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일찍 치유 및 급식사역을 위하여

미국에서 온 선교팀과 제너럴 트리아스 시를 향하여 달려갑니다.

한 시간 정도 걸려 시청 앞에 도착하니 평소에 통행하든 길을

들어가지 못하게 표지판을 세워 놓았습니다.

크리스마스 행사관계로 길을 통제하는가봅니다.

다른 곳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뒷좌석에서 어니씨가 말합니다.

“노프라블럼! 시장이 나의 친구니까 괜찮아요!”

그의 성화를 못 이겨, 다른 차들은 아무 차도 안 들어가는데

내 차만 통제된 길을 조심스럽게 들어갔지요.

혹시 잡으면 어찌하나하였는데 마침 아무 경찰관도

보지 못하여 목적지에 잘 도착하였습니다.

어느 날 저녁, 따가이 따이 쪽에서 다스마리나스 쪽으로

지프니를 타고 귀가하던 중 교통체증이 매우 심하여

차들이 전혀 움직이질 못하고 길에 쭉 늘어 서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탄 지프니는 한산한 옆길로 역주행하여

아무렇지도 않은 듯 길게 늘어선 차 옆을 신나게 달려갑니다.

5분 정도 달려가니까 교통경찰이 기다렸다는 듯이 잡더군요.

그러니까 운전기사가 내려서 싱글벙글 웃으며 경찰에게

몇 푼 건네주니까 경찰관도 별일 없다는 듯 바로 보내줍니다.

높은 사람을 잘 알던가 돈만 주면 법을 무시하고

통행금지구역 통과도 역주행도 가능한 나라.

이런 나라에서 힘없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더욱 위축되고 힘들지요.

새 대통령 두테르테 정부가 들어서고 많이 변하고 있지만

고위공직자만 잘 알면 어떤 죄도 빠져나갈 수 있다는

잘못된 사회적 관행과 국민의식구조가 변하지 않고는

범죄와의 전쟁도 큰 효과가 없어 보입니다.

이 나라야말로 적폐청산이 시급합니다.

적폐청산을 이루기 위한 국민의식의 향상과

국민의 자발적 참여와 협력이 없이는

민주정의 평등사회를 이루기 힘듭니다.

2017년 12월 23일

필리핀 선교지에서

▲ 교통체증으로 길 한가운데 멈춰 있는 트라이시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