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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기적』 프랑스 떼제와 신한열 수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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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년 05월 04일 (목) 10:48:56
최종편집 : 2017년 06월 01일 (목) 11:02:47 [조회수 :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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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기적』 프랑스 떼제와 신한열 수사 이야기

   
 
   
 

예수의 사랑으로 이 시대를 함께 걷는 신한열 수사의 순례여정

신앙과지성사 / 값 17,000원

 

 

 

 

 

 

 

 

   
 

책머리에

수도 생활을 시작하면서 나는 지난날을 뒤돌아보지 않겠노라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예기치 않게 이 책을 쓰게 되면서 내가 걸어온 길을 잠시 돌아보았다.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여러 경계와 울타리를 넘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왔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여기 서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릴 때부터 막연히 가졌던 먼 나라에 대한 동경과 새로운 세계를 향한 열망은 국제 공동체에 들어오는 데 밑거름이 되었다. 떼제에 살면서 나라와 언어, 문화와 이념 혹은 종교의 경계를 넘을 때마다 내 안에 생동감이 넘쳤고 삶의 지평은 더욱 넓어졌다.

이 책의 1부에는 길을 찾던 20대의 한국 청년이 어떻게 프랑스에 와서 수도 공동체 생활을 하게 되었는지, 나의 신앙과 순례 여정이 담겨 있다. 종교에 상관없이 오늘도 의미있는 삶을 목말라하며 자신의 길을 찾는 젊은이들에게 나의 모색과 방황 그리고 결단의 이야기가 작은 격려가 된다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내 경험을 고백한 보람이 있겠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수도자의 삶을 잘 모른다. 세상과 동떨어진 곳에서 아무 걱정 없이 살 것이라 생각하는 이도 있고, 가시밭길을 걸으며 평생 고행만 하는 것으로 상상하는 이도 있다. 대개 ‘약간은 신비스럽지만 이해하거나 받아들이기 힘든 삶의 방식’ 정도로 여기기 않을까?

2부와 3부에 실린 글은 내가 몸담은 떼제 공동체가 어떤 곳이며 우리가 무엇 때문에 또 어떻게 함께 사는지를 들려준다. 제삼자의 관찰이 아니라 그 안에 사는 사람의 시선으로 쓴 것이다. 30년 전에 나는 한국을 떠나왔지만, 한국은 나를 떠나지 않았다. 4부에는 부모님을 비롯해서 프랑스에 사는 나와 한국을 이어주는 사람들의 사연을 실었다.

떼제 공동체는 울타리와 국경이 없는 수도원이라 할 수 있다. 가톨릭뿐 아니라 다양한 개신교 배경을 지닌 30개국 출신 100여 명의 형제들이 속해 있다. 우리는 온 세계에서 찾아오는 수많은 젊은이들을 맞이하고, 또 곳곳에서 젊은이들과 함께 ‘신뢰의 순례’를 펼친다. 이 책의 5부에서 7부까지는 동아시아와 유럽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모임과 순례를 하면서 발견한 희망, 유럽의 교회와 사회, 종교간의 대화 이야기다.

조금 특별한 프랑스의 수도원과 거기에 사는 한국 수사의 남다른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모르겠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사는 것’은 각각의 가정이나 사회, 국가도 마찬가지인 만큼 시사하는 바가 없지 않을 것이다. 관습과 신념이 다른 이들의 평화로운 ‘공존’은 이제 세계적인 화두가 되었다. 다종교, 다문화 사회인 한국에서도 ‘다름’이 ‘틀림’이 아니며 다양성은 우리의 삶을 더 풍성하게 해 준다는 깨달음이 더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

나는 국제 공동체에서 살며 체험한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나누려 했을 뿐, 누구를 가르치거나 교훈을 주려고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다. 다만 그리스도교를 잘 모르는 독자들도 알 수 있는 있는 언어를 선택하고 성경 인용도 최소로 했다는 점을 미리 밝혀 둔다. 교회 밖의 친지들과 벗들이 이 책을 통해 내가 선택한 삶을 이해할 수 있다면 더 바랄 수 없는 기쁨이겠다.

