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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복 너무 많이 주지마세요! 제발요!
백훈  |  storyla@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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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년 08월 20일 (일) 00:00:00 [조회수 : 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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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 50분, 고속도로에 접어들면서 라디오를 끈다. 기도를 시작하기 위해서이다. 집에서부터 고속도로까지 오는 동안은 반쯤 밖에 못 알아듣는 영어실력으로 그날의 주요뉴스들을 챙긴다. 더 관심이 가는 것이 있으면 사무실에 나가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면 된다.

   
이것은 거의 일상화된 나의 시간표이다. 집에서부터 고속도로까지 달려가는 20분 동안은 신호등도 있고 보행자들도 있어 운전에 신경을 더 써야하므로 뉴스를 들으며 운전을 한다. 하지만 일단 고속도로에 들어서면 운전에 최소한의 신경만 쓰면 되므로 라디오를 끄고 기도를 시작한다. 직장까지 30분을 더 달려가면서 하나님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내가 굳이 대화라고 표현을 하는 이유는, 하나님이 당장 대답을 하시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드리는 말씀을 듣고 계신다는 것을 알기(느끼기) 때문이다.

요즘 나의 기도 주제는 ‘복’이다. 하나님, 저에게 좀 더 많은 복을 주세요! 제발요! 수많은 신앙의 선조들, 선배들에게 내려주셨던 복을 저에게도 좀 주세요! 운전을 하며 나는 크게 외치기도 한다. 사실 교회에서 자주 행해지는 ‘주여 삼창’에 이은 통성기도 시간은 내게는 정말 한숨이 더 나오는 시간이지만 나 혼자 타고 있는 차 안에서야 하나님을 향해 외치던 속삭이던 노래를 부르던 자유로워서 좋다.

오늘은 마침 사도바울이 떠올라 더 크게 기도를 드린다. 하나님, 사도바울에게 주셨던 그 위대한 복을 저에게 주세요! 저에게도 부어주세요! 그러다가 잠시 입을 닫는다..... 오, 사도바울의 그 끔찍한 삶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예수를 믿기 전에는 세상적으로 잘나가던 그가 예수를 믿고 난 뒤에는 수많은 굶주림과 병고와 매 맞음과 감옥살이를 당했고 마침내 죽음을 당한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울은 외쳤다. 내가 예수를 알기 전에 누렸던 그 명예와 특혜들을 배설물같이 여긴다고! 예수를 믿는 자신은 복을 받은 사람이요 소망이 있고 행복한 사람이라고!

기독교 신자들은 누구나 예수님 잘 믿는 신앙생활을 하게 되는 것을 가장 큰 복으로 꼽는다. 그렇다면 예수님을 잘 믿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예수님과 같이 철저히 봉사의 삶을 사는 것이다. 그야말로 이기의 삶이 아닌 이타의 삶을 실천하는 것이 예수님을 잘 믿는 것임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갈구하는 것은, 이러한 봉사의 삶을 이타의 삶을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가 없기에,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가지고만 해낼 수 있기에 그 복을 갈구하는 것이다.

잠시 동안의 침묵 뒤에..... 나는 다시 기도를 드린다. 하나님 복 조금만 주세요! 저에게 너무 많은 복을 주실 까봐 겁이 나네요.... 아직은 나와 내 가족을 위해서 쓰기에도 돈이 모자란데 갑자기 복을 많이 주시면, 그나마 지금 타고 있는 이 차도 더 작은 차로 바꾸고 그 여분으로 봉사를 해야 하잖아요. 맛있는 반찬과 배부른 식사를 좀 자제하고 아직도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어야 하잖아요. 요즘은 덥다고 에어컨 세게 틀어놓고 사는데 그것도 좀 아껴서 나누어주어야 하잖아요. 내가 좀 고생을 하면서 생활의 본을 보여 안 믿는 사람을 믿게 해야 하잖아요.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을 진정 내 부모로 내 형제로 내 자식으로 여기게 되면 내가 이렇게 살지 못하잖아요.... 그러니 하나님, 저, 아직 준비가 안 되었으니 복 조금만 주세요! 제발요!

나는 늘 부족을 느껴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었다. 많이 주시면 많이 베풀겠으니 조금만 더 달라고 기도를 드렸었다. 그런데 오늘 가만히 따져보니..... 내 눈높이를 낮추고 보면 지금도 조금은 나누어 줄 것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런 의미로 여기에서 더 주시면 더 주신 것을 그대로 나누어주어야 한다는 계산법이 나온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러니, 하나님이 더 주시면, 오, 내가 큰 시험에 들겠구나! 그래서 하나님은 내 믿음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주셨구나!

오늘 나는 하루 종일 다음의 말씀을 묵상한다. 그리고 이 말씀이 나의 삶에 내면화되기를 기도드린다. -나는 어떤 처지에서도 자족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비천하게 살줄도 알며 풍족하게 살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넉넉하거나 궁핍하거나 그 어떤 경우에도 적응할 수 있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 능력을 주시는 분에게 힘입어 나는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빌립보 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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