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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김기석 목사 신간 <끙끙 앓는 하나님>
정용섭  |  amab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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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년 03월 18일 (토) 20:45:02
최종편집 : 2017년 03월 21일 (화) 00:51:20 [조회수 :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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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마음을 깊은 곳으로 이끄는 힘

정용섭/대구성서아카데미 원장, 대구샘터교회 목사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 <사일런스>는 엔도 슈사쿠의 소설 《침묵》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여기서 ‘침묵’에 대한 해석은 이중적이다. 17세기 에도 막부 시대에 (로마 가톨릭)기독교인들은 큰 박해를 받았다. 정권은 기독교인들을 색출하기 위해서 동판이나 목판에 예수나 마리아 상을 새겨 만든 후미에를 밟게 했다. 순교 당하는 이들 앞에서 침묵하는 하나님, 또는 후미에를 밟고 살아난 이들까지 비밀한 방식으로 용납하는 하나님을 엔도가 말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우리는 오늘 대한민국에서 하나님의 침묵을 경험한다. 2017년 부활절인 4월16일은 마침 세월호 참사 3주년 되는 날이다. 이런 참사가 일어났다는 사실 앞에서 목사들은 하나님이 세상을 통치한다고 선포할 수 있을까? 매주일 강단에서 하나님은 살아 있다고, 하나님은 정의롭다고, 하나님은 사랑이라고 진정성 있게 설교할 수 있을까? 차라리 입을 다무는 게 솔직한 게 아닐는지. 이럴 때마다 나는 『욥기』 와 『예레미야』에 손이 간다. 마침 작년 연말에 욥기를 주제로 한 《아! 욥》을 펴낸 김기석 목사가 이어서 예레미야를 고유한 시각으로 주석하고 설교한 책을 냈다. 기원전 587년 바벨론에 의해서 초토화되는 예루살렘을 온몸으로 겪은 예레미야의 심정을 김기석 목사도 세월호 참사에서 그대로 느낀 것인지 모르겠다. 본인이 의식했던, 의식하지 못했든지. 그래서 제목을 ‘끙끙 앓는 하나님’이라 했을까.

김기석 목사의 책을 비교적 여러 번 접했던 터라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호흡으로 읽어낼 수 있었다. 여기서 그 내용을 간추리거나 분석하지 않겠다. 좀더 일반적인 관점에서 그의 글을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특히 설교자들이 왜 읽어야하는지만 간략하게 짚겠다. 속되게 표현해서 목사는 말과 글로 먹고 사는 사람이 아닌가. 김기석 목사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성경을 어떻게 읽고 해석하고 오늘의 삶에 어떻게 적용해야하는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김기석 목사의 글은 술술 읽힌다. 마치 영적인 에세이처럼 독자들의 마음을 깊은 곳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 이런 글을 쓰는 건 쉽지 않다. 두 가지 점에서 그렇다. 하나는 자신에게 충분히 소화된 내용을 말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걸 전달할 수 있는 언어 구사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목사들이 성경의 세계를 알고 설교하는 경우가 얼마나 되는가. 그러다보니 짜깁기 식으로 글을 쓰고 설교한다. 김기석 목사의 글은 마치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를 신들린 듯 노련하게 부르는 바리톤 가수의 노래처럼 잔잔하지만 울림이 강하다. 이런 글을 자주 읽다보면 우리도 글을 쓰고 싶어질 것이며,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저절로 배우게 될 것이다.

독자들은 그의 글에서 번뜩이는 신학적 착상을 발견하는 일이 적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메시지 11, 예언자’의 앞 대목에서 그는 예언자의 정체성을 이렇게 진단한다.

“예언자들은 불행한 운명을 타고 난 사람들입니다. 예언의 성공은 예고한 일이 그대로 성취되는 것이 아니라, 예언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예언자의 말을 받아들여서 자기들의 삶의 방식을 돌이켜 재앙을 면하는 것이 예언의 성공입니다. 예언의 말이 그대로 성취되면 실패한 예언자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그를 보내신 것은 백성을 구원하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모순 속에 살기에 그는 불행합니다.”

이 한 구절만 잘 이해해도 독자들은 그의 책을 읽기 위해서 들인 노고를 충분히 보상받을 것이다.

나는 김기석 목사의 영혼을 통과해서 이 땅에 모습을 보인 ‘끙끙거리는 하나님’이 비굴하고 처연하며, 하나님의 위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목회자요 설교자로 살아가는 목사들, 그리고 그런 심정으로 함께 길을 가고 있는 모든 깨어 있는 평신도 기독교인들 역시 이 현실에 저항하고 버텨내고 희망하는 데 힘이 되어 주리라 확신한다.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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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끙끙 앓는 하나님』은 예레미야의 심장 한 복판으로 우리를 이끌어 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눈물과 탄식으로 기도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한 위대한 선지자의 육성을 우리에게 고스란히 들려주고 있다.

