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김준우교수가 감리교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 전문과 댓글들을 본인의 허락을 미처 받지 못하고 몹시 답답한 마음에 올립니다. - 내 살다살다 이런 일 저런 일 다보았지만  정말 더럽고 괴이한 일이네요. 도대체 감신은 무슨 관점을 가지고 교수 자격 판단을 하는 것일까요? 요즘은 참기 어려울 정도로 괴이한 일들이 여기저기서 판을 치는 군요. 김준우 교수님! 힘내십시요. 곧 찾아뵙겠습니다. - 영덕 거쳐 어제 올라간  대관령 박흥규목사 산막에서 당당뉴스 편집위해 잠깐 산을 내려온 내려온 운영자

형님!
        무더위 속에 가족 모두 건강하신지요?
        저는 어제 감신대 비정년트랙 영어 전임교수 임용을 위한 면접을 하였습니다. 형님이 가끔 저를 두고 농담 삼아 하시는 말씀처럼, 저는 우수논문상을 받으며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유학 가기 전이나 귀국한 후에도 오랜 세월 감신대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는 점에서 영문학 학사학위로 먹고사는 셈이지요.

어쨌거나, 정년 은퇴하기까지 꼭 9년을 남겨둔 시점에서, 출세한 친구들 같으면 종합대학의 총장을 할 수도 있는 나이에, 호봉제에 따라 진급하는 전임교수가 아니라, 여전히 2년 내지 3년 계약직인 연봉제 비정년트랙 전임에 지원하였던 것입니다. 지난 4년간 초빙교수라는 비정규직으로서 대학교수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울 만큼의 연봉을 받으면서도, 시간강사들이나 대학원 졸업생들이 어떻게 가난과 절망에 맞서 싸우며 고단하게 살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기에, 봉급에 대한 불평 없이, 가르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만을 감사하면서 열심히 가르쳐왔지요.

형님이나 제가 학사편입해서 졸업한 감신대가 솔직히 지금 어떤 모습입니까? 대학원 졸업생 대다수가 2∼3년씩 갈 곳을 찾지 못하는 현실이지만, 대학원 학생수를 줄일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학생 등록금에 의존하는 학교재정이 매우 열악한 상태이기 때문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신대 정교수 연봉이 한국에서도 극히 높은 수준인 것은 그만큼 학생수 대비 교수 충원율이 가장 낮기 때문이며, 그만큼 시간강사들을 많이 쓰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교수들의 높은 연봉을 위해 학생들이 볼모로 잡혀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어쨌거나 지난 학기에는 제가 다시 시간강사 신분이 되었기에, 목사 파송 문제도 걸려 있거니와 벌써 몇 년째 병마에 시달리는 아이의 병원비며 학비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부득이 계약직 자리를 또다시 지원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모집공고가 났을 때, 저는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신학대학원 한국어 프로그램에서 장로교 목회자들 24명을 대상으로 "생명목회와 역사적 예수"라는 과목의 한 주간 집중강의를 하기 위해 로스 엔젤레스에 있었지요. 제가 최근의 역사적 예수 연구에 대한 소개, 하느님의 반제국주의운동 관점에서 성경 읽기, 국가보안법 폐지, 감리교 종교재판, 협동목사 안수 문제, 미자립교회 문제 등과 관련하여 감리교 인터넷 게시판에 몇 차례 쓴 글들이 매우 과격하다며, 감신대의 보직교수 한 명이 저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아 쫓아낼 생각을 하고 있다는 소문은 미국에 있는 선배가 전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야간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학교를 다니던 제가 윤성범 학장의 배려로 감신대에서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한 1980년부터, 유학기간 9년을 빼고, 거의 15년 동안 가르친 경력도 있고, 그동안 학생들의 강의평가도 매학기 매우 좋게 나왔으며, 발표한 논문도 지난 2년 동안 3개(그 가운데 2개는 감신대 학술지에 게재)나 되고 번역서도 1권 있기에, 교수인사위원회의 심사에서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최근에 어느 교수에 대한 인사문제 처리가 투명하지 않아 지난 학기에는 현재의 보직교수들이 여러 차례 학생들과 일부 교수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논란을 벌였던 일이 있었기에, 이번 교수 인사는 합리적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기대했었지요. 

