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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송’이 아니라 ‘안면송’으로 불러주세요[안면도 뒤안길] 안면도에서는 안면송과 곰솔이 많이 자랍니다
김학현  |  nazunj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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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년 10월 05일 (목) 17:00:34
최종편집 : 2017년 10월 09일 (월) 22:20:28 [조회수 : 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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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면도 안면대로(정당리)에 있는 안면송 터널입니다. 안면도의 명물 중 하나입니다.
   
▲ 안면도의 정당리 안면송을 가까이 잡은 모습입니다. 줄기가 붉은 색을 띕니다.

 

(이전 기사 : 해안사구하면 신두리해안’? 안면도에도 있답니다)

안면도 하면 소나무를 연상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홍성IC를 거쳐 안면도로 들자면 AB간척지를 지나 남면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게 되죠. 조금 달리다보면 안면대교를 지나게 됩니다. 지금의 안면대교는 1997년 완공된 길이 208.5m의 연륙교로 태안군 남면과 안면도 창기리를 연결합니다.

일단 이 다리를 건너면 산이 벌써 다릅니다. 소나무로 뒤덮여 있으니까요. 그렇게 눈에 띄는 소나무가 그 유명한 안면송입니다. 안면도의 소나무라 하여 안면송이란 이름으로 불리지만 소나무의 종류는 아닙니다. 안면송은 바로 육송(陸松)인 적송(赤松)을 말합니다. 여인의 자태처럼 아름답다 해 여송(女松)이라고도 부릅니다.

그런데 안면송을 붉은 색을 띄었다 해 적송이라고 하는데, 이 이름은 일본이 그냥 소나무를 적송이라고 부른데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소나무를 세계에 소개한 것은 우리가 아니라 일본입니다. 일본이 소나무를 일본적송(Japanese red pine)이라고 세계에 소개한 거죠.

안면송, 이름으로 적폐 청산해야 할 듯

   
 안면도 기지포 곰솔숲에 있는 해송과 육송을 비교하여 설명해 주는 안내표지판입니다.
   
▲ 안면도 기지포 곰솔숲에 있는 해송과 육송을 비교하여 설명해 주는 안내표지판입니다.

 

중국이나 일본도 소나무가 있지만, 소나무 하면 그래도 우리나라 아닙니까. 그런데 또 일본이란 나라, 여기서도 우리에게 못을 박는군요. 한국과 일본은 참 질기고 오묘한 관계입니다. 박상진의 <궁궐의 우리 나무>(2001, 눌와)를 인용하여 <위키백과>는 옛 문헌에서 소나무를 적송이라 부른 예는 없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일본이 먼저 사용한 적송이란 단어를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나는 안면송이 당연히 적송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일본 사람들의 영향이었던 거네요. 안면도의 소나무 공부하며 일본에 의한 생물계의 적폐까지 발견하게 됩니다. 안면도 사람이 아니었다면 발견할 수 없었던 지식이라 다시 한 번 안면도 사람이라는 것에 행복을 느낍니다.

이제부터는 적송이란 이름보다는 소나무, 육송 혹은 안면송이라고 불러야겠습니다. 요새 정치와 사회 전반에서 적폐청산이 유행인데, 나는 생물계의 적폐청산을 굳게 다짐합니다. 여송은 어떨까요? 이름이 아름다운데. 페미니스트의 저항에 부딪칠 수도 있겠죠. 그냥 안면도의 소나무, 안면송이 가장 좋겠습니다. 허허.

안면송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궁궐이나 절, 특히 2008년 2월 숭례문이 화재로 전소됐을 때 복원하면서 안면송이 사용되어 더 유명해졌습니다. 예로부터 강원도의 금강송과 함께 안면송은 으뜸 목재 중 하나죠.

안면도에는 두 종류의 소나무가 자란답니다. 하나는 해송이고 다른 하나는 육송입니다. 해송은 곰솔이고 육송은 이미 살펴 본 안면송이지요. 안면도의 바닷가 가까이로는 대부분 곰솔이 자라고 있습니다. 안면도의 한중간을 지나는 안면대로를 중심으로 육지 쪽으로는 육송이 자랍니다.

