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의 작은교회가 현실의 어려움에 주저앉지 않고 힘을 내 전도와 선교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십여 년을 남모르게 도운 손길이 있다. 광림교회 이항노 권사다.

이항노 권사가 처음으로 시골의 작은교회를 돕기 시작한 것은 등산을 하기 전, 해당 산이 위치한 지역의 감리교회를 찾아 새벽기도를 하면서 부터다. 어려운 교회를 그냥 지나치지 못해 차에 있는 옷 보따리를 조심스레 가져다 놓는 것부터 이 권사의 사역은 시작됐다.

같은 산을 오르고, 또 같은 교회에 한 두 차례 새벽기도를 참석하면서 주님 주신 마음으로 연결고리를 갖게 된 이 권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교회학교를 살리기 위한 자신만의 전도후원을 시작했다.

“13명이 모이면 축구공을 줄게요. 어린이 여러분, 친구를 전도해서 13명을 만들고 꼭 연락하세요.”

열 명이 채 되지 않는 시골교회 아이들에게 축구공 선물을 약속하면서 이항노 권사는 전도를 권면했다. 어린 아이들에게 전도에 따른 천국상급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상급으로 기쁨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별다른 장비 없이 너른 땅과 공 하나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축구는 작은 교회가 할 수 있는 좋은 스포츠였다. 게다가 전도를 한 아이나, 전도를 받고 교회에 나온 아이나 축구공을 받을 수 있고, 교회 내에 축구팀이 조직되면 아이들이 축구를 하기 위해서라도 교회에 계속 나오게 되는 전도맞춤형 스포츠라고 이 권사는 판단한 것이다.

또한 11명이 하는 축구지만 혹시라도 힘들거나 다친 아이들을 있을까 하는 염려로 2명의 후보 선수를 포함한 13명을 모으라고 한 이 권사의 말 속에는 한 명이라도 더 전도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이 권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계속해서 교회에 나올 수 있도록 6개월이 지나도록 축구단이 유지되면 유니폼을 지원하고, 1년이 지나게 되면 축구화를 선물해주면서 아이들의 영혼 돌봄을 이어갔다.

이 권사는 “수십 년간 원단사업과 의류사업을 해온 터라 상인들도 많이 알고 있어서 남들보다 유니폼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며 자신이 해온 봉사와 헌신을 축소하려하지만 13명이 모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일면식도 없는 교회를 위해 축구공과 옷가지 등을 기부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터.

이렇게 축구전도를 통해 교회학교가 세워진 곳이 충북 제천의 송계교회와 충주 큰사랑교회, 군산의 행복한교회, 서산 벧엘교회 등 전국에 스무 곳 가까이 된다. 이들 교회 가운데는 각 연회별 감독배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교회도 있고, 축구 전도를 시작으로 교회학교가 커지고 교회가 자립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특별히 광림교회는 이들 교회가 더욱 힘을 낼 수 있도록 축구대회를 개최해 전도의 바람을 크게 키워주는 역할을 감당했다. 축구공 전도뿐만 아니라 이 권사 는 시골의 작은교회에 아이들이 계속 드나들 수 있도록 작은도서관을 만들 수 있는 책을 기증하고 있다.

“많은 성도님들이 자녀들이 읽을 시기가 지난 책들을 기증해주시면 필요한 곳에 책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교회학교 전도에 이어 이항노 권사는 의류를 이용한 장년전도에 나서고 있다. 아내 강신자 권사와 함께 광림교회 ‘따뜻한 집’ 운영봉사를 맡고 있는 이항노 권사는 교인들이 기증한 옷을 팔아 이웃을 돕기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도 하지만, 광림교회의 이름으로 시골교회에 옷을 보내고 있다. “무조건 옷을 보내기보다, 교회가 마을과 소통할 수 있도록 바자회를 열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농번기 때 일복으로 쓸 수 있는 옷가지들과 쓸 만한 중고 옷, 여기에 새 옷까지 더해져 농촌교회에 옷들이 기증하고, 교회가 몇 가지 물품들을 더해 마을과 함께 바자회를 하도록 돕는 것이다. 원단사업을 하면서 한 때는 명동을 주름잡던 시절도 있었지만, 사업에 실패하고 난 뒤 정신적으로 큰 통이 찾아와 치료를 받을만큼 삶의 나락을 경험한 이항노 권사. 주변의 권유로 금식기도원을 찾은 어느 날 눈 속에 파묻혀 죽을 뻔한 자신을 죽게 버려두지 않으시고 살려내신 하나님, 우산을 쓰고 산길을 내려오던 어느 날 전신에 벼락이 관통해 우산이 녹아내리고 신발 밑창이 뚫어져도 자신을 살려내신 하나님의 뜻이 “더 많이 베풀고 더 많이 전하고 뛰라”는데 있다는 이항노 권사는 큰 차 가득 교회와 사람을 이어줄 물건을 싣고 오늘도 내 교회를 위한 전도가 아닌 한 영혼을 위한 전도를 위해 전국을 누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