어제 교수인사위원회의 면접에서도 제가 2년 전 오사카에서 열린 동북아신학교수협의회에서 발표했던 논문의 선교론적 의미와 제가 한국에 소개한 스퐁 감독과 같은 급진적 신학의 필요성과 한국교회의 미래, 미자립 교회 목회자의 정체성 문제와 예수의 영성 등에 대해 평소의 생각을 설명하였지요. 내세에 대한 교인들의 종교적 요구와 정직한 예수 이해에 대한 요구 모두에 대해 신학적으로 응답해야만 한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인사위원들 가운데 가장 연장자인 어느 교수는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저를 인터뷰하게 되어 미안하다는 뜻의 발언까지 하기에, 별 문제 없을 것으로 여겼던 것입니다. 

 그러나 오후에 뜻밖에도, 인사위원 6명이 나에 대한 찬반투표에서 두 차례나 3대3으로 나와 결국 저의 문제에 대한 결정권을 김외식 총장에게 넘겼고, 총장은 다시 이사회의 인사소위원회에 결정권을 넘길 계획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인사위원에게 전화를 해서 알아본 결과, 모두 4명의 지원자 가운데 영어가 매우 유창한 지원자가 있었으며, 또한 영어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영어를 더 잘 가르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었다더군요. 제가 쓴 글이나 논문, 제가 소개해온 신학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는 말도 전해들었습니다. 

물론 저보다 더 유능한 지원자가 있다면 인사위원들의 결정 이전에라도 교수 자리를 스스로 양보하는 것이 교육자로서의 양심적인 행동이며 선배의 도리라고 믿지만, 문제는 신학영어 과목이 영어교육학 박사라고 해서 잘 가르칠 수 있는 과목은 아닐 것이며, 저의 교수 경력이나 저에 대한 학생들의 강의평가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교수 경력도 별로 없다는 지원자를 저 대신 뽑기 위해 인사위원들 세 명이 저의 임용을 반대했다는 사실이 솔직히 믿어지지 않더군요. 그들이 평소에 저에 대해 그토록 부정적이었을 줄을 전혀 몰랐기 때문이지요. 더군다나 교수임용 심사에서는 당연히 경력 점수와 논문 점수, 면접 점수 등이 항목별로 배점이 되어 있을 것이며, 저보다 20년 이상 젊은 그 지원자가 총점에서 저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사위원들 세 명이 저를 반대했다는 사실은 결국, 대학원 입시에서 영어과목에 낙제한 학생들에게 자발적인 학습을 강조하여 학생들에게 숙제를 많이 내주고 학생들 수준에 따른 질문에 대한 문장풀이로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과 1학기에는 낙제를 많이 시켜 두 학기 동안 영어를 수강하도록 해서라도 독해실력을 향상시키려는 저의 엄격한 교육방식에 대한 일부 대학원 학생들의 불평을 인사위원들이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지난 7∼8년 동안 최근의 역사적 예수 연구를 소개해왔던 저의 노력을 표면적으로 문제삼기에는 감신대의 풍토에서 신학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그 문제는 논의조차 하지 않은 채, 저보다 실력이 좋고 잘 가르칠 영문학 박사를 대신 뽑는다는 식으로 사전에 그 세 사람이 미리 작당을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까지 하게 만듭니다. 

환갑이 다가오는 나이에 그 알량한 밥그릇을 위해 싸울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교수 인사 문제를 합리적으로 투명하게 처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감신대의 미래를 위해 참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사위원 가운데 한 사람이 사표를 내고 불참하는 이유도 그런 부조리에 대한 항의 표시일 것이 틀림없을 것이라고 생각되고요. 

