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 김학현 목사의 책 뒤안길
기독교에 실망하셨어요? 이 책을 추천합니다.[책 뒤안길] 라비 재커라이어스의 <기독교가 당신을 실망시켰다면>
김학현  |  nazunja@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17년 10월 11일 (수) 14:46:35
최종편집 : 2017년 10월 11일 (수) 22:58:54 [조회수 : 50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대부분의 독자가 ‘개독교(기독교를 비하하여 ’기‘를 ’개‘’로 바꿔 쓰는 표현), ‘먹사(목사를 먹기 위해 한다고 비하하는 표현)’, ‘잡사’(집사를 ‘잡것’의 ‘잡’자로 비하하는 표현)’, ‘목레기’(목사+쓰레기) 등 기독교를 비하하는 표현들을 이미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한 동안 유행하던 단어들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쓰이는 유행어이기도 합니다. 이런 단어를 쓰길 즐기는 이들은 과연 예수에 실망한 것일까요, 예수를 믿는다고 하면서 예수 냄새가 안 나는 교인들에게 실망한 것일까요. 저는 단연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아닐 수도 있습니다. 예수라는 사내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리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종교가 다르다고 해도 예수가 그의 삶을 통해 보여 준 교훈을 나쁘게 보진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크리스천이긴 하나 석가모니나 공자를 싫어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오히려 존경합니다. 그들이 보여 준 삶이나 교훈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지켜야 하는 인간됨에의 모범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는 제 개인의 소견일 수 있습니다. 부처나 공자, 예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그 중 누구만 싫어할 사람도 있을 겁니다.

당신의 실망, 예수 때문인가요, 교인 때문인가요

   
▲ <기독교가 당신을 실망시켰다면> (라비 재커라이어스 지음 / 권기대 옮김 / 에센티아 펴냄 / 2017. 9 / 385쪽 / 1만6000 원)

 

예수 때문이든, 예수 믿는다는 사람 때문이든, 상관없이 기독교에 실망했다면 읽어 볼만한 책이 있습니다. 라비 재커라이어스의 <기독교가 당신을 실망시켰다면>은 기독교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이들에게 진지하게 접근합니다. 저자는 예수를 싫어하는 이들을 향해서도, 예수 믿는 이들에게 실망한 이에게도 기독교의 변증을 들어보라고 말합니다.

저자는 특히 예수를 제대로 따라야 할 교회에 대한 실망이 예수에게까지 미치는 것에 대하여 사명감을 가지고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교회(예수를 따르는 공동체)와 예수를 분리하며 접근하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은 예수 자체를 거절하는 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예수를 따른다는 교회에 대하여도 일침을 가합니다.

“예수는 나를 실망시키셨고 어려움에 발버둥치는 나를 만나주지 않았다고 느끼면서 홀로 깜깜한 밤을 만난 사람에게 나는 이렇게 묻고 싶다. ‘당신을 실망시킨 것이 복음서의 예수인가요, 아니면 그의 이름을 걸고 있는 교회인가요?’ 이 물리적인 세계에서 교회가 생긴 뜻은 하나님의 손과 팔과 가슴이 되자는 것이다.” (145쪽)

저자는 다분히 교회가 예수의 손과 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들의 고통을 외면한다고 질책합니다. 교회의 사명이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것”만이 아니라, “마음의 상처를 입은 이들에게 하나님을 모셔가고, 망가진 삶을 어루만지고, 정서의 흠집이 난 이들을 치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당신이 크리스천이든 아니든 이 점을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기독교에 실망한 게 아니라 비기독교, 탈기독교, 사이비 기독교 또는 기독교인이라 말하는 기독교인답지 않은 이들에게 실망한 것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예수 닮지 못한 기독교인’으로서 기독교에 실망한, 실망하고 있는 이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저로서는 예수께서 가르쳐 준 대로 산다는 게 그리 어려울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 당연히 저를 보면서 실망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나 저와 같은 싸가지(?) 모자라는 교인들 때문에 예수까지 욕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이는 저와 같이 못하는 교인들의 한결같은 작은 바람입니다. 그런데 기독교에 실망하는 이들은 못된 짓을 하는 기독교인들 때문에 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테지요. 그건 누구도 변명할 수 없는 사안일 겁니다. 저자도 거기에 대하여 변론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용서의 메시지를 이해한 교회만이 주위의 상처받은 이들을 비난하는 대신 손을 내밀 수 있다. 그리고 먼저 손을 내밀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등 돌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게 되는 곳도 바로 교회다. 손턴 와일더는 <물결을 뒤흔든 천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랑이라는 봉사는 오직 부상당한 병사들만이 해낼 수 있다.’” (319쪽)

합리적 기독교 변증? 불가능합니다

저자는 못된 짓을 하는 성도보다 제대로 사랑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는 성도를 질책합니다. 이 책이 기독교 변증서라는 한계가 여기 있습니다. 저자가 신앙적 확신이 넘침에도 불구하고 불신자나 탈신앙인의 눈에 들어오는 기독교인의 비리와 잘못을 변증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그 누구도 변론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이에 대한 저자의 말은 이렇습니다.

“교회 안의 사람들이 교회 밖의 사람들보다 나을 게 없다는 모든 비난에 대해 성경은 그렇지 않다고 가르친 적이 한 번도 없다. 이제껏 보아 온 대로 교회 역사의 영웅들조차도 회의하는 자들의 비판적인 색안경을 끼고 보면 하찮은 사람에 불과할지 모른다.” (308쪽)

이는 성경조차도 못된 교인을 변론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다만 성경은 성도들에게 “다른 누구보다 교회 안에 있는 우리 자신의 결점을 반드시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가르친다고 말합니다. 모든 문제는 앎에서부터 풀이가 시작되니까요.

저자의 현란한 필체와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애석함이 남습니다. 그의 논리가 믿는 자에게는 너무 당연하지만 여전히 색안경을 낀 불신자에게는 그 안경이 벗겨질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독교를 자연주의와 비교하면서 저자는 이렇게 질문합니다.

“기독교 신앙은 비합리적이고 자연주의는 합리적이라는 단순한 개념 그 자체야말로 과연 합리적인가?” (298쪽)

그리고 대답으로 프랜시스 쉐퍼의 ‘눈에 보이는 것의 단지 일부분에 대해서만 물질주의적 설명을 제시할 수 있다’는 말을 소개합니다. 그리고는 A컵 B컵의 실험에서 일어난 기적 이야기와 건축업자가 부실시공을 했는데 그 집을 주인에게 선물 받는다는 설정도 말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자기 주머니에서 돈을 훔친 소매치기일 뿐”이라고 단언합니다.

여전히 합리적인 논증은 되지 못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라비 재커라이어스의 수고와 애씀을 치하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불신자는 불신자로 남을 것이기에 안타깝습니다. 즉 저자가 그들을 설득시킨 것 같지 않다는 말입니다. 제 말은 그가 불신자를 신자로 만드는 데는 실패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기독교에 실망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바랍니다. 과학(혹은 합리적 사고)과 종교의 만남과 한계를 파악할 수 있고, 무엇이 기독교에 실망하게 만든 것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기독교인이 되고 되지 않고를 떠나 여전히 예수와 삶을 공유하는 것은 의미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뒤안길은 뒤쪽으로 나 있는 오롯한 오솔길입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의 오솔길을 걷고 싶습니다. 함께 걸어 보지 않으시겠어요.

김학현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5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 11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24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