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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를 밟아도 된다고요? 두여해변에선 괜찮습니다[안면도 뒤안길] 두여해변, 여 그리고 전망대는 필수코스입니다
김학현  |  nazunj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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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년 11월 06일 (월) 10:22:43
최종편집 : 2017년 11월 06일 (월) 10:30:25 [조회수 :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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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여해변에 이르면 먼저 안면송(육송) 한 그루와 곰솔(해송) 한 그루가 나란히 반깁니다. 종류가 다른 소나무 두 그루가 꼭 형제 같습니다. 사진은 안면송의 모습입니다.
   
▲ 해변에 이르면 먼저 안면송(육송) 한 그루와 곰솔(해송) 한 그루가 나란히 반깁니다. 종류가 다른 소나무 두 그루가 꼭 형제 같습니다. 사진은 해송의 모습입니다.

 

(이전 기사 : 한 번을 만나도 천 번을 만난 것 같은 안면해변)

오늘 내 발걸음은 두여해변에 머뭅니다. 두여해변에 이르면 먼저 안면송(육송) 한 그루와 곰솔(해송) 한 그루가 나란히 반깁니다. 종류가 다른 소나무 두 그루가 꼭 형제 같습니다. 키도 고만고만하고 생김새도 비슷합니다. 종류가 다른 데도 이리 호형호제하는데, 우리는 왜 같은 민족인데도 으르렁대는지 모를 일입니다.

두여해변은 안면해변과 맞닿아 있습니다. 전혀 경계가 없는데 두여전망대(이곳 산등성이에 기상청 기후변화감시센터가 있음) 쪽으로는 두여해변이고 청정교 쪽으로는 안면해변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여’는 잘 아시겠지만 밀물 때에는 바닷물 속에 잠기고 썰물 때는 드러나는 바위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두여’는 그런 바위가 있어 붙여진 이름인 거죠. 그래서 말인데요. 두여해변에서 바다 쪽으로 이어진 돌무더기를 밟아보지 않고 두여해변을 다녀왔다고 하면 두여해변에 대한 예의가 아니랍니다. 한창 때 안면해수욕장에서 입장료를 받으니까 피하여 그 옆 해수욕장인 두여해변에 머물렀다는 이들도 있는데... 그건 아니죠.

입장료를 받고 안 받고 간에 지역주민들의 품과 애씀도 기억하고 배려하는 게 좋은 여행자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또 나오긴 하겠지만 지역주민이 건사하지 않는 해수욕장은 그야말로 쓰레기 천국이랍니다. 휴가철 지나고 너저분한 해변을 볼 때 인상 찌푸려지지요?

그게 다 휴가철에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이 힘을 합쳐 열심히 치운다는 증거랍니다. 여행자 입장에서 보면 비쌀 수 있고 바가지요금을 얹어 여행자를 힘들게 하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서로 조금만이라도 배려한다면 서로 행복하지 않을까요. 두 소나무처럼 어울리며.

두여해변, ‘여’를 밟아봐야 맛을 알죠

   
▲ 고 노무현 대통령이 즐겨 쓰셨던 밀짚모자 같은 형상인 두여해변의 여 가장 끝에 있는 바위 모습입니다. 물때에 주의해 입장해야 한답니다.
   
▲ 물이 많이 빠졌다 싶을 때 동네사람들이 손에 손에 그릇들을 들고 바위 쪽으로 다가갑니다.

 

두여해변에 오시거든 ‘여’를 밟으세요! 엉? ‘여자’를 밟으라고? 네? 그런 여(女) 말고 이런 여(밀물 때 물속에 잠기는 바위)를 밟으셔야 합니다. 바닷물이 빠졌을 때 냉큼 여를 밟으세요. 그러면 두여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러지 않고 해변만 밟고 가면 센스쟁이 여행자는 아닙니다.

두여해변을 지나 여 쪽으로 가면 까만 돌무더기들이 삽니다. 까맣기만 한 게 아니고 햇빛을 받으면 붉은색을 띄는 바위도 있습니다. 특히 여의 가장 바다 쪽으로 있는 바위가 특히 그렇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즐겨 쓰셨던 밀짚모자 같은 형상인 이 바위는 웬만하면 들어가지 않는 게 좋습니다. 감상에 젖다가 물이 들어오면 갇혀 위험할 수 있으니까요.

물이 많이 빠졌다 싶을 때 동네사람들이 손에 손에 그릇들을 들고 바위 쪽으로 다가갑니다. 궁금한 건 못 참는지라 소리쳤습니다. 무엇하러 가냐고. 그들은 쉽게 대답합니다.

“올갱이도 잡고, 돌게도 잡고, 해초도 딸려구유!”

그들의 발걸음이 어지간히 가볍지 않습니다. 목소리 또한 또랑또랑하고요. 무언가 수확을 기대하고 일하러 간다는 게 그리 희망에 넘치게 하는가 봅니다. 이른 시간인데도 바닷가 사람들은 참 부지런도 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쪼록 좋은 어획이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잠깐 멈춰 그들의 말을 짚어봤습니다. 올갱이? 올갱이는 아닌 것 같은데. 바다고둥을 그리 말하는 것 같습니다. 올갱이는 민물에 사는 다슬기의 충청도 사투리잖아요. 돌게도 아마 납작게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돌게는 이리 해변에 있을 리가 없으니까요.

