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감독선거협의회 감시운동의 평가와 전망

정영구 목사(바른 감독선거 협의회 간사)

1.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 Theory)

감리교 감독선거관리법은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공직자 선거법’에 준하고 있다. 감리교 교리와 장정상에는 감독/감독회장 선거법 1118단 제 1조(목적) “감독/감독회장 선거법(이하 선거법)은 감리회 감독 및 감독회장에 대한 선거를 신앙적이고 민주적인 절차에 의하여 공정하게 실시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으며 기독교 대한 감리회 모든 교인과 교역자는 이 선거법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첫 번째 선거의 절차와 방법은 ‘민주주의’로 한다. 절차와 방법의 민주주의라는 말은 감리교 회원의 책임, 의회제도(당회, 구역회, 지방회, 연회, 총회), 다수결의 원칙 등을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제도의 구조와 법을 통해 가능하면 회원의 의견을 상대적 다수가 통치하는 다수합의제 민주주의(Majoritarian Democracy) 방식을 따른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 제도의 약점은 승자독식을 보장하는 것으로 이번 선거에서 당선자가 얻은 31.8% 득표는 다수결의 원칙에 의하여 과반수 지지를 받지 못한 감독회장이 선출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 선거의 근본적인 목적을 ‘신앙적’이라고 말한다. 신앙적으로 한다는 것으로서 선거 민주주의를 통하여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위탁하신 복음을 전파하여 온 민족과 세상을 구원하고 복음을 통해 개인, 가정, 사회, 국가를 변혁하는 일”(2016 ‘교리와 장정’ 제정의 목적)이라는 뜻이다. 절차와 방법은 민주주의적이지만 목적은 복음에 기초하는 합의 민주주의라는 것이다.

이것을 한마디로 표현 한다면 ‘복음 민주주의’라 정의 할 수 있다. 방식은 민주주의이고 복음에 기초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대단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복음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 민주주의의 절차와 방법을 무시하거나 법의 절차를 ‘믿음 없음’이라고 경시할 수 있는 여지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법을 말하면 믿음이 없거나 공동체를 파괴하는 요소라고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결국 그 타협과 포용이 다수의 폭력과 기득권의 유지를 고착화 할 수 있는 위험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면 감리교회의 ‘형과 아우’의 가족문화가 공적인 절차적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할 수 있는 패거리를 형성하게 만드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깨진 유리창의 이론’(BWT)이 필요하다. 이 이론은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 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소한 무질서를 바로 세우지 않으면 결국 전체가 범죄구역이 될 수 있다는 위험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복음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이 이론과 같이 견제와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바로 바로 무관용(Zero Tolerance)의 원칙을 따라야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무관용의 원칙은 다른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본보기로 엄한 처벌을 주는 일벌백계의 원칙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것은 ‘공유의 비극을 넘어서’(RHK출판사, 엘리너오스트롬 지음, 윤홍근/안도경 옮김, 2010)에서 지적하고 있는 ‘점층적 처벌 방식’을 말한다. 이것이 마태복음의 정신이다. “네 형제가 죄를 범하거든 가서 너와 그 사람과만 상대하여 권고하라 만일 들으면 네가 네 형제를 얻은 것이요 만일 듣지 않거든 한두 사람을 데리고 가서 두세 증인의 입으로 말마다 확증하게 하라 만일 그들의 말도 듣지 않거든 교회에 말하고 교회의 말도 듣지 않거든 이방인과 세리와 같이 여기라 너희에게 이르노니 무엇이든지 너희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 매일 것이요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진실로 다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의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들을 위하여 이루게 하시리라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태복음 18:15-20).

공정선거운동의 필요성 지속적인 공유자원 관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감시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점진적인 제재를 통해 조직의 획일적 규칙의 집행방식으로 올 수 있는 불확실한 환경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의회제도 안에서 활용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인 구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가 자발적이고 참여적인 ‘유권자 감시운동’의 발현이다. 회원의 권리와 책임이 단순히 투표형식으로만 보여지는 것이 아니고 풀뿌리 민주주의와 직접 민주주의 정신을 실현할 수 있는 자발적인 참여와 다양한 공론의 장을 형성 할 수 있는 ‘유권자 감시운동’을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다.

