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총 정서영 대표회장과 환담 중인 문재인 전 대표(왼쪽)

“동성혼은 국민정서상이나 현행 법체계에서 허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다른 성적지향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배제되거나 차별돼서는 안 되도록 현행 국가인권위원회법에 규정돼 있으므로 ‘추가 입법으로 인한 불필요한 논란’을 막아야 된다는 것이 민주당의 공식적인 입장입니다.”

기독교계를 방문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동성애에 관한한 극도로 예민한 한국 보수교계 앞에 내놓은 말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각각 방문 비공개로 얘기를 나눴다. 비공개는 문 전 대표의 요청을 교계가 수용한 때문이다.

이날 나눈 얘기는 한교연과 문 전 대표 측이 낸 보도 자료에 의해서 일부가 밖으로 알려졌다. 한기총과 NCCK는 보도 자료를 내지 않았다.

보도 자료(특히 문 전 대표 측)에 의하면, 문 전 대표는 보수성향의 연합 단체인 한기총과 한교연을 차례로 방문한 자리에서 보수 기독교계의 가장 큰 이슈인 동성애 문제와 종교인과세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과 민주당의 당론이 어떤지에 대대한 질문에 “너무 염려 안 하셔도 괜찮을 것 같다”는 말로 안심시켰다.

한기총으로부터 ‘동성결혼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차별금지’ 제정을 반대해 달라‘는 요청을 받자, 문 전 대표는 “동성혼은 국민정서상이나 현행 법체계에서 허용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다만 문 전 대표는 “다른 성적지향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배제되거나 차별돼서는 안 되도록 현행 국가인권위원회법에 규정돼 있으므로 추가 입법으로 인한 불필요한 논란을 막아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공식입장”이라고 답했다.

▲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과 악수 중이 문재인 전 대표(왼쪽)

한교연 측과의 만남에서도 문 전 대표는 “동성애나 동성혼을 위해 추가적인 입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면서 “우리 당 입장이 확실하니까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종교인 과세에 대해서는 자리에 함께한 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2015년 각 종교단체와 국회의 협의를 거쳐 종교인 과세 제도가 마련됐으므로 기독교계가 우려하고 있는 집행과정에서의 불필요한 마찰이나 충돌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절차를 잘 갖도록 협의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문 전 대표는 진보성향의 기독교 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방문, 김영주 총무와 얘기를 나눴다.

문 전 대표는 “자신감을 갖고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께 희망을 드리고자 한다”며 “혹시라도 자만하거나 안주하면 안 된다. 지금부터 시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영주 총무는 ‘‘‘최선을 다할 테니 저를 사용해 달라. 부족한 부분을 국민들께서 채워서 사용해 주십시오’라고 국민을 위한 문재인 사용설명서를 만들라”고 제안했다.

▲ 환담 중인 NCCK 김영주 총무와 문재인 전 대표(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