바닷가 돌멩이를 들추면 몇 마리씩 기어 나오는 납작게, 맞아요. 그게 안면도 해변에는 많거든요. 돌게(박하지)는 좀 더 깊은 바다로 가야죠. 돌게는 꽃게의 사촌쯤으로 겉이 돌처럼 딱딱하여 붙여진 이름이죠. 꽃게 대신 게장을 담기도 합니다.

고향이 강화 섬이라 얻어 들은 지식이 좀 있네요. 안면도의 해안에서 발견되는 해초는 무얼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걸으며 나문재, 퉁퉁마디, 해홍나물(지난 기사 <한 번을 만나도 천 번을 만난 것 같은 안면해변>에서 모른다고 했던 것) 등 염생식물은 봤어도 깊은 바다에나 있을 해초는 보질 못해서요. 내가 모르는 게 있겠지, 생각하고 여로 향합니다.

오르락 내리락 전망대에도 가보세요

   
▲ 두여해변의 여에는 바다고둥, 납작게 등이 돌틈에서 무수히 살고 있습니다. 돌멩이를 들추면 납작게가 몇 마리씩 기어 나옵니다.
   
▲ 도저히 이름을 알 수 없는 게 돌 틈에 잔뜩 붙어있습니다. 물 찬 제비 같은, 보습이 잘 된 여린 피부 같은, 물컹물컹하고 까무잡잡한 피부에 선홍색 줄무늬가 명정한... 형언하기 어려운 형태의 이 생물이 무엇일까요.

 

역시, 돌 틈 사이에 바다고둥이 다닥다닥 붙어있습니다. 길쯤한 게 바다고둥이고, 납작한 고둥은 뭔지 모르겠네요. 그것도 고둥의 일종일 듯합니다. 돌 틈 사이로 납작게들이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을 칩니다. 내친김에 돌 하나를 들추니 납작게 두 마리가 호들갑을 떨며 다른 돌 속으로 들어갑니다.

납작게, 고둥, 굴... 돌과 친한 이들의 이름은 대강 알 것 같은데 내가 도저히 이름을 알 수 없는 게 돌 틈에 잔뜩 붙어있습니다. 물 찬 제비 같은, 보습이 잘 된 여린 피부 같은, 물컹물컹하고 까무잡잡한 피부에 선홍색 줄무늬가 명정한... 형언하기 어려운 형태의 이 생물이 무엇일까요.

바위와 바위 사이 틈새에 영락없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고둥이 없는 자리에는 이들이 위엄을 자랑합니다. 처음에 볼 때 입이 열린 모습이었는데 건드리니 오므라드네요. 먹을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고, 독자 중에 이 물건(?) 이름 알면 알려주세요. 하하하.

모르는 건 더 이상 신경 안 쓰는 게 신상에 좋죠? 얼른 여를 나와 오르막길 앞에 섭니다. 올라가면 두여 전망대가 있다고 안내 표지판이 일러줍니다. 긴 등산코스는 아니지만 숨을 헐떡여야만 전망대에 닿을 수 있습니다. 기지포에서 보았던 것 같은 평지 전망대는 아닙니다.

꽤 높은 곳에 있어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비교적 소나무도 가까이 없어 먼 바다까지 볼 수 있습니다. 바다를 향하여 오른쪽으로는 방금 다녀 온 두여해변, 안면해변입니다. 왼쪽으로는 밧개해변이 보입니다. 이 동산에서도 역시 소나무의 늠름한 군락을 감상하는 것은 다른 해변길과 다르지 않고요. 해송과 육송이 잘 어울려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 멀리 외로운(?) 섬 한두 개가 보입니다. 오른쪽으로는 태안반도의 왼쪽 리아스식 해안이 눈에 들어오고요. 정확히 지명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희미하게 보이는 섬, 선명하게 보이는 섬, 섬이 아니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 섬처럼 보이는 곳, 이곳에서는 200도 정도는 다 보입니다.

그런 생각이 드네요. 보고도 모르는 곳이 있고, 안 보고도 아는 곳이 있다는. 고향은 지금 안 보여도 잘 압니다. 이곳은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많은데도 모릅니다. 허. 고향과 타지는 이렇게 나를 구분 짓는군요. 하지만 두여해변의 여를 밟은 것만으로 행복합니다. 전망대의 조망은 덤이고요.

[안면도 뒤안길]은 김학현 목사가 안면도에서 목회하면서 걷고, 만나고, 생각하고, 사진 찍고, 글 지으면서 들려주는 연작 인생 이야기입니다. 안면도의 진면목을 담으려고 애쓸 겁니다. 기대해 주세요.

   
▲ 두여해변에서 두여전방대로 오르는 길목입니다. 오르막길을 잠시 오르면 두여전망대가 반깁니다.
   
▲ 두여전망대에서 본 여의 밀짚모자 바위와 멀리 태안 리아스식 해변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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