솔직히 말씀드려, 인사위원들 대부분이 나이도 저보다 너댓 살에서 많게는 열 살 가까이 어린 후배 교수들인데, 그 후배들 세 사람에게서 거부당한 저도 아무리 분주하게 살았다 하더라도 선배로서 덕을 쌓지 못했다는 사실을 반성하게 되더군요. 그러나 나를 반대한 그 후배 교수들 역시 전혀 학자답지 못하며 성품 또한 매우 모진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저의 엄격한 영어교육방식에 대한 일부 대학원생들의 불평과 비난을 심각하게 간주했다면, 저에게 직접 해명할 기회를 주는 것이 합리적인 태도겠지요. 또한 제가 소개하는 역사적 예수 연구를 문제삼으려면 그것이 그들에게 관심 있는 주제가 아니라 할지라도 (인사위원들 가운데 신약학 전공자는 한 사람도 없었기에 하는 말입니다), 최소한 제가 출판한 책들이나 제가 쓴 논문들에서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지적하면서 학문적 논쟁을 시도해야만 학자다운 태도라고 믿기 때문이지요.

제가 지난 7∼8년 동안 한국교회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많은 빚을 져가면서 출판한 <21세기 기독교 총서>나 <영성생활 시리즈>, 그리고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 시리즈> 등 60여 권의 책들 가운데 아마 그 1/10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채, 급진적인 신학사상을 소개한다고 소문과 느낌으로 판단하여 내쫓을 생각을 한다는 것은 마녀재판관들의 태도에도 못 미치는 것 아니겠습니까? 마녀재판관들은 죽일 증거라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온몸을 샅샅이 뒤지는 열정은 있었으니까요.

또한 감신대에서만 시간강사를 10년 가까이 하고, 초빙교수로 4년을 지내면서 함께 식사를 했던 선배를 이제 와서 객관적인 경력, 논문, 면접 점수, 혹은 그동안의 강의평가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이삼십 분 정도 면접이라는 요식행위를 거쳐 내쫓을 작정을 했다는 것은 결국 자신들의 그 엄청난 연봉이 근본적으로 저와 같은 시간강사들의 세 과목 강사료를 정부가 정한 4인 가족 최저생계비 수준 이하로 착취해서 받는 연봉이라는 사실은 전혀 생각하지 못하며,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와 우리사회에서 가장 착취당하는 시간강사를 10년 넘게 하면서 살아온 선배가 경제적으로 얼마나 빚을 많이 진 채 고단한 삶을 살고 있을까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도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 생각하니, 이처럼 비정한 인간들이 무슨 놈의 목사들이며 신학대학 교수들인가 하는 탄식이 저절로 나오는군요.

자신들의 선배가 자신들이 받는 연봉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계약직에 지원하게 된 것에 대해 인간적으로 미안해하기는커녕, 한 가정의 생존권과 환갑을 몇 년 앞둔 사람의 목사직이 걸린 문제를 이처럼 소문과 감정에 의해 인민재판 하듯 처리하는 그들을 저의 후배들이라고 믿어왔던 저의 단순함과 어리석음에 심한 자괴심이 들기도 합니다.

