 타이틀까지 달았다.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된 현송월이 지난 1월 21일 사전점검단을 이끌고 방남한 이후에도 《조선일보》의 해당 기사 제목에는 여전히 ‘단독’이 달려 있다. 사실보도를 금과옥조로 삼는 언론의 본령을 벗어난 후안무치이다.

‘단독’ 보도는 1년도 안 되어 오보임이 밝혀졌다. 죽었다던 현송월이 2014년 5월 16일 제9차 전국예술인대회에 ‘산 채’로 나타나 《조선중앙TV》에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그때도 정정보도는커녕 “총살됐다던 ‘김정은 애인’ 현송월, 군복 차림 등장…생존 확인”, “음란물 제작 ‘총살설’ 북 현송월 생존…TV에 나와”, “음란물 제작 ‘총살설’, 북 현송월 생존”, “북, 모란봉악단 부각…김정은, 부인 여동생과 공연 관람” 등 제목만 슬쩍 바꾸는 어뷰징 기사로 장사를 하며 오보를 ‘물타기’ 했다(미디어오늘, 2015. 12. 22 참조).

이번에 현송월이 평창올림픽 예술단파견 실무접촉 대표단에 포함되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조선일보》는 시치미를 떼고 사돈네 남 말하듯 “한때 '사망설'이 돌기도 했다”면서 “다른 동료 가수들과 음란 동영상을 촬영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총살형에 처해졌다는 것”이라고 ‘유체이탈 화법’의 보도를 이어갔다. 이어 “김정은의 옛 애인이 아닌, 아버지인 김정일의 마지막 애첩이라는 주장도 있다”며 오보의 배경을 슬그머니 북한 정권의 ‘궁중 암투극’ 탓으로 돌렸다.

‘김정일의 마지막 애첩’을 ‘김정은의 옛 애인’으로 잘못 보도했을 뿐이라고 ‘물타기’에 급급하다 보니, 그 결과는 뻔했다. 그것은 ‘김정일의 마지막 애첩’이 입은 코트는 무엇인지, 두른 목도리는 어떤 소재인지, 어떤 음식을 얼마나 먹었는지 등 신변잡기식 보도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런 보도 행태는 《조선일보》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다른 매체의 현송월 단장 관련 기사에도 김정은의 ‘썸녀’, ‘내연녀’ 같은 선정적 단어가 따라붙었다. 다만, 발행부수가 가장 많은 1등신문을 자처하는 신문이기에 그에 걸맞는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신상 털기’ 보도에 대한 독자의 반응은 냉소주의와 반북(反北) 정서의 강화라는 양면성으로 나타났다. 이를 모두 언론 보도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북측 인사에 대해 패션·헤어스타일·삼시 세끼 메뉴∙숙박 호텔 등 연예인처럼 신변잡기식 보도가 쏟아지다 보니, 독자의 반응은 싸늘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유엔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이뤄지고 있는 국면에서 언론에 비친 ‘김정은의 옛 애인(또는 김정일의 애첩)’은 “2,500만원짜리 명품백”을 들고, “한끼 13만8천원짜리 식사”를 하고, “특급호텔 스위트룸에서 숙박”하는 것뿐이니, 북한에 대한 시선도 싸늘할 수밖에 없다.

극우언론이 물꼬를 튼 냉소주의와 반북(反北) 정서를 확대 재생산한 것은 ‘평창올림픽이 아니라 평양올림픽’이라는 수구정당의 종북 프레임과 색깔론 공세였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현송월에 대한 경호와 의전을 빗대어 “문재인 정권이 어제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자진 반납하고 평양올림픽을 공식 선언하더니, 오늘은 아예 평양올림픽임을 확인이라도 하듯 일개 북한 대좌(대령급) 한 명 모시는데 왕비 대하듯 지극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급기야 한국당의 김성태 원내대표는 38명의 사망자를 낸 밀양 화재 현장을 방문해 “북한 현송월 뒤치다꺼리를 한다고 국민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사과하고 청와대와 내각은 총사퇴해야 한다”고 억지 주장을 폈다. 현 단장의 방남과 밀양 화재는 무관한 일인데도,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반북 정서를 자극한 전형적인 색깔 공세다.

문제는 극우언론과 수구정당 간에 색깔론을 부추기는 ‘선동의 카르텔’과 반북 정서를 강화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우리의 정치 현실에서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1월 넷째 주(23~25일, 전국 성인 1,004명)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주 대비 대통령 직무 긍정률(64%)은 3%p 하락한 반면에, 직무 부정률(27%)은 3%p 상승했다. 연령층을 보면 20대와 50대 이상에서 하락폭이 컸다.

부정 평가(273명, 자유응답)의 이유는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동시 입장(25%) ▲과거사 들춤/보복 정치(14%) ▲친북 성향'(9%)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 ▲최저임금 인상(이상 6%) 등을 지적했다. 놀라운 사실은 부정 평가 이유의 1순위가 3개월 만에 '과거사 들춤/보복 정치'에서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동시 입장'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비슷한 시기의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에 남한 선수단은 태극기, 북한 선수단은 인공기를 들고 입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49.4%)는 응답이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40.5%)는 응답보다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송월의 신상과 경호 및 의전에 대한 신변잡기식 보도와 ‘평창올림픽이 아닌 평양올림픽’라는 선동의 카르텔과 악순환의 고리가 젊은 층에 정부의 북한에 대한 과공(過恭)과 굴신(屈身)이라는 부정적 여론을 조성한 셈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수행 지지율 등락은 문재인 정부가 감당할 몫이다. 또한 남북관계는 상대가 있기 때문에, 고모부 장성택과 이복형 김정남 등 잠재적 위협에 대한 무참한 제거와 핵무기 개발 같은 김정은이 보여준 일련의 공포 정치와 호전성이 젊은 세대의 반북 정서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극우언론과 수구정당 간의 색깔론을 부추기는 선동의 카르텔과 반북 정서를 강화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깨부수지 않고서는 남북관계의 진전을 통한 한반도 평화는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NCCK 언론위원회는 극우언론과 수구정당 간의 카르텔과 악순환의 고리가 대중의 반북 정서를 자극해 정부의 전향적인 대북정책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동하는 현실에 주목했다.

소비에트연방의 해체와 동구권의 몰락으로 전세계를 둘로 나눈 진영의 냉전은 종식되었지만, 한반도에는 여전히 냉전의 ‘불온한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 불온(不穩)은 사상이나 태도 따위가 통치 권력이나 체제에 순응하지 않고 맞서는 성질이 있는 것을 지칭한다. 그래서 ‘불온 도서’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해하거나, 반국가 단체를 이롭게 할 내용으로, 군인의 정신 전력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도서’이다.

그런데 국가안보의 재단과 사상 감별은 극우보수의 전유물이 아니다. 공화정과 민주주의의 다양성을 억누르는 전체와 획일이 오히려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한다. 그런 점에서 현송월을 바라보는 극우언론과 수구정당의 퇴행적 시각에 ‘불온’이라는 ‘딱지’를 붙인 것은 역설적이다. 그럼에도 NCCK 언론위원회가 ‘현송월을 바라보는 불온한 시선들’을 1월의 시선으로 선정한 것은 그 ‘불온한 시선’을 공유하는 ‘선동의 카르텔’과 ‘악순환의 고리’가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할 만큼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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