▲ 정영구 목사(바감협 간사)

2. 2016 바른 감독선거협의회 감시운동의 평가

1996년 바른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를 위해 창립된 바른감독선거협의회(바감협)는 비상시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요구하는 감리교 선거권자들이 모두 함께하는 선거 ‘유권자 감시운동’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2-1. 어두움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로마서 13:12)

2016 바감협은 2016년 5월 30일(월)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바감협은 ‘어두움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라는 성명서를 통해 그 출범의 필요성을 “선거부정에 대한 문제의식의 부족”과 “선거부정을 척결하기 위한 장치가 미흡하다”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홍보 기획단, 소송지원단, 조사연구단, 암행감시단, 법률 자문단, 대외 협력단 등의 체계를 밝히고 연회별 자원 감시단 운영, 후보자 초청 공명선거 서약식 및 정책 토론회, 선거부정 고발지원 및 소송지원, 연회별 부정선거 대책 조직, 부정선거 고발센터 운영, 선거부정 방지 제안 공모, 선거법 연구, 선거부정 백서 발간 등의 실천계획을 수립했다.

2-2. 공정선거를 위한 유권자 운동

바감협은 자발적인 유권자 운동이다. 따라서 총회의 공식적인 조직인 선거관리위원회와는 달리 감리교 풀뿌리 단체로써 ‘감시와 견제’, ‘제안과 개정’, ‘연대와 개혁’이라는 가치들을 가지고 활동을 하였다. 그것은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개적이고 자발적인 단체로 활동을 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조직을 위한 특별한 규칙과 정관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상황에 따라서 역동성을 가지고 대처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조직의 한계이기도 하다. 개인의 입장에 따라서 판단의 차이가 클 수 도 있을 것이고 뿐만 아니라 서로의 입장 차이를 조율 할 수 있을 정도의 토론의 문화가 정착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풀뿌리 조직의 가장 중요한 생명력이 공정성과 투명성을 가지고 도덕적 우위로 영향력을 발휘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감리교의 특수한 인간관계와 입장들의 차이가 오히려 ‘개인화된 사조직’으로 눈총을 받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더구나 연회와 총회의 각 후보들의 입장들을 대변하는 사람들 간의 갈등들을 내포하고 있었고 내부적으로는 ‘온건파’와 ‘원칙파’간의 입장 차이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조직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공정선거의 새로운 유권자 운동의 모델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2-3. 암행감시단과 권면서

2016 바감협의 활동의 핵심은 암행감시단과 권면서이다. 서울연회를 비롯하여 12연회의 암행감시단을 조직하여 부정과 금권선거 예방활동을 펼쳐나간 것이다. 바감협은 “지역과 학연, 목회자와 평신도 등 150명으로 구성된 암행감시단이 활동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하고 “각 연회별로 최대 40명까지 자원 봉사단을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016년 6월 20일자 보낸 1호 권면서로부터 시작해서 권면과 청원서를 9월 26일 선거직전까지 64호의 공문을 후보 당사자들을 포함 개인과 선거위원회에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물론 암행감시단의 활동을 통해 제보를 받고 제보 받은 것을 검토해서 권면하는 내용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을 받은 후보자나 운동원들은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각 후보진영들 안에서도 바감협의 활동으로 ‘돈을 줄 수 없는 명분’을 만들어 주었다고 감사하기도 했고, 유권자들 안에서도 당당하게 요구 할 수 없는 처지가 되기도 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물론 직접적인 금권선거는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다른 이름으로 제 3자 기부행위를 금하는 법이 없는 틈새기를 파고들어서 선교 여행에 후원을 해주거나 선물을 제공하는 방식 등으로 금권선거운동 형태의 접촉방식이 등장하기도 하였다.

2-4. 공정성과 연대 활동

선거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공정성일 것이다. 법을 준수하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구조와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선거감시운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첫째, 선거운동의 후보자들의 정책선거를 통해 유권자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정책발표가 없는 이상한 선거운동을 하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인지도라는 인물중심의 선거가 되었고 개별적인 접촉을 활발하게 함으로 더욱 더 금권선거의 기회를 주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공정 경쟁을 위한 감시들을 활발하게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에서 특별하게 감시를 위한 ‘바감협’과 ‘크린보트’라는 두 조직이 만들어져서 대외적으로 활동을 하게 된 것은 공정선거를 위한 새로운 감시운동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조직의 한계는 있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모양새를 가지고 있고 끊임없이 그것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감시단체가 감시받는 형태로 다수의 감리교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받지 못한 면도 있었다.