하기사 종교재판 당시 김홍도 목사와 유상열 장로가 홍정수 교수에 대해 "예수 피 개/돼지 피설"을 날조한 것이 심사위원들에게 먹혀들지 않자 마침내 통일교 비호자라는 거짓 누명을 씌워 출교시킨 후, 당시 구덕관 총장이 김홍도 목사에게서 백주년기념관 건축비 1억 원을 받기 위해 홍 교수를 학교에서마저 해임시키려 할 때, 적극적으로 총장 편에 서서 징계위원회에 참여하거나 아니면 자기들 몸 사리느라 입도 뻥끗하지 않았던 교수들이었으니, 그런 기회주의자들에게 합리성이나 정의감, 더 나아가 남의 고통을 배려하는 인정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은 순전히 저의 환상이며 착각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은 김외식 총장이 저의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두고 볼 작정입니다. 교수 인사권을 총장이 이사회에 넘기면서까지 저의 문제에 대한 결정의 책임을 회피할 정도로 무엇을 염려하고 있는지를 말입니다. 겉옷을 달라는 자에게 속옷마저 벗어 던져주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저의 인사 문제를 통해 감신대의 현재 모습이 또다시 온 세상 앞에 여실히 발가벗겨질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교회사에서 웨슬리의 신학전통만큼은 교리주의보다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남아 있고 학문적 다양성을 인정하는 넉넉한 품이라고 믿고 있지만, 감신대의 많은 교수들조차 진보적 신학을 인정하지 않은 채 경직된 보수신학으로 치닫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받는 높은 연봉으로 인해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자신들의 온몸으로 느끼지 못하게 된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죽이는 데 앞장섰던 예루살렘 성전의 신학자들 역시 모세전통에 포로가 되어 사회적으로 짓밟힌 사람들의 고통을 온몸으로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들의 신학을 절대적인 잣대로 삼아 메시아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한국교회가 당면한 가장 큰 위기는 양적인 감소라기보다는 오히려 영성의 고갈이라는 질적인 위기이며, 그 직접적 원인은 바로 역사적 예수의 "함께 아파하는 마음"을 상실할 만큼 일부 목사들이 너무 부유해졌기 때문이라 믿습니다.

그러니 높은 연봉을 받는 교수들조차 인간의 고통에 대한 관심보다는 전통 교리의 감옥에 갇힌 채, 예수에 대한 정직한 해석을 종교 장사에 해로운 것으로 간주하여, 새로운 신학적 도전이며 응답해야 할 시대적 과제로 생각하지조차 못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일 것입니다. 출판을 통해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한 진보신학의 한 축을 이끌어왔던 저를 그 후배교수들이 받아들이기 거부할 뿐 아니라, 그들이 면접에서조차 저의 논문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논쟁을 벌일 만큼 최근의 역사적 예수 연구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새로운 시대적 도전들에 대해 관심도 갖지 않는 이유가 바로 전통 교리의 포로가 된 채 만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현장 목회자들의 고민과는 동떨어진 주제로 논문들을 쓰면서도, 다른 신학을 용인하지 못하는 태도는 그들이 신학교수들인지 부흥사들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만드는 모습입니다. 

형님 말대로, 사도 바울이 예루살렘 교회에서 거부되었기에 이방인 선교를 할 수밖에 없었듯이, 제가 귀국 후 전임교수가 되지 못하였기에 역사적 예수 연구를 소개하는 일에 몰두할 수 있었지요. 이제 감신대를 영원히 떠나게 된다 해도, 하느님께서 저를 통해 이루시고자 하시는 계획에 더욱 매진할 수 있을 것이기에, 지난 15년 가까이 쥐꼬리만한 강사료에도 불구하고 열성껏 가르쳐온 것에 대한 허망함과 분노를 삭일 수 있습니다. 열성을 쏟았던 만큼 부당하게 쫓겨나는 아픔도 큰 것이겠지요. 매사에 마지막이 좋아야 모든 것이 좋다는 진리를 믿기에, 이처럼 마지막에 당한 어처구니없고 서운한 감정을 인정하고 속히 벗어나는 일이 지금으로서는 시급한 것 같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쓰기 시작한 글이 많이 길어졌습니다. 형님이 젊음을 바쳐 그토록 열정을 쏟았던 교회에서 환갑이 지난 나이에 자의반 타의반 떠나실 때의 심정이 어떠했겠는지 조금은 짐작이 되는군요. 이제 처서가 다가오는군요. 남도의 무더위 속에서 형수님과 늘 건강하시고, 조만간 형님의 그 환한 웃음에 저도 다시 크게 웃을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2006년 8월 17일  김준우 올림.
 
