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애틀 옆 아름다운 전원도시 긱하버에서 데이비드씨가

지난해 맛 본 침 맛이 그리워 필리핀을 방문하였습니다.

얼마나 덩치가 큰지 130킬로 나가는 거구에 침을 놓으려면

등허리를 짓밟고 올라가 침을 놓습니다.

그러면 지압도 되어 매우 좋아하지요.

살이 많이 쩌 호침 하나가 다 들어가도 모자랄 지경입니다.

등에 올라타 침을 놓다가 농담으로 “다음엔 대못과 망치를

준비해야겠다!”하니 “노-”라고 소리치며 기겁을 하는군요.

그가 좋아하는 음식은 진하고 독하고 자극적인 것입니다.

커피는 에스프레소로 타서 진액을 주고 나는 물을 잔뜩 섞어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둘이 마주앉아 커피 잔을 들고 마주치며

“취어 압”하고 서로 빙그레 웃으며 마시지요.

처음해보는 봉사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합니다.

내대신 운전도 하고 나는 들지도 못하는 20킬로 쌀부대를

번쩍 들고 신이나 콧노래 부르며 가련한 사람들을 방문하고

그들을 기쁘고 즐겁게 상대해 줍니다.

하나님이 넉넉한 지원병을 보내주셨습니다.

어느 날 식사대접을 하려고 한국식당엘 갔습니다.

독한 걸 좋아하는 그에게는 육개장을 권하고

그 집이 너무 맵고 짜게 하여 나는 설렁탕을 시켰지요.

그는 처음 먹는 육개장국물을 숟갈로 조금 떠서 맛을 보더니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고춧가루와 소금을 더 넣고

간을 맞추며 한 술 두 술 뜨기 시작하더니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금방 다 먹고 매우 맛있답니다.

그러고 나선 가는 곳마다 육개장이 맛있다 선전하는데

육개장 발음을 잘 못하여 “개 대 창”이라고 발음하지요.

침 맛이 그리워 먼 필리핀까지 왔다가 육개장 맛을 들여

5주간의 봉사를 잘 마치고 돌아갔습니다.

얼마나 맛있었는지 미국에 가자마자 한국식당을 찾아가

육개장을 시켜 먹으며 사진을 찍어 보냈군요.

세계인이 함께 어울려 협력하며 살아가는 변화된 세상에서

한국적이며 나다운 모습은 큰 자랑거리입니다.

2018년 1월 25일

필리핀선교지에서

데이비드의 필리핀 일상 동영상

https://youtu.be/J8cq-1kTR7E?list=PL4nnmRi-QMSWaZ8VZG58rc5TKNUYe5xuk

▲ 육개장을 한국인보다 더 맵고 짜게 잘 먹는 데이비드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