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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와 투명한 선진 사회나는 정의를 측량줄로 삼고 공의를 저울추로 삼으니
김홍섭  |  ihom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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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년 06월 21일 (수) 10:43:22
최종편집 : 2017년 06월 23일 (금) 00:03:58 [조회수 : 8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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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의 여신상

성경의 가르침에서 공정과 정의는 중요한 핵심이다. “오직 온전하고 공정한 저울추를 두며 온전하고 공정한 되를 둘 것이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에서 네 날이 길리라”(신명기 25:15)라고 공정한 기준과 정책의 틀이 중요함을 제시한다.

우리나라는 대기업과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심하다고 지적되고 있다. 우리는 짧은 기간 안에 외형적 성장에만 치중한 탓에 사회에 온존하는 빈부격차와 양극화 심화의 부작용이 사회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 위주의 불공정한 기업생태계는 향후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큰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

우리나라의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산업구조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대기업의 횡포가 여러 번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였다. 몇 년 전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과 같은 일이 다른 나라에서일어났다면 우리와는 양상이 달랐을 것이다. 최고경영자(CEO) 자가 바뀌고, 예약 취소 사태가 속출하고 주가도 폭락했을 것이나, 사건 이후 대한항공 주가는 오히려 올랐다.

시장은 유가 하락으로 인한 이익이 ‘땅콩회항’ 사건의 파장을 상쇄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한 단면이라고 볼 수 있다. 한번 1등이 되면 아무리 큰 실수를 해도 1등이 쉽게 유지되는,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는 기형적 산업구조이기에 가능하다.

유가 인상이나 다른 요인에 의해 제품의 단가가 인상되면 많은 경우 그 인상부분을 하청업체인 중소기업이 담당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대기업들은 수직적 계열화와 수평적 연계를 통해 강고한 카르텔을 형성하여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곤 한다.

우리나라 영화산업을 보면 대기업에서 영화를 기획, 투자, 제작, 배급하고 영화관까지 운영한다. 중소 제작사가 좋은 작품을 만들어도 영화관을 갖고 있는 대기업이나 재벌의 횡포로 상영관을 찾지 못하고 대신 새벽이나 심야상영 후 퇴출돼버리는 경우가 많다. 결국 대기업, 대형 제작사가 계속 1등을 유지하는, 자연적으로 독과점이 지속되는 구조다.

갑(甲)이라는 이유만으로 을(乙)에게 모든 고통을 떠넘기는 경우가 많다. 2006~2013년 대기업 영업이익률을 보면, 삼성전자는 12%에서 14%로, 현대자동차는 3%에서 8%로 상승했다. LG전자는 3% 정도를 유지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서도 영업이익이 크게 올랐거나 현상유지 정도는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청업체나 협력업체는 반대의 상황이다. 삼성전자 협력업체는 10%→4%, 현대차 협력업체는 6%→3%, LG전자 협력업체는 8%→4%로 반 토막이 났다. 열심히 일한 결과 이익이 나면 공정한 분배가 이뤄져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의 상황과 선진국과는 사뭇 다르다. 미국의 경우 시장 독과점에 따른 소비자 피해와 산업 발전 저해를 우려해 파라마운트사는 1948년 정부의 제소로 ‘보유한 영화관을 모두 매각하라’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그 후 미국은 영화제작사가 영화관을 소유하는 일이 없어졌다.

대기업의 이 같은 수직계열화 문제는 우리 산업 전반에 걸쳐 공정한 경쟁과 경제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중소 벤처기업이 유망한 기술을 탈법적으로 빼앗는 일이 잦다. 우리 대기업은 좋은 기술력의 벤처회사를 보면, 인수하기보다는 핵심 기술인력만 빼간다. 중소기업에서 힘들게 키운 유능한 인력을 월급 두 배 주면서 빼앗아가는 것이다.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작은 회사는 그대로 무너지고, 대기업은 시행착오나 투자비용 없이 기술과 인력을 손쉽게 확보한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갈등해소를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치열한 경쟁,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는 시장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 개혁이 필수적이다. 공정위는 경제부처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싸워야 하는, 준(準)사법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공정한 정책시행을 위해 독일 통일 후 경제부처들이 베를린으로 옮겼을 때, 공정위는 본으로 이전했다. 같은 도시에 있다 보면 경제부처와 공정위 직원들이 자주 마주치게 될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친숙해지면 본연의 역할을 하기 힘들 수 있다 본 것이다. 미래 유착 가능성과 개연성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독일인의 결단은 중요하다.

성경은 “나는 정의를 측량줄로 삼고 공의를 저울추로 삼으니 우박이 거짓의 피난처를 소탕하며 물이 그 숨는 곳에 넘칠 것인즉 ”(이사야 28:17) 이라고 말씀하신다. 공의롭지 않는 제도나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 기득권은 그것을 유지하려한다. 그래서 개혁이 필요하고 또 혁명보다 어려운 것이다.

새로운 정부의 출범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새로운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 경제와 사회의 불공정이 해소되고 공정하고 정직한 거래와 경쟁 문화가 정착되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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