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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평범성가물어 메말은 영혼을 바라보며
이강무  |  lkmlh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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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년 07월 10일 (월) 10:37:20
최종편집 : 2017년 07월 10일 (월) 10:43:04 [조회수 : 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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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은 독일의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1963년 저작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다. 홀로코스트와 같은 역사 속 악행은, 광신자나 반사회성 인격장애자들이 아니라, 국가에 순응하며 자신들의 행동을 보통이라고 여기게 되는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행해진다고 아렌트는 주장했다.

   
▲ 히말라야 산군(해발 3-4천미터), 랑탕계곡, 티베트 난민 치유선교

수십만의 유대인을 학살한 아이히만과 관련, 에리히 프롬(Erich Fromm, 1900~1980)은 '관료주의적 인간'의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는 "아이히만은 관료의 극단적인 본보기였다. 아이히만은 수십만의 유대인들을 미워했기 때문에 그들을 죽였던 것이 아니다"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는 누구를 미워하지도 사랑하지도 않았다. 아이히만은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 것이다'. 유대인들을 죽일 때 그는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그는 그들을 독일로부터 단지 신속히 이주시키는 책임을 맡았을 때도 똑같이 의무에 충실했을 뿐이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을 준수하는 것이었다. 그는 규칙을 어겼을 때에만 죄의식을 느꼈다. 그는 단지 두 가지 경우에만, 즉 어릴 때 게으름 피웠던 것과 공습 때 대피하라는 명령을 어겼던 것에 대해서만 죄의식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아이히만의 죄는 '생각하지 않은 죄'였습니다. 아이히만은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 즉 기술적인 일만 성실히 수행했습니다.

지난 7월 3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블랙리스트 작성을 기획·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징역 7년,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습니다. 이들은 정부와 견해를 달리하는 문화예술인이나 관련 단체 등을 분류해놓은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특정 인물과 단체에 대한 정부 지원을 중단하도록 지시하거나 실행한 혐의가 있습니다. 특검은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도 전혀 모른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서 마땅히 중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의 행위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반유대인 입장에서 유대인의 학살을 주도한 히틀러처럼 자기생각과 다른 자에게 불공정한 처우를 받게 한 것이므로 현대판 유대인 학살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 한나 아렌트와 에리히 프롬의 심리적 분석으로 생각해 보면, 이들 역시 아무런 생각 없이 관료주의적 효율성을 이루기 위하여 맡은 일을 성실히 수행하였을 뿐입니다. 어느 한 개인을 인간적으로 미워하여 그러한 일을 저질은 것이 아니고 관료로서 지엄한 상부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지요. 김기춘 실장은 그렇다 치고 조윤선 전장관의 입장에서는 더더구나 연약한 여인으로서 어쩔 수 없이 상부의 지시를 지켜야만 했던 그리고 끝까지 아니라고 거짓말로 충성을 해야만 했던 한 여인의 연약한 모습을 보며 같은 연약한 인간으로서 연민의 정을 느끼게도 됩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 예수님은 어떻게 하셨나요? 단호히 거절하셨지요. 조금도 불의에 굴하지 않고, 강요와 설득에도 끝까지 절개를 지켜 악에 대항하여 아무 죄도 없지만 고통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피와 땀을 흘리며 골고다 언덕을 오르셨던 우리 주님이야말로 베드로의 고백처럼 ‘하나님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감히 그 길을 갈 수 있었습니다.

텔레비전 뉴스에서 살인범이 사람을 죽이고도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게임방에서 게임을 하다 붙잡혔다는 보도가 나오는군요. 악을 행하고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악의 평범성에 무뎌져 가는 사회에서, 얼마만큼이나 악에 대항하여 진리와 정의를 지켜내며 예수님처럼 살고 있는 가를 자문해 봅니다. 하도 많은 험악한 뉴스를 접하다보니 이제는 대형 사고가 터지고 누가 누굴 죽였다고 해도 그런가보다 하며 아무런 감정 없이 영화 보듯 뉴스를 시청하는 내 모습에 스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도 어느 듯 악의 평범성에 물들어 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남들에게는 목사이며 선교사로 불리면서 내 영혼 역시 여전히 가물어 메말라가고 있으니 이 불쌍한 영혼을 어찌하면 좋으리오. 그래도 내가 예배할 교회가 있고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성경이 있으니 다시 희망을 가져봅니다.

 

<마16:16>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 간단한 찰과상도 바로 치료하지 못해 다리를 절단해야 할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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