그러니까 소나무의 이름은 해안 쪽에서 자란다 해 해송이고, 육지에서 자란다 해 육송인 겁니다. 차를 타고 안면도를 지나기만 한다면 안면도에는 육송(안면송)만 있다고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반대로 해안가만 들렀다 간다면(차를 타고 이동하는 한 그럴 수는 없지만) 안면도에는 해송(곰솔)만 자라는 줄 아실 거고요.

안면도의 소나무, 해송과 육송이 있습니다

   
▲ 안면해변의 곰솔 숲입니다.
   
▲ 안면도 두여해변에 서 있는 두 종류의 소나무입니다. 왼쪽 위가 육송(안면송), 위쪽 오른쪽이 해송(곰솔), 밑은 위의 나무의 솔가지입니다. 같은 장소에 두 종류의 소나무가 이리 나란히 서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사진으로는 구분이 잘 안 됩니다.

 

어딜 가나 안면도의 바닷가에는 해송이 자랍니다. 특히 삼봉해변과 기지포해변으로 곰솔 군락지가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곰솔이란 이름은 잎이 곰 털처럼 거칠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곰솔의 다른 이름 하나가 또 있는데, 그건 흑송입니다. 줄기(수피)가 검거든요.

두 소나무를 좀 더 비교해 볼까요. 해송은 잎의 길이가 9~14cm로 자라고 육송은 8~9cm입니다. 잎의 촉감 또한 해송은 거칠고 육송은 부드러운 편이지요. 색깔도 해송의 잎이 검푸른 색인 반면 육송은 녹색입니다. 크기는 해송이 20m, 육송은 35m 정도로 더 우람하지요. 솔방울이 되기 전 꽃(겨울눈), 새싹의 색깔 또한 해송은 회백색이고 육송은 적갈색입니다.

이런 내용은 노을길 곰솔 군락지의 안내 표지판이 잘 일러주고 있습니다. 이는 또한 내가 안면도의 해안길을 걸으며 터득한 지식입니다. 아마 안면도의 길을 걷지 않았다면 그냥 곰솔이며 적송이라는 이름으로만 소나무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안면도의 길이 내게 생물 지식을 더하여 주네요.

곰솔이 기지포 주변으로 군락지라면 안면송(육송)은 한두 군데 지적적할 수 없을 정도로 안면도 내륙 전체에 퍼져있습니다. 특히 안면암 표지판을 지나며 안면대로에 터널을 이루고 있는 정당리 안면송 터널은 참 멋집니다. 겨울에 눈을 뒤집어쓰고 있으면 절경이지요.

창기리 주변에서부터 시작되는 안면송은 안면도자연휴양림(안면도수목원)과 그 주변, 안면중고등학교 주변, 방포해수욕장 뒷산 등에 키 크고 붉은 색 줄기가 선명한 모습으로 하늘로 치솟고 있습니다. 이 지역들 뿐 아니라 안면도 전체가 안면송과 곰솔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안면송은 2010년 9월 불어 닥친 태풍 곤파스로 7,500여 그루가 뿌리 채 뽑히는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청정지역인 안면도는 솔잎혹파리나 재선충으로부터 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특별히 힘쓰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안면도 소나무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안면도 소나무에 대하여 조금 더 알 수 있는 길도 있습니다. 안면도자연휴양림 안에 있는 산림박물관에 가면 소나무는 물론 숲의 동물들, 목재의 가공 방법, 전통 목가구나 목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거든요.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면 더욱 좋겠죠.

오늘은 소나무 이야기를 꺼냈다 할 말이 많아져 소나무 교육이 돼 버리고 말았네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잖아요. 이제 안면도 오시면 소나무를 잘 보시고 가시기 바랍니다. 나처럼 소나무계의 적폐청산도 하시고요. 적송? 아니죠. 안면송이죠. 육송이죠.

[안면도 뒤안길]은 김학현 목사가 안면도에서 목회하면서 걷고, 만나고, 생각하고, 사진 찍고, 글 지으면서 들려주는 연작 인생 이야기입니다. 안면도의 진면목을 담으려고 애쓸 겁니다. 기대해 주세요.

   
 기지포 숲길에서 기지포해변을 향해 찍은 곰솔의 죽죽 뻗은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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