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또 6월이다. 6월 하면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6.25부터 떠오른다. 6.25는 전쟁을 경험한 세대든 그렇지 않은 세대든 건널 수밖에 없는 고통의 강이다. 한바탕 시름시름 앓고 나야 6월이 간다. 그리고 6.25에 대한 아픔도 잠깐 아문다. 그저 잠깐일 뿐이다. 다시 다음해 넌지시 6.25는 우리 곁으로 와 몸살을 안긴다.

‘전쟁’이란 단어는 없었으면 하는 단어 중 으뜸이다. 그런데도 왜 인류는 끊임없이 전쟁을 할까. 쳐들어오는 적을 막기 위해. 맞는 말인데 어패가 있다. 적이 없어지면 전쟁이 없어질까. 이론적으로는 그런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 슬픈 말이지만 적을 만들어 전쟁을 할 것이다. 그럼 인류는 호전적인 게 본성인가. 어쩜 그럴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시끄럽다. 전 정부는 사드를 배치하여 북한의 핵무기를 방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 정부는 국민의 합의 하에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북한보다 중국이 더 난리다. 사드는 북한이 아니라 자신들을 노린다는 생각에서다.

핵무기를 방어하는 무기, 방어용 무기는 선일까. 대부분의 나라가 무기경쟁을 하는 이유가 동일하다. 자기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다. 남의 나라를 치기 위해 무기를 생산하는 나라는 없다. 북한도 미국에 맞서기 위해 핵무기를 만든다고 말한다. 이쯤 되면 그게 공격용이든 방어용이든 무기 자체가 문제다.

무기가 없는 나라, 더 나아가 군대가 없는 나라, 진정한 평화는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전쟁’이란 단어를 없애기 위해서는 무기를 열심히 만드는 게 아니고 만든 무기를 모두 폐기하는 것이다. 칼을 가지고 보습을 만드는 것이다.

이리 쉬운 문제를 누가 모를까. 그런데 이 방정식을 풀 줄 아는 나라는 유엔 회원국 139개국 중 26개 나라밖에 없다. 세계에서 26개국에 군대가 없다. 그러나 어느 나라의 침입도 안 받고 잘 살고 있다. 그 대표적인 나라인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말한다.

"군대가 있으니까 도리어 전쟁 위험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군대를 먼저 없애는 것이 전쟁을 막고 나라를 지키는 지름길이랍니다."<군대 없는 나라, 전쟁 없는 세상> 중에서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공공연히 ‘트랙터가 탱크보다 낫다’고 말한다. 성경에도 전쟁을 없애고 평화가 도래할 것을 이렇게 말씀하신다.

"무리가 그들의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들의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 아니하리라."(이사야 2장 4절)

1973년 노벨의학상 수상자인 콘라트 로렌츠 박사는 ‘전쟁에서는 개인이 살인을 하는 게 아니라 집단이 살인을 한다’고 말했다. 전쟁은 집단 살인의 다른 이름이다. 전쟁을 통해 사람을 죽이고도 가책을 받지 않는 유일한 집단 체면이 바로 전쟁에서 일어난다.

6.25를 또 맞고 보내며,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평화지향’이 정답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무기를 만들자고 할 게 아니다. 전쟁을 하자고 할 게 아니다. ‘마귀’ 운운하며 전쟁론을 불사르는 의지보다 그리스도의 평화의 복음을 말해야 한다.

▲ 김학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