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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엄마
조진호  |  jino-j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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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년 08월 09일 (수) 22:56:27
최종편집 : 2017년 08월 09일 (수) 22:57:21 [조회수 : 7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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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엄마 / Maman La Plus Belle Du Monde

 사랑하는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벌써 8년이 되었습니다. 어느덧 8월 초가 되면 그 쓰라린 기억에 몸이 먼저 반응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몸살감기가 찾아왔습니다. 그해 여름 제주도는 유난히 더웠고 습했습니다. 1남 1녀를 낳고 정부 시책에 따라 했던 불임 수술을 뚫고 태어난 막내를 어머니는 하나님의 선물로 여기셨고 깊이 사랑하셨으며 일찍이 하나님의 종으로 서원하셨습니다. 어머니는 열렬한 신자는 아니셨지만 당신의 삶을 통해 단순하며 기쁘고 진실한 신앙을 몸소 가르쳐주셨고 늘 찬송을 흥얼거리며 부르셨습니다. 언제나 가만히 계시지 못하고 생산적인 일을 하셨습니다. 세상에 우리 어머니를 싫어할 사람은 없을 거라고 사람들은 제게 자주 말했습니다. 강원도 시골에서도 음악을 배울 수 있게 하셨고 도시에 나와서는 시장에서 생선 장사를 하시며 성악레슨을 받게 해 주셨습니다.

 그런 어머니셨습니다. 모든 것이 무너졌고 견딜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그 죽음을 가지고 의료사고를 낸 병원 측과 대립하는 것은 우주의 무게와도 같은 운명의 무게를 안아내지 못하고 동떨어져 사건화 시키는 것 같아 그 자체로 크나큰 자괴감을 들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아픔을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리고 수근 거리는 사람들로 인해 그 과정도 상당히 괴로웠습니다.

 그 모든 잊고 싶은 기억들을 저는 여름이라는 것에 흡착시켜버렸습니다. 제주도는 제게 슬픔의 섬이 되어버렸고 여름은 기피의 계절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후로 노래를 한다는 것에 대한 동력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깨달았습니다. 인간의 음악행위의 원동력이 애기 때 들었던 엄마의 자장가에 대한 보답으로, 그의 나이가 몇 살이건 간에 한 아이로써 엄마 앞에서 노래한다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그 원동력이 사라지게 되자 저는 점점 노래하는 힘을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점점 노래하는 행위 보다 음악을 듣고, 음악에 대해 쓰고, 합창을 지휘하며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으로 음악에 대한 사랑을 표출하게 되었지요.

 그렇게 노래에 대한 열정이 식어지고 공식적으로도 성악가의 길을 떠나 목사가 되었지만 제게는 언젠가 근사한 홀에서 리사이틀을 열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인간적 성취나 노래에 대한 미련 때문은 아닙니다. 저와 엄마를 아는 분들을 모셔 놓고 꼭 불러 드리고 싶은 한 곡의 노래가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프로그램이 끝나고 엄마에 대한 사랑과 감사를 전한 뒤에 마지막 앙코르 곡으로 이 곡을 부르고 싶습니다. 어쩌면 그 독창회는 이 마지막 앙코르를 위한 음악회라 할 수 있겠네요.

 우리가 아는 엄마에 관한 노래는 왜 그렇게 한 결 같이 슬프고 한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누구나 할 것 없이 고생하며 가정을 일구고 자식들을 키워 오신 우리 엄마들, 그분들에 대한 죄송함과 미안한 마음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과연 우리의 엄마들이 당신들을 떠올리며 후회하고 미안해하며 울먹이는 우리의 모습을 좋아할까 생각해 봅니다. 오히려 반대로, 그저 행복에 겨운 어릴 적 그 아이의 모습으로 엄마 앞에서 흥겹고 씩씩한 노래 부르는 모습을 더 좋아할 것 같습니다. 또한 우리의 엄마들은 당신네들이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느라 손발이 다 닳은’ 그 모습으로 기억되기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엄마’의 모습으로 기억되기를 원할 것입니다.

