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인이사들이 이규학 직무대행을 상대로 서부지법 민사21부에 제기한 (이규학직무대행자)직무집행정지 및 (최헌영)직무대행자직무방해금지가처분(2017카합50138)이 1일 기각됐다.

채권자들은 김인환 전 이사장이 사표를 제출하여 ‘궐위’가 되었음에도 정관에 정한대로 이사회에서 직무대행을 선출하지 않고 ‘사고’시의 조항을 적용하여 이규학 이사장직무대행의 지명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었다.

아울러 채권자들은 4. 27.에 이사회를 개최하여 최헌영을 직무대행자로 선임했으니 지위를 인정하고 이규학 직무대행의 직무집행을 정지해 달라는 취지로 가처분을 제기했었다. 이 요청은 문제의 4인 개방이사들의 지위가 인정됨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그러나 법원은 궐위와 사고의 사전적 의미를 구분하면서도 “양자의 개념을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고 보았다. ‘궐위’나 ‘사고’의 의미는 그 규정의 문언과 체계, 목적, 그에 따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또 실제 어떠한 경우가 그에 해당하는지는 개별 사안에서 구체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다.

‘사고’의 경우에는 이사장이 지명하고, ‘궐위’의 경우에는 이사회에서 지명하는 차이는 현 이사회의 대립구도상 매우 민감한 문제였지만 법원이 엄격하게 문자적인 해석을 하지 않고 “‘사고’가 있는 경우와 ‘궐위’된 경우 모두 이사장 직무대행자는 지체 없이 이사장 선출 절차를 밟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사고’는 일시적인 직무수행불능, ‘궐위’는 영구적인 직무수행불능의 경우라고 단순히 구별하기는 어렵다”며 “이사장이 법률상․사실상으로 직무수행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한 경우를 널리 일컫는다고 해석된다”고 취지와 정황을 강조하며 넓게 판단했다.

나아가 “직무대행자를 지명한 ‘사고’시의 조치를 취한뒤 사표를 제출하여 ‘궐위’가 형성되었다 하더라도 “종전 직무대행자가 그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 직무대행자가 그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미 직무대행자가 지명됐는데 중복하여 다시 지명절차를 거치도록 하면 ‘지체 없이 이사장을 선출하도록 하는 정관 제24조 제3항’의 취지에도 반한다”고 판단하며 “직무대행은 지체없이 이사장 선출절차를 밟아야 할 것”을 주문했다.

법원은 4인 개방이사의 임기에 대해서도 직전의 법원결정(서울서부지방법원 2017카합50055 결정)을 참조하면서 “감독으로서의 임기가 종료된 2016. 10. 30.경 이 사건 학교법인의 이사로서의 임기도 종료되었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 판단에 장정수호위원회의 판단을 법원판단의 근거로 삼은 것이 눈에 띤다. 여기에 지난 4. 27. 9인이사들이 서명날인하여 최헌영을 직무대행자로 지명한 사실에 대해서는 의결정족수(10인 이상)를 채우지 못했다며 역시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채권자의 주장처럼 다시 그 직무를 정지하고 그(이사장 직무대행자)의 직무대행자 선임을 구하는 것은 오히려 이사장 선출을 지연시켜 위 정관 규정의 취지나 이 사건 학교법인의 정상화에 어긋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하면,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은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도 어렵다.”며 철저하게 채무자측에 손을 들어줬다.

채권자들이 주장한 장정 “【275】 제166조(기관 및 법인 이사의 임기) 감리회가 설립한 법인의 이사 중 이 법이나 정관에 의하여 당연직으로 이사에 취임하는 이사의 임기는 이사에 취임한 후 2년으로 한다”에 대한 판단은 전혀 하지 않았다.

이번 가처분에 상당히 기대를 걸었던 9인 이사들은 실망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한 이사는 “장정 166조를 판단해 주지 않은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법원의 결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 이사는 이번 가처분에 대해 항소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미 이규학 직무대행이 지난 3월에 4인 개방이사의 지위를 다투는 본안소송을 제기해 놓은게 있으므로 항소를 대신할 수 있다고도 본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개방이사의 지위에 대해 ‘주문’으로 판단 받는 것이 법률적으로도 완성도가 높다고 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미 유리한 입지를 선점한 이규학 직무대행이 긁어 부스럼이 될 수가 전혀 없지 않은 이 본안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이제 관심은 총장선임과 이사보선이 안건으로 상정된 내일(2일) 예정된 이사회에 쏠리게 됐다. 과연 총장이 선출될지는 지난 이사회에 참석한 9인이사회의 최이우 김정석 이사의 결정에 달렸다. 그러나 이사회가 성사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이들 두 이사가 이규학 이사에게 잘못을 빌고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는 말이 도는가 하면 ‘이런 소문 자체에 당사자들이 매우 불쾌해 하고 있다’고 상반된 정황이 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9인이사회측의 한 이사는 두 이사와의 최근 통화를 근거로 두 이사가 ‘소문’에 매우 불쾌해 하고있다는 최근의 분위기를 전달하며 내일 이사회에 불참할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이들의 참석여부는 내일 가봐야 확인할 수 있다. 당사자인 이들 두 이사는 현재 전화기를 꺼놓고 있다.

내일 오후 1시 코리아나호텔에서 예정된 이사회의 안건은 △이사장 선임 △신임이사 선임△총장선임 △2016년회계연도 법인 및 학교결산안 심의 △신진연구자지원사업 연구부정행위(표절) 처분보고 △교원징계의결 요구의 건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