 
 
 김준우  (2006-08-22 05:16:52 / 218.148.21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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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우 박사님.
안녕하세요 ? 감신대 교무처입니다.
저희 대학교 비정년계열 전임교수에 지원하시고 면접을 치루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금번 안내드릴 말씀은
최종 심사 결과, 저희 대학교에 비정년계열 전임교수(영어) 신규교원으로
결정되지 못하셨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번 일로 뵙게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건강하게 지내시고 박사님의 목회와 하시는 일에
하나님의 크신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2006. 8. 21 / 교무주임 김흥호 올림
 
 김준우  (2006-08-22 05:47:04 / 218.148.210.134)   
김외식 총장이 이사회에 넘기지 않고 직접 결정을 내렸다는군요.
연구소 일에만 더욱 몰두할 수 있게 되었으니 기쁘고,
그 잘난 후배 얼굴들 더 이상 보지 않고 살 수 있게 되었으니 기쁘고,
그 체제 안에서 나도 물들어 죄 짓지 않을 수 있게 되었으니 기쁘고
은퇴할 때까지 하고 싶은 일만 마음껏 할 수 있게 되었으니 기쁘고,
탁월한 사람들만 학교에서 쫓겨나는 줄 알았는데 나도 그 대열에 끼게 되어 기쁘고,
다시 재야신학자로 돌아오게 되어 기쁩니다.
 
 허종  (2006-08-22 06:23:00 / 220.118.210.7)   
슬픈 마음을 추스르며...
교수인사위원 명단 알 수 없을까요?
교수들 중에는 밥버러지들도 있다는 생각은 하고는 있었지만...
김준우교수님 뵌 적은 없었지만 고투에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먼 훗 날에 역사가 말하겠지요.
 
 박철  (2006-08-22 08:23:56 / 124.63.254.3)   
감리교회의 보배 같은 존재를, 학자로서 얼마든지 학문영역을
펴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어야 할 상아탑이
배경과 교권의 줄을 타지 않으면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는 사실이 가슴이 아프군요.
한국기독교연구소의 번역 저술을 다 읽지는 못했어도
가급적 다 읽어보려고 애를 씁니다.
감리교회가 아직 그릇이 작아
한국기독교연구소의 업적을 과소평가하고 있고 있다는 사실과
감신대에서 조차도 선진적인 학문의 흐름과 연구결과를
담을 만한 환경이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씁쓸해 지네요.
언제 한번 모신다고 하면서 미적거리고 있어 죄송합니다.
부산 크리스천 목요포럼에서 한번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오히려 잘 된 일입니다.
연구소 활동 더욱 열심히 하시고 좋은 글 많이 쓰시기 바랍니다.
 
 장경현  (2006-08-22 08:32:24 / 218.146.14.235)   
감리교... 교회나 교단이나 대학이나... 정말 갈 때까지 갈 모양입니다.
이 답답함을... 이 갈증을... 어이하면 좋을까요?
 
 전상규  (2006-08-22 09:55:35 / 61.104.31.5)   
감신대.. 목원대.. 왜 들 이러는지 모르겠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어차피 별 기대도 안했지만..역시나..
박사님의 임용 탈락이 저 개인에게는 '한국기독교연구소'의 혜택을 더 누릴 수 있어서 좋지만 한편 마음이
무겁습니다. 박사님 위에서 언급 하셨지만 연구소 일에만 몰두하고 더 이상 그 체제속에서 죄짓지 않고 살
수 있게 되심을 축하드립니다.
이참에 '한국기독교 연구소'가 많은 사람들의 물질적 후원을 받아서 연구와 저작 출판활동에 만 더욱 정진
하는여 한국신학의 큰 밑바탕이 되길 바랍니다.
교회들과 목사 평신도들도 더욱 관심을 가지고 계기가 되길 바라며 저도 더욱 관심가지고 후원하겠습니다.
감리교 개혁 만세 !!.....그리고
한국기독교연구소 화 이 팅 !!!
 