 루이스 마리아노의 노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엄마’는 저로 하여금 그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엄마에 대한 미안함과 터무니없는 이별에 대한 한스러움 보다 엄마의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떠올리게 해 주었습니다. 그렇다고 엄마를 잃은 그 슬픔과 아픔을 외면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누구든 그의 엄마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이라면  이 곡의 가사를 깊이 음미한 가운데 루이스 마리아노의 노래를 들으면 아름다운 미소 가운데 흐르는 맑은 감동의 눈물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이 노래는 벨기에 영화 ‘제 8요일’에도 쓰였습니다. 영화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에는 이곡이 끝날 때 아가의 웃음소리가 삽입됩니다. 아마 이 노래의 한 구절 “그래요, 엄마에겐, 이 나이에도 불구하고 저는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착한 꼬마지요”를 그렇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 나도는 번역으로는 이 노래를 제대로 만끽할 수 없을 것 같아 제가 다시 번역해 보았습니다.

 특히 1절 가사가 너무 재미있습니다. 엄마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칭찬하면서 엄마도 내가 어릴 적에 나에게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지 않았느냐며 위트 있게 넘어가는 부분은 우리 모두를 미소 짓게 합니다. 2절입니다.  노래를 하고 있는 주인공도 엄마 품을 떠나 많은 삶의 풍랑과 실패를 겪었겠지요. 아니면 어느 새 누군가의 엄마 혹은 아빠가 되어 쉽지만은 않은 삶을 꾸려 나가고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엄마 앞에서 그 모든 일들을 ‘수많은 여행’과 ‘여러 풍경’으로 표현합니다. 엄마 앞에서 아픔을 숨기고 자랑스러운 아이가 되고만 싶은 우리의 마음과 꼭 닮았습니다.

 마지막 가사에서 감미롭기만 하던 목소리가 꽉 찬 테너의 목소리로 바뀌면서 ‘Et lorsque tout s'effondre autour de moi, Maman toi tu es là /모든 것이 내 주위에서 무너질 때에도, 엄마, 엄마는 바로 여기에 있네요.’ 라고 부르는 부분은 사람들에게 상처 입고 세상의 쓴 맛을 본 모든 이들의 마음을 후벼 파는 가사가 가 아닐까 싶습니다.  역사상의 어떤 성악가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고 어떤 대중 가수보다 표현력이 뛰어난 루이스 마리아노의 노래는 성악과 대중음악이 본래 하나였음을 깨우쳐 줍니다. 그리고 이 노래 덕에 저는 여전히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착한 꼬마’이고 싶어지고 여전히 노래에 대한 동력을 품고 살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엄마를 마음에 품은 채 또다시 수많은 여행과 여러 풍경을 만나며 오늘을 살아갑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엄마


엄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엄마에요
주위의 그 어떤 여인도 엄마보다 더 예쁘지는 않아요
엄마도 말씀하셨잖아요. 천국의 천사 얼굴도
나에 비하면 이상하게 생겼다고 말이에요

수많은 여행에서 나는 여러 풍경들을 보았어요
하지만 그 무엇도 엄마의 은빛 머릿결에 비길 수는 없었어요.
그건 바로 엄마예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요.
엄마 팔이 내 팔을 감싸줄 때면 난 한없이 기뻐하지요

엄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엄마에요
그토록 커다란 사랑이 당신의 어여쁜 눈물 가득 고여 있으니까요
그래요, 엄마에겐, 이 나이에도 불구하고
저는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착한 꼬마지요

저는 꿈을 꾸었어요. 사람들이 저를 한 없이 사랑하는 꿈을요.
하지만 그 꿈에서 깨어나면 엄마만이 늘 내 곁에 남아 있었답니다.

엄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엄마에요
모든 것이 내 주위에서 무너질 때에도
엄마, 엄마는 바로 여기에 있네요.


*음악듣기 :루이스 마리아노(Luis Mariano)  ‘Maman La Plus Belle Du Monde’
https://youtu.be/-l9ftEbWN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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