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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년 시작된, “백만구령운동”의 주체는 기독교를 갓 받아들인 평신도 전도자들이었다. 1만2천날 연보를 드렸고, 70만부의 마가복음을 인쇄하여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이들의 헌신을 통해, 농촌계몽, 보통교육, 여권 신장, 교회의 자치권 확보, 독립운동의 구심점이 되어 조선 사회를 살리는 자주적 교회의 초석을 놓았다. 1919년 만세 사건의 주체가 되었고, 1930년 남북감리교회가 연합할 때, 조선인들이 22개 지방 가운데 21개 지방의 감리사를 맡았다. 엡웻 청년회를 중심으로 독립 운동의 구심과 사회적 지도자들은 대부분 감리교 청장년들이었다. 목숨을 건 이들의 헌신을 통해 오늘 우리 감리교회는 굳건한 뿌리를 내렸다.
2000년 대에 들어서 탄생한 수많은 개척교회들은 대형교회의 출현과 급격한 도시화의 역풍을 고스란히 받았다. 수평이동을 통해 교인을 잃고, 전도의 문이 막힌 교회들은 “미자립교회”라는 원치 않는 이름을 얻었다. 2015년 통계표에 의하면 년 예산 3천만원 미만의 미자립교회가 47%이고, 7천만원 미만이 20%이다. 렌트비나 목회자 사례비도 빠듯하다.
개척교회의 80% 이상이 5년 내에 자립을 이루지 못하고 미자립으로 남는 것은 “후원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못한 채 개척에 임하기 때문이다. 개척학교를 통해 충분히 훈련된 목회자가 배출되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후원 네트워크 역시 필수조건이다. 평신도의 기도 후원과 인적·물적 참여없이는 거의 자립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개척교회에서 힘겹게 전도하여 1-2년 동안 온갖 정성을 쏟아 가르치고 나면, 더 좋은 주일 학교와 더 좋은 환경을 찾아 대형교회로 옮기곤 한다. 과도한 재정 부담뿐 만아니라, 자신들이 하고 있는 신앙생활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저출산문제와 겹쳐서, 감리교회의 80%가 주일학교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청장년회의 경우는 더욱 열악하다. 주일학교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3-40대 중장년층 교인들이 과도한 부담이 있는 “작은 교회”에 오래 머물기 쉽지 않다.
미국의 통계에 의하면 대형교회에서 매해 세례를 베푸는 비율이 개척교회나 소형교회의 비율의 1/2에 미치지 못한다. 새신자 전도나 개종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척교회의 역할이 소중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마치 실핏줄처럼 모든 조직이 살아있게 하는 곳이 바로 작은 교회이다. 개척교회는 계속 세워져야 하고, 세워진 교회는 재정적으로 교육적으로 살아있어 “선교하는 기능”을 다해야 한다. “선교적 교회”로 세워지고, 교회학교나 청년회가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평신도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모두가 쉽게 신앙생활을 하고 싶은 현실에서, 누군가가 분명한 “소명의식”이 있어야 희생하며 참고 인내할 수 있다. 본인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자녀들을 희생해가며 교회학교를 만들고, 키우고, 자립하며, 선교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은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사람을 키운다. 개척교회에서는 일대일 양육이 가능하다. 그래서 개척초기부터 개척에 임하는 목회자와 더불어 교사로 헌신하고, 궂은일을 도맡을 도우미로 헌신하는 팀이 필요하다. 함께 목회하며, 함께 전도하며, 함께 교육하며, 함께 헌신하는 모습을 몸으로 보여주는 팀이 필요하다. 이들의 헌신을 자녀들이 말없이 지켜보고 있다. 훗날 그대로 따라한다. 헌신된 평신도 두 가정만 있다면 교회학교를 1-2년 안에 세울 수 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유년부에서, 초등부로, 중고등부로 옮겨가며 자녀들을 키우는 평신도 부모가 있다면 그 교회는 번듯한 교회학교를 갖게 된다. 자녀들을 제대로 신앙교육을 시키고 싶다면 그 자녀의 부모들이 먼저 헌신해야 한다. 목회자는 그러한 파트너를 먼저 발굴하고 협력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혼자 할 수도 없고, 돈을 주고 모셔 와도 그만한 책임감이 없다. 교회를 세우고 활성화시키는 것은 평신도 파트너를 통해서이다.
루터의 말을 상기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가 사제이다. 내가 서있는 곳, 내가 일하는 곳이 바로 성전이며, 내 직업이 바로 소명이다. 이 소명에 가장 충실하게 응답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교회 안에서 직분을 감당하며, 헌신된 모습을 자녀들에게 각인시키는 일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