 이종명  (2006-08-22 09:59:35 / 221.168.128.221)   
긴 글 잘 읽었습니다. 왠만하면 적당히 읽고 말텐데 도저히 그럴수 없군요. 어쩜 감리교단내 신학대학의 상황이 이리들 답답한지... 그동안 방관과 나태함에 부끄러움과 책임을 느낍니다. 교수님, 그래도 힘내십시요.저도 뵌 적은 없지만 평소에 가르침을 받고 싶었습니다. 교수님은 감리교회에 보배같은 분이십니다.
 
 김준우  (2006-08-22 16:02:57 / 218.148.210.134)   
보낸 사람 jwk@mts.ac.kr [주소록추가] | [수신자거부추가]
받는 사람 prof@mts.ac.kr 날 짜 06-08-18 12:10

제 목 영어교육방식에 대한 나의 입장

영어교육 방식에 대한 나의 입장

지난 8월 16일 감신대 비정년계열 전임교수 임용을 위한 교수인사위원들과의 면접 후, 인사위원들의 표결에서 나에 대해 찬성 3, 반대 3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또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영어를 더욱 잘 가르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우선 인사위원들의 결정을 존중한다.

그러나 나보다 영어를 잘하는 젊은이들이 물론 많을 것이지만, 영어에 능숙하다고 해서 반드시 번역을 잘하는 것이 아니듯이, 신학영어 과목은 탁월한 영문학자나 어학 전공자라고 해서 반드시 잘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면접하는 동안 아무도 나의 영어교육 방식에 대한 불만이나 그 원인에 대해 질문한 위원이 없었기 때문에, 간단히 나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1980년 이래로 15년 가까이 감신대에서 주로 신학영어를 가르쳐왔던 나의 임용에 대해 세 사람씩이나 반대를 했다는 사실은 인사위원들 사이에 나에 대한 불만이 그만큼 컸다는 사실을 뜻하기 때문에, 나의 입장을 밝힐 필요를 느끼기 때문이다.

나의 임용을 반대한 인사위원들 세 사람은 무엇보다도 대학원 영어 조건부 입학생들 중 일부의 불만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 때문에 나를 반대한 것으로 짐작된다. 왜냐하면 작년 가을 어느 교수가 교수 휴게실에서 내가 영어를 잘 가르치지 못한다는 말을 다른 교수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매학기 나에 대한 학부 학생들의 강의평가는 상당히 좋게 나왔다고 자부하며, 학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나의 교육방식에 대한 불만을 거의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작년 봄 대학원 입시에서 영어과목에 낙제하여 조건부로 입학한 200명 가까운 학생들 가운데 봄 학기에 내가 맡았던 140여 명의 학생들 중 100명 가까운 학생들을 낙제시킴으로써 가을 학기에도 또다시 영어 강의를 수강해야만 했던 학생들 가운데 일부가 나에 대한 불평을 표현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마도 그 교수는 일부 학생들의 그런 불평을 듣고 내가 영어를 잘 가르치지 못한다는 말을 했을 것으로 짐작했다.

내가 2002년 봄 감신대 초빙교수가 된 이후 지난 5년 동안 대학원 입시 채점을 할 때마다 경험하는 것은 어떻게 대학을 졸업하고 감신대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의 평균 영어 수준이 이 정도로 낮을까 놀라곤 했다.

한편 대학원 영어입시에서 60점 이상을 받아 패스한 학생들조차도 원서를 읽기에는 실력이 너무 부족하다는 말을 종종 하곤 했다. 어학실력이란 타고난 능력도 있지만, 대학원 입학생들의 평균 영어실력이 그토록 낮은 수준인 이유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입시위주의 문제풀이에만 열중했지, 영문법을 체계적으로 공부하여 스스로 익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학기 도중의 대학원 영어 강의는 한 주에 2시간씩 10주 동안 진행하므로, 모두 20시간 동안의 수업을 통해, 조건부로 입학한 대학원 학생들이 원서를 읽고 세미나에 발제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영어 실력을 향상시킨다는 일은 극히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최소한 두 학기 동안 교육시킬 작정으로 첫 학기에는 실력이 매우 미흡한 많은 학생들을 낙제시키며, 또한 효과적인 교육방식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 효과적인 교육방식의 으뜸은 학생들 스스로 열심히 씨름하여 독해력을 증진시키도록 훈련시키는 것이라 믿는다.

