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세계교회와 함께하는 한반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 예배’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2017년의 여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회가 8월 13일 오후 전농감리교회(이광섭 목사)에서 ‘2017 세계교회와 함께하는 한반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 예배’를 드리며 한반도 평화를 기원했다.

오늘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온 세계교회가 함께 기도하는 날이기도 하다. 지난 2013년 WCC 부산총회에서 한반도평화통일공동기도주일을 전 세계교회가 지키기로 결의한 바 있다. WCC와 WCRC는 올해도 2주전에 전 세계교회에 기도문과 예배문을 보내 공동기도주일을 성수해 달라는 요청을 한 바 있다.

예배시간이 되자 유년에서 노년에 이르는 세대들이 분단의 아픔이 평화와 통일로 치유되기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남측과 북측의 성경 각각 한 권씩, 한 몸 십자가, 비무장지대의 흙과 물 등 화해와 통일의 상징물을 들고 입장해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예배에서 평화통일을 기원하며 ”오소서 오소서 평화의 임금 우리가 한 몸 이루게 하소서“라는 가사의 찬송을 부르고 “더 이상 전쟁을 배우지 않아도 되는 땅, 한반도가 다시 하나가 된 땅, 그 땅으로 가는 길을 보여주시고 그 길로 가는 모든 걸음을 걸어갈 힘을 달라”는 기원을 올렸다.

또, 이산가족을 위하여(한국염 목사-교회협 부회장), 전쟁연습중지와 군비축소를 위하여(박은진 청년-EYCK회장), 민족의 화해를 위하여(김택희 이사장-성공회 TOPIC),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하여(강성철 청년-EYCK 부회장) 특별한 기도를 드리는 시간을 가졌다.

남북공동기도주일 예배의 설교를 전한 권오륜 목사(기장 총회장)는 “전쟁을 연상 시키는 말들을 막 쏟아져 나오는 위기의 때에 기도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며 평화를 위하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이럴 때 일수록 화해 평화 통일의 길로 나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권오륜 목사는 “화염과 분노, 궤멸 등의 말은 그리스도인들이 할 말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오히려 “인내심을 가지고 가까이 가야하고 용납하며 대화를 위해 헌실 할 때 전쟁이 멈추고 평화가 정착 할 것”이라며 “주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이 민족들로 하나되게 하는 말씀을 붙잡고 우리는 평화를 도모하고 서로 돕는 일에 헌신하자.”고 강조했다.

▲ 2017 한반도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문 교독 - 김종선 사관(구세군)

남과 북, 그리고 전 세계 교회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한 목소리 기도

이날 예배에서 참석자들은 남과 북의 교회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공동으로 채택한 기도문을 함께 교독했다. (아래 ‘공동기도주일 기도문’ 전문 참조)

기도문에서 남북교회는 “이 민족의 역사에 거룩하신 두 손으로 개입하셔서 뜨거운 마음으로 통일을 소망하게 하시고, 서로 협력함으로 희망의 땀을 흘리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남북교회는 또 “외세와의 군사훈련이 필요치 않은 금수강산, 이웃 강대국들에게 간섭과 부림을 받지 않는 새 세상”을 기원하며 “하루속히 소통의 문이 열리게 하시고, 공동번영을 위해 어깨동무하게 하시며, 허심탄회하게 남과 북/북과 남이 만나 이 땅에서 화해와 포용의 역사를 새롭게 열어가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오늘 전 세계교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조선그리스도교련맹 중앙위원회가 공동으로 작성한 이 ‘2017년 8.15 평화통일 남북/북남 공동기도주일 기도문’으로 함께 기도한다.

▲ 서광선 박사(이화여대 명예교수)의 간증

아버지의 복수는 이 땅의 민주화와 통일로

오늘 예배에 앞서 서광선 목사(이화여대 명예교수. 87세)가 인민군에게 아버지를 잃은 경험을 통해 얻게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나라사랑에 대해 간증하여 감동을 주었다.

북한이 고향인 서광선 목사는 19살에 6.25동란이 발발하자 인민군으로 끌려갈 뻔 했으나 신체검사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입대를 거부당하며 목숨을 유지했다. 대신 동생이 인민군에게 끌려가 지금까지 생사를 알수 없게 됐다. 서목사에게 비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버지에게 찾아왔다. 일제 강점기때 신사참배를 거부해 고난을 당했던 아버지가 전쟁통에 인민군에게 끌려가 학살당한 것이다.

서목사는 자신이 전쟁에 끌려가지 않은 것을 ‘하나님이 살려 주신 것’이라고 믿지만 아버지의 ‘복수’를 생각하고 1.4후퇴 때 기차를 타고 월남해 부산에서 해군에 입대했다. 그러다 어떤 이유에서 미국엘 갔고, 미 해군 동료의 권유로 신학을 공부하게 됐다.

서목사 유학 당시는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흑인 인권 운동을 하던 때고, 본회퍼 목사의 책을 읽으며 기독교인의 삶에 대해 고민하던 때였다고 한다. 이들의 영향속에서 서목사는 아버지에 대한 진정한 복수는 평화를 심는 것이라고 믿어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한국 민주화와 평화를 위해 일했다.

서목사는 “반공하는 길은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는 것”이라며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 북한 동포를 위하고, 통일을 위한 길이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 예배에 앞서 인사하는 NCCK 김영주 총무

교회협, 문재인 대통령에 '남북대화 촉구 긴급서신'

한편 교회협 화해통일위원회는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대화를 촉구하는 긴급서신’을 발송했다.

김영주 NCCK총무와 화통위 나핵집 위원장 공동명의로 보낸 서신에서 교회협은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으며, 우리 땅에서 전쟁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국민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의 생사 여부가 미국과 북한의 도발에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회협은 “조건 없는 남북대화에 신속하게 나서 주셔서 이를 통해 신냉전이라 할 수밖에 없는 동북아 상황을 남과 북이 자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요청하고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대화의 문을 열기 위하여 긴급하게 대북특사를 파견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 달라”고 덧붙였다. (아래 ‘남북대화를 촉구하는 긴급서신’ 전문 참조)

▲ 예배전 행사 사회 - 신승민 국장(교회협)

▲ 평화의 노래 - 플루메리아

▲ 한 몸 십자가, 비무장지대의 흙과 물, 남측 성경, 북측 성경이 단위에 놓여 있다

▲ 2017 한반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 예배의 사회 - 윤정미 총무(기감전국여교역자회 총무)     ▲ 이산가족을 위한 기도 - 한국염 목사(교회협 부회장)

▲ 전쟁연습중지와 군비축소를 위한 기도 - 박은진 청년(EYCK회장)     ▲ 민족의 화해를 위한 기도 - 김택희 이사장(성공회 TOPIC),     ▲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한 기도 - 강성철 청년(EYCK 부회장)

▲ 성경봉독 - 심유경 간사(한국 YMCA전국연맹)     ▲ 특별찬양 - 전농교회 성가대     ▲ 설교 - 권오륜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우리는 평화를 도모하고 서로 도움이 되는 일을 추구합시다"

▲ 기도문 교독 - 김종선 사관(한국 구세군)

▲ 봉헌     ▲ 봉헌기도 - 김혜숙 목사(예장여교역자전국연합회 사무총장)

▲ 파송사 - 나핵집 목사(교회협 화해통일위원회 위원장)     ▲ 축도 - 조성암 대주교(교회협 회장, 한국정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