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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극빈방문 귀국기
지성수  |  sydneytax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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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년 06월 18일 (일) 17:53:07
최종편집 : 2017년 10월 20일 (금) 00:33:28 [조회수 :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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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이 되어 해외 독립운동을 하던 사람이 벅찬 희망을 앉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심정만큼은 아니지만 밝은 희망을 가지고 정권이 바뀐 새나라에 입국했다.

한국에 있을 때 나는 교단 안에서 항상 미운 오리새끼이었다. 어린 시절 아무 것도 모르고 다녔던 보수적인 교단은 나에게는 문둥병처럼 天刑(천형)같은 것이었다. 교단 안에서 유일하게 빈민 운동과 민주화 운동 하던 나에게 교단은 “동냥을 못해줄 망정 쪽박이나 깨지 않으면 좋은” 존재이었다.

빈민운동을 하는 동안 나는 일반 목회자들은 만날 일이 전혀 없었고 심지어는 신학교 동기생들 모임조차 거의 나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목회자들이 내가 하는 일들에 대해서 수상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구약 사무엘서에 다윗이 불우했던 시절에 아돌람의 굴로 피해 있을 때 억눌린 사람, 빚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 불평을 품은 사람들이 다윗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처럼 내가 교단에서 소외되어 있다 보니 신학대학을 나오고도 자의든 타의든 목회를 하지 않는 후배들이 찾아왔다. 그래서 내 주변은 비정규 신대 출신들이 모여들었다.

선 후배가 연결이 되어 있는 장로교, 감리교 출신에 비하여 유일한 존재인 성결교 목사인 나는 기독교 운동권에서도 외로운 존재였다. 더군다나 나이 보다 젊어 보이는 얼굴 때문에 나와 선후배 관계가 없는 타 교단의 30대 목회자들도 40대의 나를 지나치게 허물없게 대했다.

이렇게 고군분투해야 하는 내 입장을 잘 이해를 해 준 이는 고 허 병섭 목사님이었다. 한 번은 소수의 진보적 목회자들이 비장한 결의를 해서 '군부독제 타도를 위한 목회자 삭발 단식 기도회'를 하기 위해서 모였다. 주변에는 교인들이 아니라 전투 경찰 1개 중대가 호위를 해주는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삭발을 했었다. 엄숙을 넘어서 침통하게 한 사람 한 사람 차례로 삭발을 하는데 내 차례가 다가올수록 나는 고민에 빠졌다. 단식은 소문 안 나게 나 혼자 하면 되지만 융통성 있는 감리교 장로교 소속 목회자들과 달리 꽉 막힌 보수교단 출신인 나로서는 밖으로 드러나는 삭발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미운 오리 새끼인 내가 삭발까지 하면 더욱 씹을 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마음속으로 갈등을 하면서 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허 목사님이 "아무래도 지 목사는 안 깎는 것이 좋겠다. "라고 정리를 해 주었다.

또 한 사람 내 처지를 잘 이해해 준 사람이 동년배인 박종열 목사이었다. 요즘 육질이 변해도 저렇게 변할 수 있는가를 의심하게 만들어주는 서경석 목사, 성공회대의 권진관 교수, 감리교의 걸작 이상윤 목사와 박종열 목사와 내가 한 달에 한 번씩 모이는 모임이 있었다. 한 번은 모임에서 박종열 목사가 뜬금없이  “기독교 운동권의 재야인사이신 지성수 목사 한 말씀 하셔야지!”라고 해서 다같이 웃었다. 그러나 박 목사의 말은 당시 내 위치를 정확하게 규정지어준 말이어서 평생 기억에 남았다.

 

목사로서 평생 갓길로 걸었지만 항상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그것은 진정한 신앙공동체를 만드는 일이었다. 그래서 지난 해 1월에 시작한 ‘침묵의 길’이라는 모임을 시작했다. 모임의 방법이 침묵이기 때문에 조용하기만 하면 아무 곳에도 상관이 없고 특별한 인도자도 필요 없기 때문에 내가 한국에 없어도 지속될 수 있었다. 입을 다물고 하나님의 음성과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오직 하나님과 구성원 상호간의 관계만이 중요할 뿐이다.  공동체적인 삶을 추구하기 때문에 여건이 안되어 함께 살지는 못하지만 많은 것을 나누려고 노력한다. 원가가 전혀 들지 않고 부가가치가 높은 신앙생활을 지향한다. 모임은 어떤 형식에도 매이지 않고 누구나 돌아가면서 모임을 인도한다. 모임에 목사가 3 사람이나 되지만 청년이 인도해도 아무런 어색함이 없다. 모든 종교로부터 '참 자유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어떤 형식도 권위도 없다.

심지어는 성경도 읽지 않는다. 침묵조차도 하나의 효과적인 방법일 뿐이지 굳이 고집하지 않는다. 오직 모임의 구성원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와 사랑 외에는 아무런 조건이 없다. 하나님의 뜻을 찾고 내면의 빛을 발견하려 할 뿐이다. 대부분의 경우 모임 끝나고 식사를 하지만 종교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각자가 처해 있는 현실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이번에는 2주간 체류 했기 때문에 2 번 모임에 참가 할 수 있었는데 첫 번째 주는 모일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서대문 구청 옆 산자락에서 가졌다. 두 번째 주는 한 사람이 공장의 구내식당을 개업해서 부평에 있는 식당에서 가졌다.

두 번째 모임에는 정규적으로 참석하는 사람 외에 나를 만나기 위해서 참석한 사람이 3명이나 있어서 원래의 방식인 침묵 보다 대화를 많이 하는 형식으로 했다. 왜냐하면 침묵을 오래 하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힘들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날 모임은 내가 인도했고 '하나님 나라의 판타지'에 대하여 넓고 갚은 대화를 나누었다. '침묵의 길' 모임은 해외에 살고 있기 때문에 항상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늘 마음의 고향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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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덕 (175.193.216.103)
2017-06-20 18:06:11
좋은말씀 자주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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