저자 : 김기석

저자 김기석은 목회자이자 문학평론가인 저자의 글은 언제나 잔잔하면서도 풍요롭다. 그건 참 묘한 경험이다. 침착함 속에 넘치는 열정과 그저 무심한 듯 지나치는 것 같으면서도 깊숙이 응시 하는 성찰의 힘을 느끼게 된다. 그의 영혼 속에 마르지 않는 우물이 하나 있구나 하는 감탄이다. 대단한 독서가로 알려진 그의 글에는 그의 독서 편린이 묻어나고, 그것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생사와 현실에 대한 생각의 무늬들 이 그대로 손에 만져진다. 시, 문학, 동서고전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진지한 글쓰기와 빼어난 문장력으로 신앙의 새로운 층들을 열어 보이되 화려한 문학적 수사에 머물지 않고 질펀한 삶의 현실에 단단하게 발을 딛고 서 있다. 그래서 그의 글과 설교에는 ‘한 시대의 온도계’라 할 수 있는 가난한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병든 사람들에 대한 따듯한 시선과 하나님이 창조한 피조세계의 표면이 아닌 이면, 그 너머를 꿰 뚫어보는 통찰력이 번득인다. 글 갈피마다에는 주옥같은 이야기들이 있다. 그런데 그 주옥같은 이야기에는 진심이 있고 겸허한 자기 성찰이 있다. 그의 이러한 성찰은 교회와 기독교를 향해서도 가차 없이 쏟아진다.

감리교신학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청파교회 전도 사, 이화여고 교목, 청파교회 부목사를 거쳐 1997년부터 청 파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세상에 희 망이 있느냐고 묻는 이들에게》, 《아슬아슬한 희망》, 《아! 욥》(욥기 산책), 《말씀의 빛 속을 거닐다》(요한복음 산책), 《광야에서 길을 묻다》(출애굽기 산책), 《행복하십니까? 아니오, 감사합니다》(시편 산책), 《기자와 목사, 두 바보 이야기》, 《오래된 새 길》, 《내 영혼의 작은 흔들림》, 《길은 사람에게로 향한다》, 《삶이 메시지다》, 《일상 순례자》 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예수 새로 보기》, 《예수의 비유 새롭게 듣기》, 《기도의 사람 토머스 머튼》 등이 있다.

 

목차

여는 글/ 울면서 걷는 길(김기석)
추천의 글/
‘실패한’ 메시지를 감수할 수 있을까?(곽건용)
왜 하필 예레미야인가?(김민웅)
하나님의 파토스(김회권)
곱씹을수록 메시지가 들린다(민영진)
말씀에 사로잡힌 자의 운명(백소영)
독자들의 마음을 깊은 곳으로 이끄는 힘(정용섭)

말씀이 임하다
두 가지 환상
두 가지 악
메시지1 묵은 땅을 갈 때
더럽혀지지 않았다고?
배역한 자식들아, 돌아오라
메시지2 비뚤어진 사랑
뜨거운 바람이 불어온다
한 사람이라도 정의를 구한다면
반역하는 백성들
메시지3 성전 문 앞에 서서 외치라
성전 설교
슬프다, 나의 근심이여
메시지4 우리가 자랑할 것
무엇을 자랑하려는가
우상의 유혹에서 벗어나라
언약을 상기시키라
메시지5 우리를 버리지 마소서
하나님의 정의는 어디에 있습니까?
너무 늦기 전에 돌이키라
메시지6 주님의 손에 붙들려
평강을 기다렸으나
견고한 놋 성벽처럼 되리라
예언자적 상징행위
메시지7 마음의 자취를 따라
물가에 심어진 나무처럼
토기장이의 집에서
옹기를 깨뜨리다
메시지8 삶의 기본 세우기
마음이 불붙는 것 같아서
생명의 길과 사망의 길
정의를 저버린 자들의 운명
메시지9 약속을 거두시는 하나님
거짓 예언자들에 대한 경고
무화과 두 광주리
진노의 술잔
메시지10 가끔은 비틀거려도
성전에서 벌어진 논쟁
거짓 예언자들
예레미야와 하나냐
메시지11 예언자
미래와 희망을 주시는 주님
회복에 대한 약속
새 언약
메시지12 복 짓는 나날
밭을 사다
일을 행하시는 여호와
노예 해방 선언과 철회
메시지13 여자가 남자를 안으리라
레갑 족속의 모범
말씀은 사라지지 않는다
죽음의 문턱을 넘어
메시지14 나를 이끌어 돌이키소서
예루살렘 함락
그다랴 시대
애굽은 구원의 땅이 아니다
메시지15 은총의 순간들
최후의 경고
반역하는 백성들
애굽에 닥친 운명
메시지16 두길마 보기
블레셋과 모압의 심판
열방에 대한 심판
메시지17 말씀은 사라지지 않는다
심판과 회복1
심판과 회복2
찬가와 애가
깊이 가라앉는 바벨론
절망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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