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김삼환 목사의 1천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 기사를 쓴 기자들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해당 건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비자금이란 부정적 표현을 쓰고, 액수가 부정확하지만 (보도 내용이) 거짓 사실이나 허위 사실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김정곤 판사)은 11일 101호 법정에서 명성교회와 김삼환 목사가 공동으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2015고단870-3065) 선고심에서 이같이 선고했다.

명성교회가 제기한 6건 중 나머지 5건의 의혹 기사에 대해서는 모두 유죄로 판결, 전직 언론인 윤재석 씨(명성교회 전 교인)와 <예장뉴스> 발행인 유재무 목사에 대해 각각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이번 소송의 발단은 2015년 6월 14일 명성교회 수석장로였던 박 모(당시 69세)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이와 관련 두 사람은 ‘김삼환 목사가 △박 장로를 통해 1천억대 비자금을 관리했다 △김삼환 목사가 해외 정상들을 만날 때마다 5~10만 달러 비자금을 건넸다 △해외 부동산 투기에 비자금을 사용했다 △비자금 조성을 위해 3월과 9월 특별 새벽 기도회 헌금을 빼돌렸다’ 등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명성교회 측은 두 사람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혐의를 인정 기소했다.

특히 명성교회 측은 ‘1천억대 비자금 의혹 제기’와 관련 문제의 돈은 8백억원으로 비자금이 아닌 ‘적립금’이며, 박 장로 죽음은 교회와 관련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교회가 12년간 800억 자금을 조성해 왔는데, 적립금을 조성한 목적이 불분명하고 관리 운영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일반적인 교회 재정 운영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적립금은 김삼환 목사 지시로 박 장로가 전담한 자금이며, 소수 재정 장로를 제외하고 일반 교인에게 공개되지 않았다”면서 “피고인들이 게재한 기사는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과 사고 경위를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비자금이란 부정적 표현을 쓰고, 액수가 부정확하지만 (보도 내용이) 거짓 사실이나 허위 사실이라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나머지 의혹 제기 건에 대해서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자료가 없고, 일방적인 보도로 수많은 교인이 피해를 입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이러한 판결이 있자 <예장뉴스>는 ‘명성교회(김삼환 목사) 사건 판결 나와’라는 기사에서 “가장 중요한 고 박 장로가 관리한 800-1000억원이 비자금인지에 대해서는 무죄가 나와 사실상 이 재판은 명성교회가 이번 소송에서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이 변호사비만 낭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명성교회는 한국교회의 대표답게 이번 판결의 의미를 깊이 인식하고 내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재정 씨스탬을 도입하고 앞으로도 이 사회적 약자와 어려운 교회와 목회자들을 돕는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