영어는 일차적으로는 암기과목이라고 믿는 나로서는 영어공부는 학생이 혼자서 부지런히 단어를 외우며 문법책과 사전을 찾아가면서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을 위한 영어보습학원의 선생은 문법들을 차례대로 설명해가면서 가르치는 방식을 써야 하지만, 고등학교 이상 대학의 영어선생은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주고 스스로 공부하도록 격려하여, 학생들이 해독하지 못하는 부분을 풀어주는 방식이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방식이 무엇보다 학생들로 하여금 혼자 힘으로 원서를 읽는 능력을 효과적으로 키워줄 수 있는 방식이라 믿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원 수업과 연구에 필요한 독해력 증진을 위해서는 학생들 각자가 적극적으로 배우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영어 조건부 입학생들의 경우 10점 이상에서 60점 미만까지 실력 차이가 나기 때문에, 수업의 수준을 어디에 맞추어 진행할 것인지를 결정해야만 한다. 조금 잘하는 학생들 수준에 맞추면 못하는 학생들은 불평하기 쉽고, 못하는 학생들 수준에 맞추면 조금 잘하는 학생들은 나태하게 되기 쉽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주어 스스로 공부하면서 질문할 것들을 표시해 오도록 해서, 수업시간에는 질문만을 받고 문장구조를 풀이해주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혼자서 해독하느라 씨름하도록 서로 독려하는 수업 분위기도 조성하며, 동시에 학생들 각자의 수준에 따른 질문에 대해 대답해주는 방식이 되어, 보다 효과적인 수업진행 방식이라 생각해왔던 것이다.

그러니 혼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지만, 영어 문법을 거의 모르는 학생들로서는 무엇을 질문해야 좋을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생기게 되고, 이런 학생들은 나의 수업방식에 대해 불만을 갖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영문법을 전혀 모르는 학생들 수준에 맞추어 수업시간에 영문법 기초를 강의한다면, 이런 학생들은 조금이나마 문법실력이 향상될 수는 있겠지만 원서독해 능력을 얻기까지는 많이 미흡하며, 조금 잘 하는 학생들은 영어독해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씨름할 자극을 받지 못한 채, 기말시험에 쉽게 통과는 하겠지만, 원서를 읽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말 것이다.

이런 딜레마 속에서 나는 대학원이 동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을 위한 보습학원이 아닌 다음에야, 영문법 기초를 강의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학생들에게 설명해왔고, 대학원생들에게 도움이 될 교재를 택해서 수업을 진행하였던 것이다.

또한 현실적으로 대학원생들에게 두 학기 동안 영어를 가르친 이후에도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무조건 낙제시켜 휴학시킬 수 있는 현실도 아니기 때문에, 2학기에는 수준을 낮추어 대부분의 학생들을 합격시킬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1학기에는 수업의 수준을 조금이라도 잘 하는 학생들 수준에 맞추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왔던 것이다.

그런 이유로 언젠가 대학원 게시판과 감리교 인터넷 게시판에 대학원 영어시험에 낙제하여 휴학할 학생들과 감신대 대학원에 진학할 학생들은 미리 기초영문법을 숙지하고 오도록 요구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대학원 입시에서 영어과목 낙제한 학생들을 위해서 좋은 해결방법 가운데 하나는 미리 교재를 알려주어 방학동안 스스로 공부하도록 하여 봄학기 개학하는 날 다시 재시험을 보는 방식이라고 생각하여 다시 제안한다.

이상과 같이 나의 영어교육 방법에 관해 해명함으로써, 지난 15년 가까이 열성껏 가르쳤던 내가 영어를 잘 가르치지 못한다는 불명예스러운 지적에 대한 나의 입장을 밝힌다.

                                        2006년 8월 18일 김준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