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술현장

한 순간의 선택으로 순식간의 그의 식도는 타들어갔다. 키르기스스탄 잘랄아바트 주에 거주하던 베기마이 씨(Arstanbek K Begumay, 27세)는 가족과 다툰 후 아세트산 농축용액을 마시고 자살을 시도했다. 이후 그의 삶은 악몽과도 같았다. 식도와 함께 위까지 손상을 입어 입으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한 채 6년간 위로 연결되는 위루관을 통해 하루에 두 번 음식물을 공급받는 것이 전부였다.

정상적인 삶이 불가능해지자 제대로 된 경제적 활동이 어려워진데다 여러 차례 수술에도 불구하고 회복 가능성이 없던 그에게 도움의 손길이 찾아왔다. 식도 재건 및 위루 제거 수술이 필요한 상황에서 지난 6월 안양 샘병원 국제진료팀이 키르기스스탄 의료봉사에서 그의 사연을 듣게 된 것이다.

현지에서는 수술이 불가능하여 한국에서 수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으나 3천만 원 이상의 수술비용 문제로 난항을 겪던 차에 안양 월드휴먼브리지에서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월드휴먼브리지의 국내외 환우 지원 프로그램으로 모인 기금을 베기마이 씨에게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샘병원에서도 생명나눔기금 등을 통해 수술비 및 체류비 등을 후원하였고, 경기도의 해외나눔의료 사업을 통해 항공비를 지원받아 치료의 길이 열렸다.

▲ 식도와 위가 손상되었던 키르기스스탄 청년 베기마이가 안양 월드휴먼브리지의 도움으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식사를 하고 있다.

지난 12월 19일, 일반외과, 흉부외과, 이비인후과 등의 협진으로 시작된 수술은 장장 16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 베기마이 씨는 6년 만에 입으로 음식물을 먹고 감격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의료비를 후원한 안양 월드휴먼브리지 대표 임용택 목사(안양감리교회)는 베기마이 씨를 방문해 “이슬람교도가 대다수인 키르기스스탄에서 이곳에 오게 된 모든 과정이 한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살리시는 하나님의 섭리”라며, “희망의 증거가 되어 이곳에서 경험한 하나님의 사랑을 본국에 가서도 나누길 부탁한다”고 전했다. 베기마이 씨 또한 물질뿐 아니라 기도로 후원해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마음을 밝히며 “회복한 뒤 키르기스스탄에 돌아가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고 하나님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기마이 씨의 사연은 현지에도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키르기스스탄 영부인인 아이굴 진베코프(Aigul Jeenbekova) 여사는 당초 베기마이 씨와 함께 입국하여 직접 격려와 위로를 건네려 하였으나 일정상 어렵게 되자 키르기스스탄 제1국영방송 취재진이 베기마이 씨와 함께 입국하기도 했다. 그의 사연과 치료 과정은 현지에서 다큐멘터리로 제작, 연내에 방영할 예정이다.

▲ 키르키즈스탄 환자가 취재진과 함께 입국했다

▲ 수술집도의의 진료.

▲ 기도하는 안양월드휴먼브리지 대표 임용택 목사

▲ 수술 후 의료진 인터뷰

▲ 환자 인터뷰

▲ 수술후 입원실

▲ 수술후 관으로 음식물을 주입하고 있다.

▲ 수술후 식사

▲ 박상은 샘병원대표원장이 진료시간에 환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 수술 뒤 단체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