셋째, 선거중립을 지켜야하는 단체나 개인들을 감시해야 하는 것이다. 교리와 장정 1139단 제 22조(선거중립의무)에서는 “다음 직위에 있는 사람들은 신앙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거 공정한 선거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선거의 엄정중립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문구와 함께 1항 감독회장, 본부 각국 총무, 도서출판 KMC, 기독교타임즈 임원과 소속직원, 2항 감독, 선교연회 관리자, 연회 총무와 소속 직원, 3항 감리사, 4항 선거관리위원, 5항 지방회 이상 자치 단체장 등으로 나와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자치 단체장들의 줄서기가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선교여행이라는 명목으로 제3자 기부행위들이 노골적으로 벌어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일방적으로 한쪽을 지지하는 감리사들의 집단 성명서까지 나오는 선거중립의 중대한 위반상황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넷째는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유권자들의 주권의식을 토론할 수 있는 유권자 연대 활동을 활발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공정감시는 결국 유권자들의 주권의식의 고양으로부터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선거에서는 두 개의 감시운동의 조직이 만들어졌지만 상호간의 불신과 상호간의 소통의 부재로 연대 활동을 벌여나가지 못한 아쉬움을 가지게 되었다.

2-5. 선거관리위원회의 무능(?) 전략

선거관리위원회의는 명실상부한 공정선거의 책임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적인 절차를 따라서 공정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관리위원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아래 무책임과 무소신의 입장을 견지하고 선거를 진행했다.

첫째, 절차상의 문제이다. 가장 심각했던 것은 교리와 장정 1126단 제9조 2항에서 “선거법 위반사례로 진정이나 신고를 접수하였거나, 위반 사실을 발견하였을 때에는 이를 총회 특별심사위원회에 고발하여야 한다” 는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5건의 감독회장 후보들과 감독 후보들의 고발청원 건을 접수하고도 고발하지 않기로 자의적으로 심의한 것이다. 개인의 유권자들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갖고 심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지방회도 열리지 않았는데 몇몇의 장로들이 임의대로 작성한 동작지방회의 24명의 유권자들에 대한 청원은 연회에서 받은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감리교의 의회제도를 송두리째 무시하는 반민주적 행위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관리위원회는 적극적인 개입을 하지 않았다. 이것이 오히려 아직까지도 끝나지 않는 ‘선거소송’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둘째, 선거운동을 못하게 하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전략이다. 선거과열이라는 미명아래 공개적인 정책발표회를 하지 않은 것은 너무나 이해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정책발표회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어떻게 하면 과열된 모습을 지양할 수 있을까’하는 방안을 모색해야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공정한 선거운동을 알리는 ‘정책선거’보다는 ‘인물선거’, ‘인기선거’, ‘학연선거’ 등의 오명을 만드는데 선거관리위원회가 한 몫을 한 샘이 되었다.

셋째,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자의 등록 진행의 문제, 선거운동원들의 교육의 미비, 감시역할의 활동부재, 선거이후의 과다한 활동비 청구 등의 문제에서 여실히 드러났듯이 전문성의 결여이다. 더 치밀하고 엄격해야 할 선거활동들이 다른 정치적인 문제(선거괸리위원의 자격시비)로 장시간 토론을 하고 정작 선거진행에 대해서는 실수가 너무나 많아서 걱정할 수준이었다. 한 선거관리위원에 의하면 “토론을 하다가도 ‘KTX 시간이 다 되어 간다’라는 볼멘소리 때문에 제대로 토론도 못했다”고 전해 듣기도 했다. 선거관리위원회 위원들의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선거관리에 대한 매뉴얼을 숙지하고 그것에 대한 평가보고서를 작성하여 누구나 열람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3. 향후 바른 감독선거협의회 감시운동의 전망

10년 바감협의 활동을 통해 새로운 유권자 감시운동들이 나타나기를 바란다. 새로운 법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법을 지키는 것이다. 장로교회 목회자와 토론하면서 “제비뽑기에서도 불법은 행해지더라는” 라는 절망적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법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지키는 것이 더욱 큰 관건일 것이다. 감리교회는 의회제도의 민주적인 절차와 하나님나라라는 신앙의 본질을 이루려는 두 가지 축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바른 감독선거 협의회의 운동은 바른 감독선거를 위한 신앙운동으로 발전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신앙운동은 민주주의 교육과 하나님나라를 위한 자기 신앙적 고백을 담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개인의 주권의식을 가지고 유권자 하나하나가 깨어서 자신의 투표 행위가 신앙적 고백임을 알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3-1. 선거법을 위한 연구조직

