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이 우리의 주인이 되었을 때, 우리의 삶은 참으로 빈곤해집니다. 저는 당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고, 당신은 제가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서로 힘을 합친다면, 훌륭한 일들을 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마더 테레사-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피 흘림의 전쟁터에 야간 응급차를 타고 급히 의무관이 투입되듯이 이분들은 야간 항공기를 타고 한 밤중에 마닐라 공항에 도착하여 새벽 2시경 숙소에 여장을 푼 후 잠시 눈을 붙이고 이른 아침 가난과 질병 그리고 악령에 지쳐있는 빈민촌 선교현장으로 투입되었습니다. 삶에 지친 영혼들이 상한 치아를 들러내고 아파서 신음하는 현장, 어느 젊은 여인은 오래전에 이미 치아가 다 썩어 없어졌고 단 하나 남은 썩은 뿌리의 통증을 없애기 위하여 마지막 이를 뽑았습니다. 가난과 질병은 정신까지도 몽롱하게 만드는 인간의 총체적 위기 상황에 직면한 이들을 위해 하나님은 긴급히 의료진을 파송하셨습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생전 처음 만난 선교사와 생전 처음 와보는 전장(?)에 도착한 이들은 현지선교사의 안내를 받아 현장에 도착한 후, 그동안 수많은 전정 터(?)에 참여한 경험으로 피곤한 기색도 없이 질서 있게 환자들을 돌봅니다. 부부치과의사와 딸, 아들 그리고 처제가 한 팀을 이룬 이들은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하여 필리핀 현지치과의사 두 분을 지원군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우리 월드케어 팀은 영적전장에서 신음하는 환자들을 질서 있게 안내하며 이들의 치료행위를 도왔습니다.

이번에 투입된 의사가족은 1년에 일주일간 갖는 가족 휴가를 3박 4일씩 둘로 나누어 자녀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겨울방학과 여름방학에 사용합니다. 금년에는 수능시험을 앞둔 딸이 한 참 망설이다가 부모님의 치유선교현장에 참여하였습니다. 중1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다니며 돕던 딸의 마음엔 불쌍한 이들을 돕는 것이 공부하는 목적이었기 때문에 수능고사 때문에 덴탈미션을 그만둘 이유가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인 아들은 이모가 물에 끓여 소독해 놓은 치과기구를 치료중인 부모님과 필리핀 치의사에게 열심히 날라다 줍니다. 딸 역시 발치한 환자 옆에서 피를 받아내며 열심히 간호를 합니다.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이들은 피곤해 할 틈도 없이 하루 종일 분주하게 아픈 이들을 돌봅니다. 마치 전쟁터에서 쓰러져 실려 오는 응급환자들을 돌보는 군의관처럼 이들은 한 순간의 쉴 틈도 없이 2일간의 의료봉사동안 220여 명의 환자를 돌보고 다음날 아침 급하게 마닐라 공항을 통하여 귀국하였습니다.

이분들이 한 번 치유사역을 나오는데 드는 비용은 항공료와 약값 그리고 체류비를 포함하여 약 1천만 원 정도가 든답니다. 더욱 감사한 사실은 이분들은 오래 전부터 이곳 K선교사가 설립한 농아학교 건물임대료 일체를 후원하여 농아들의 교육을 지속적으로 돕고 있답니다. 이뿐 아니라 이분들이 속한 교회에 헌금하는 것과 여러 곳에 기부하는 기부금까지 합하면 수입의 거의 전부를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쓰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우리 월드케어 팀은 이분들의 거룩한 사역이 잘 이루어지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하였습니다. 바랑가이 캡틴에게 퍼미션을 받고, 빈민촌 현지인교회목사에게 치료할 장소 및 홍보를 요청하고, 치료 중에는 환자 접수 및 안내, 치과의사 옆에 각 한명씩 붙어 도우미 역할, 혈압측정, 약 나누어 주기 등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오신 나의 환자분도 기꺼이 참여하여 그분이 손수 음식을 마련하여 약 150명에게 피딩(음식나누기)사역도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신음하던 전쟁터는 새로운 활기를 되찾기 시작하였습니다.

<찬송가: 십자가 군병들아>

십자가 군병들아 주 위해 일어나, 기 들고 앞서 나가 굳세게 싸워라.

주께서 승전하고 영광을 얻도록 그 군대 거느리사 늘 이김 주시네. 아 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