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주민 현충원봉사

북한이탈주민(北韓離脫住民, North Korean defectors)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어 왔다. 처음에는 탈북자(脫北者), 탈북민(脫北民)으로 불리다가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내려온 사람들이란 의미로, 새터민 등으로 불리었다. 이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를 이탈하여 대한민국으로 정치적으로 망명한 주민을 가리킨다. 북한이탈주민은 대한민국 법률상 용어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주소ㆍ직계가족ㆍ배우자ㆍ직장 등을 두고 있는 사람으로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벗어난 후 대한민국 이외의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사람을 뜻한다.

북한이탈주민이 꾸준히 증가하다가 근래 그 숫수가 3만명을 돌파했다. 통일부는 “지난 11일 오후 제3국을 통해 탈북민 7명이 입국하면서 누적 탈북민 인원이 3만5명이 됐다”고 밝혔다. 국내 입국 탈북민은 1962년 6월 최초 귀순자를 시작으로 2006년 2월에 1만명, 2010년 11월에 2만명을 각각 돌파했다. 특히 1990년대 중반 북한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이후 탈북민의 수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경제적 이유로 중국으로 탈출한 뒤 한국행을 택하는 탈북자가 많았지만 최근들어 경제적 이유 외에 체제 불만, 자녀교육, 등의 이유로 탈북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 수료생을 대상으로 한 통일부의 조사에서 탈출의 주된 동기로 경제적 어려움을 드는 경우가 2001년 이전에는 66.7%였으나 점차 다양해졌다. 경제적 동기에 의한 탈북은 2002~2005년 57.9%, 2006~2009년 47.3%, 2010~2013년 40.1%, 2014~2016년 12.1%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반면에 좀 더 고차적이라 할 수 있는 ‘자유에 대한 동경’, ‘정치체제에 대한 불만’, ‘가족 상봉’ 등을 탈북 동기로 답변한 비율은 2001년 이전 33.3%에서 2002~2005년 42.1%, 2006~2009년 52.8%, 2010~2013년 59.8%, 2014~2016년 87.8%로 급격히 상승했다.

이제 탈북이탈민의 숫자가 3만명을 넘는 시점에 우리는 그들은 잘 보듬고 그리스도 사랑으로 품을 필요가 커졌다. 강도 만난 사람을 도운 사마리아 사람처럼(눅10:32~42) 돌보고 일터를 마련해 주고, 사회전체의 시각도 크게 개선될 필요가 크다. 북한 이탈 주민은 남북 통일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하나님의 시금석”이라 할 수 있다. 3만 여명을 우리의 사회시스템의 속에서 포용하고 함께 일하며 살아 갈수 있는가의 여부는 향후 통일 가능성과 통일 이후의 건강한 통일한국을 위해 중요한 준비이며 시험대라고 전문가들을 말하고 있다.

참여정부 초대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냈던 윤영관 서울대 교수가 남북간 체제 통일 이전에 ‘사람간의 통일’이 더욱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교회와 크리스천들이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한바 있다. 그는 “하나님의 도움 없이는 남북한 사람들이 일대일로 만나 제대로 된 교제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교회가 먼저 북녘동포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며 막힌 물꼬를 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한 내에 통일에 부정적인 견해를 지닌 사람도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내 목전의 이익을 위해 통일을 거부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념을 떠나 북한 주민을 따뜻하게 품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특히 남한 내 탈북자와 관련해 “북한 주민들이 남한 사람들에 대해 감사를 느낄 정도로 탈북자들을 정성껏 보살펴줘야 한다”며 “그러나 지난 수년간 남한 내 탈북자들은 극심한 심리적·경제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탈북자들과 더불어 잘사는 것은 통합을 위한 귀한 연습이 될 수 있다”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예습 과제’를 소홀히 하면서 통일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독일 통일에서 동서독 교회와 시민사회가 보여 준 오랜 기도와 기다림과 인내를 기억해야 한다. 기독교는 이질적 문화와 사상을 포용해 왔다. 베드로 사도에게 낯선 벌레들로 인지되던 이방인들을 “두 번째 소리가 있으되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 하더라 ”고 말씀하시며 그것을 먹으라고 하신다(행10:10~15). 윤교수는 “독일은 통일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통독 후유증을 겪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모든 독일인이 이를 기꺼이 감당하고 있는 것은 그 밑바닥에 기독교 정신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약자를 끌어안고 함께 가야 한다는 기독교적 사랑의 정신이 독일인 사이에 흐르고 있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남북통일에도 기독교 정신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라고 말한다. 말로만의 복음 통일이 아니라 진정 사랑으로 기도하고 구체적으로 준비하며, 참고 인내하는 훈련까지 우리가 온전히 이루는 것을 하나님께서는 보고 계신다고 생각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