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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감사할 줄 아는가?
최재석  |  jschoi@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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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년 09월 06일 (수) 22:51:55
최종편집 : 2017년 09월 23일 (토) 05:55:43 [조회수 : 5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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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참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 나는 지금 고혈압 약을 먹고 전립선 비대증 약을 먹고 있다. 임플란트도 다섯 개나 했다. 옛날 같으면 이가 빠져서 합죽이가 되었을 것이다. 지난해에는 산에 오를 때 숨이 차서 병원에 갔더니 관상동맥 세 가닥 중 한 가닥이 막혔다고 했다. 그런데 15분 만에 스텐트 시술을 마치고 바로 집으로 왔다. 옛날 같으면 결국 심장동맥이 온통 막혀서 협심증으로 죽었을 것이다. 이 좋은 세상에 살게 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노인이 이 좋은 세상에 얼마 살지 못하고 죽게 되었으니 한스럽다고 말했단다. 그분의 말대로 우리는 좋은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우리가 100세 시대를 맞았다고 하는 것은 모든 삶의 여건이 전에 비해서 아주 좋아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먹을 것이 없어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 오히려 많은 사람이 영양 과잉으로 인해서 다이어트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건강을 위해서 좋은 음식을 골라 먹고 열심히 운동하면서 삶의 여유를 갖게 되었다. 의술이 발달해서 옛날 같으면 왜 아픈지도 모를 혈압, 당뇨, 암 등을 예방하고 치료하면서 오래 살게 되었으니 참 감사한 일이다.

우리는 참으로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다. 자동차, 기차, 비행기를 이용해서 신속하고 편하게 이동하는가 하면, 통신수단이 발달해서 길을 가다가도 스마트폰으로 통화할 수 있다. 사무를 처리할 때는 문서를 일일이 손으로 써서 작성하지 않고 컴퓨터로 작성하고 작성한 것을 저장하거나 전송한다. 알고 싶은 것을 네이버 박사에게 물으면 척척 답해주기도 한다. 옛날에 비하면 참 좋은 세상이다.

이렇게 좋은 세상에 산다는 깨달음은 지금의 삶을 어려움을 겪었던 시절의 삶과 비교했을 때 가능하다. 그런 비교가 없으면 우리가 지금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없다. 풍요로운 환경에서 태어난 젊은이들은 그들이 지금 얼마나 좋은 세상에 살고 있는지 감을 잡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이 누리는 풍요롭고 편리한 삶에 대해서 감사할 줄을 모른다. 우리가 항상 이렇게 잘 산 것으로 안다면, 지금 잘 사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감사할 수 있겠는가?

박경리의 『토지』를 읽어보면 일제강점기의 우리의 삶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알 수 있다. 지주들 밑에서 논밭을 부치는 농민들은 입에 풀칠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남녀 차별이 아주 심해서 여자는 사람의 대접을 받지 못했다. 여자는 일하는 종이거나 아이를 낳는 도구에 불과했다. 여자가 결혼하면 처녀 때의 이름 대신 자녀의 이름을 따서 ‘귀남이네,’ ‘임이네’ 혹은 출신지의 이름을 따서 ‘남원댁’이라고 불렀다. 이렇게 여자들에게는 이름도 없었다.

그뿐 아니라 양반과 상민의 계층 구별이 분명했고, 양반집에서는 종을 부렸고, 백정이나 갖바치는 종보다도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다. 양반들은 아랫것들과 상종하지 않았기 때문에 양반과 상민, 상민과 종은 결혼하지 않았다. 그런 사회에서 상민이 관직에 오른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조선시대로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면, 왕의 특별한 배려로 상민이 주요 관직에 오르는 경우 그것은 엄청난 스캔들이었다. 지금은 그런 엄격한 차별이 없으니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빼앗긴 조선인들은 나라 없는 울분을 삼키며 살았다. 일본인 순사들 그리고 일본인 앞잡이 노릇을 하는 조선인들의 횡포를 견뎌야 했다. 나라를 빼앗긴 한을 품고 여기저기서 독립운동 단체들이 나라를 되찾으려고 애썼지만 그 성과는 미미하고 희생은 엄청났다. 일본은 동경 대지진 때 피지배 민족인 조선인들에게 죄를 뒤집어 씌워서 그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했다. 그리고 식량이나 물자를 빼앗아 갔을 뿐 아니라 남자들을 탄광이나 전장으로 내몰고 처녀들을 정신대원으로 끌어갔다.

이렇게 빈부의 격차, 남녀의 차별, 계층의 차이가 심했던 시절 그리고 나라를 빼앗겨서 착취당했던 불행한 시절에 비하면 지금 우리는 아주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는 지금 열심히 노력하면 서민이라도 갑부가 될 수 있는 세상, 남녀의 차별이 없고 계층의 차이가 없는 사회, 자유롭게 우리 손으로 지도자들을 선출하는 내 나라에 살고 있다.

아직도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있고, 남녀가 직장에서 차별받고, 금수저 흙수저의 차이가 있고, 정치에 대해서 불만이 많지만, 옛날에 비하면 우리는 지금 참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감사할 줄 모르고 불평만 하는 사람은 행복하지 못하다.

지금 가난을 한탄하고, 취업에 시달리고, 직장에서 좌절감을 느끼는 젊은이들에게, 그리고 남녀차별로 인해서 불만이 많은 여성들에게 『토지』를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그 작품의 인물들이 겪는 고통을 지켜보면서 자기들이 참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이 든 사람들이 이 작품을 읽으면, 그들이 옛날에 겪었던 일을 회상하면서 지금 아주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사회적 여건의 개선을 위해서 꾸준히 노력해야겠지만, 좋아진 세상을 인정하고 감사하는 것도 중요하다. 감사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고난의 때를 기억하는 사람은 오늘의 삶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유대인들은 그들의 조상들을 바로의 지배로부터 해방시켜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유월절을 지키고 있다. 우리 역시 우리를 일제강점으로부터 해방시켜주시고, 6·25의 비극으로부터 구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질병으로 절망에 빠져 있던 우리를 그 절망의 구렁텅이로부터 이끌어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게 된다. 그리고 허리가 휘도록 일하면서 지금의 우리를 만들어주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이번 추석에 꼭 찾아뵈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고생스러웠던 옛날을 기억하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감사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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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나비 (221.167.226.172)
2017-09-10 03:37:23
평생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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