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서초구청장에게 사랑의교회(담임목사 오정현)에 대한 도로점용 허가를 취소하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5월 대법원이 파기 환송한 ‘도로점용 허가처분 무효 확인 등’ 행정재판 1심에서다.

서울행정법원 제3부(재판장 김병수)는 13일 오전, 서초구청장이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의 서울시 서초동 서초역 대로변에 교회 건물 신축과 관련 서초구 공용도로인 참나리길을 점용을 허가해 준 건에 대해서 이같이 판결했다.

지하 예배당 등 사실상 영구시설물에 해당하는 시설물을 설치해 영구적인 사권(개인 권리)을 설정하는 것은 ‘도로에 대해선 사권(私權)을 행사할 수 없다’는 도로법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재판부는 “예배당은 사회·경제·문화적 의미가 매우 제한적인 시설물로 이런 도로점용허가를 받아들이게 되면 향후 유사한 내용의 신청을 거부하기 어렵게 되어 그 결과 도로 지하의 무분별한 사적 사용과 공중안전 위해 우려가 증가된다”고 판시했다.

또한 재판부는 “애초에 허가 검토 시에 허가가 부당하다는 의견이 다수였고, 지하 하수·통신·가스시설을 이설하면서까지 도로점용 허가가 이뤄져야 할 사정을 발견할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허가권자였던 박성중 당시 서초구청장과 옥욱표 당시 서초구청 도로관리과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제기 청구’ 건에 대해서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기각했다.

이번 1심 판결과 관련 오정현 목사에 반대하는 사랑의교회 교인 모임인 ‘사랑의교회의 성결회복과 갱신을 위해 기도하는 성도들’은 “오정현목사와 당회원 장로들이 이번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고,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기 위하여 법적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 모든 불의한 일을 시도하고 저질렀던 오정현 담임목사는 법적 도의적 책임을 위해서 사임하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번 소송에 피고(서초구청) 보조참가자로 참가 중인 사랑의교회는 교인드에게 보낸 공지문에서 “우리 교회는 법원의 이러한 판결에 유감의 뜻을 표하며, 서초구청과 협력해 상소심에서 타당한 판결이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도로점용허가가 취소돼 ‘원상복구를 위해 새예배당을 허물어야 한다’거나‘ 새예배당 전체를 기부 채납해야 한다’는 등의 악의적 유언비어를 귀담아 듣지 마시고 향후 재판을 위해서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