예수를 믿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떼제 공동체가 그분과 복음 때문에 어떤 선택을 했으며, 교회가 외면당하는 이 시대에 수많은 젊은이들이 왜 떼제로 모이는지, 믿는 이들이 어떻게 땅의 소금과 화해의 누룩이 될 수 있는지를 이 책을 통해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오늘날 도처에서 평화가 위협당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나라와 민족 사이에 장벽을 쌓으려 하고 다른 종교와 문화에 대한 두려움과 불신을 부추긴다. 하지만 ‘다른 세상’, ‘함께 사는 삶’이 가능함을 믿고 보여주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따뜻한 눈길로 사람과 사물을 바라보고 열린 자세를 지닌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삶으로 그 희망을 써가고 있다. 또 소비와 경쟁, 분열과 개인주의가 만연한 이 시대에도 여전히 공동체 생활을 꿈꾸거나 이미 공동체로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곳곳에서 “함께 사는 기적”을 만들어 가는 이들에게 여기 실린 이야기가 응원이 되면 좋겠다.

5~7부의 일부 글은 인터넷 매체 「지금 여기」에 실었던 것을 손질한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사진은 모두 떼제 마을과 공동체 안팎의 사계절 모습이다. 내가 찍은 사진을 중심으로 했고 세드릭 니시를 비롯한 몇 사람의 것을 보탰다.

수도자가 자신의 얘기를 하는 것은 쉽지도 흔하지도 않은 일이다.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자기가 사는 곳의 사연을 책에 담는 것은 더욱 그렇다. 게다가 나는 매년 여러 달 동안 떼제를 떠나 다른 나라 다른 지방으로 다니는 처지다. 신앙과지성사의 최병천 대표, 홍승표 편집주간의 인내와 신뢰 그리고 프랑스 떼제까지 찾아왔던 편집부 강면실, 김영옥 님의 열정이 없었다면 이 책은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더불어 여기에 실린 아름답고 소중한 체험을 가능하게 해 준 젊은이들과 공동체의 형제들, 수많은 벗들, 혈육의 가족과 신앙의 가족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공동체와 순례는 내가 오늘도 살아가는, 진행 중인 이야기다.

종신 서약 25주년을 맞는 해에 이 책이 나오게 되었다. 마음속으로 한 매듭을 짓고 신발끈을 다시 동여맨다. 뒤돌아보지 않고 내 앞에 놓인 길을 오롯이 걸어가고 싶다.

이 땅 위에서 순례를 마치면 만나게 될 두 분, 하늘나라에 계신 부모님께 이 책을 바친다.

 

2017년 봄날 떼제에서

신한열

 

 

 

차례

 

책머리에

 

1. 떼제 공동체를 만나다

젊은이들은 왜 떼제에 오는가?

떼제를 향한 발걸음

공동체의 삶을 향한 기로에서

결심

부모님의 실망

종신 서약

 

2. 떼제 공동체에서 더불어 살기

나는 왜 떼제 수사일까?

함께 사는 기적

나는 기도의 전문가가 아니다

수사들은 어떤 규칙대로 삽니까?

가난의 정신

여기 들어오는 그대, 화해하십시오

새 형제가 공동체에 들어올 때

달팽이젓으로 담근 김치

 

3. 떼제의 길벗들

가족과 함께 사시나요?

로제 수사

공동체의 형님들

떼제의 이웃 사람들

떼제의 동물 가족

오직 하나뿐인 삶

교회의 모든 어머니들

파견된 형제들

 

4. 떼제와 한국을 오가는 길 위에서

육신의 가족, 믿음의 가족

자유를 주신 아버지

김수환 추기경

한국에 사는 형제들

떼제를 찾는 한국의 젊은이들

한국 개신교 신앙인들과의 만남

이한열이 아니라 신한열입니다

 

5. 동아시아의 아픔 속에서 희망을 노래하다

마음속의 경계와 장벽을 넘어

근데 그 ‘수사’가 뭡네까?

고통과 희망이 교차하는 섬, 타이완

한국과 중국의 젊은이들이 일본어로 노래하다

하느님 혹은 하나님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며 눈물 흘리는 젊은이들

 

6. 경계선, 한번 넘어보면 별것 아닌데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에 서서

라트비아에서 찾은 희망

프랑스에 온 난민 청년들

우크라이나 혁명의 증인들

프랑스는 이제 선교지가 되었나

독일 교회의 위기와 희망

불자들이 부른 떼제 노래

 

7. 우리는 새 세상의 시작을 보았다

나의 갈릴래아를 향하여

우리는 이미 새 세상의 시작을 보았다

용서는 마음의 사막에 샘물이 솟게 한다

교회의 봄날을 기다리며

우리는 한참 동안 평화의 인사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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