첫째, 선거법을 위한 연구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다양한 방식의 투표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감리교만의 독특한 선거방식을 만들지 않으면 인기투표와 줄세우기 투표 방식이 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표를 구하는 후보자들에게 감독으로서 ‘영적인 지도자’의 권위를 요구한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 것이고, 얽혀있는 감리교회의 사람들 간의 관계 안에서 서로를 반목하고 분쟁하는 ‘사회적 비용’의 지출이 너무나 심각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신앙의 지도자’를 뽑기 위해서 최소한 ‘사회적 비용’이 드는 선거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3-2. 공정선거를 위한 감리교 윤리적 선언

‘선거를 치르는 한 불법과 반칙은 반드시 있다’ 는 가정 아래 공정선거를 위한 감리교 윤리적 선언을 만드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것은 민주주의 원칙대로 견제와 균형의 관점에서 서로를 견제한 방식을 신앙의 고백으로 윤리적 선언을 하는 것이다. 이 선언은 선언서를 만드는 과정이 민주적인 절차를 따르고 그 민주적인 절차 안에서 신앙으로 해석하는 신앙운동이 되어야 할 것이다.

3-3. 지속적인 감시운동의 연대

이번 선거에서 ‘클린보트’가 했던 ‘클린보트가 5가지 묻고 감독회장 후보가 답하다’라는 정책조사는 유권자들이 분별할 수 있는 자료가 되었다. 이대희 목사의 ‘감리회 감독, 감독회장 후보(교회) 통계비교와 선거’, 황창진 목사의 ‘유권자들이 깨어나야 한다’, 오재영 목사의 ‘제32회 총회 감독, 감독회장 후보께 드리는 글’, 작은교회 연합회 성명서, Voice of Hujiza 팟캐스트 방송의 감독회장 후보 4인 인터뷰 등은 후보자들을 선택하는 기준들을 보여주고 밝히는 역할들을 했다. 뿐만 아니라 바감협에서 각 전체 연회 감독 후보들과 감독회장들에게 받았던 ‘공명선거 실천 서약문’은 후보들이 직접 공명선거를 위한 각오를 공식적으로 천명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들은 개별적이고 개인적인 수준으로 연대하지 못한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실재로 ‘클린보트’와 ‘바감협’이 서로간의 연대보다는 상호경쟁 관계에 집착하여 의심의 눈초리를 내려놓지 못했다. 공정선거감시운동을 한다면서 통합된 대오조차도 확보하지 못하고 양립체제를 가지고 평행선을 그렸던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감리교회로서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앞으로 지속적인 공정선거 감시운동을 펼쳐가기 위해서는 감시운동 조직 간의 연대나 연합형태가 바람직하고 특히 개인들 간의 연대의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추가할 것은 감리교 평신도 중심의 전국연합회들이 선거중립을 지키면서 단순히 선거운동의 구경꾼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감리교 전체를 살리기 위한 결단으로 적극적인 선거 감시활동을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4. 풀뿌리 민주주의를 넘어서

‘감시와 견제’는 법을 지키기 위한 방식이다. 그러나 교회는 ‘법을 넘어서’있는 신앙의 세계가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이것은 무법과 탈법을 조장하는 말이 아닐 것이다. ‘민주주의 방식’을 따르는 감리교 선거는 우리에게 ‘민주주의’의 원칙들을 깊이 생각할 것을 요구한다. 의회제도와 그것에 따르는 절차적 민주주의이다. 감리교회가 제대로 살아있는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모으는 과정으로써의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것이 감리교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중요한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의 실천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각성이다. 후보자, 유권자, 선거관리 책임자들 모두가 주인으로 민주주의 의식이 성장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뛰어넘는 또 다른 가치 곧 ‘신앙’이라는 하나의 가치와 하나님 나라실현을 위한 ‘헌신과 결단의 기도’가 필요하다. 그것은 하나님 나라가 우리의 목적이고 그것을 한국감리교 안에서 살아있는 역사로 만들어가야 하는 책임이 오늘 우리들 모두에게 있기 때문이다. ‘헌신과 기도’의 신비가 감리교 공동체의 민주주의를 확립하고 나아가 모든 이들에게 삶의 희망을 줄 수 있는 구원의 역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