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9일

예전엔 넌 옷도 매우 잘 입었지. 잘 나갈 땐 넌 길거리 거지들에게 동전도 잘 던져 줬지 않니. 사람들이 널 부르며 말하길, “얘 인형 같은 얘야 조심해라, 너도 언젠간 떨어지고 말거야.” 넌 그들이 모두 웃긴다고 생각했지. 넌 쓸데없이 돌아다니는 모두를 비웃었지. 지금 넌 크게 말하지도 않고, 지금 넌 그리 자랑스럽게도 말하지 않네. 네 다음끼니를 구하러 어슬렁거려야 하는데 대해서 ---. 기분이 어떠니, 기분이 어때. 집도 없고 완전한 무명인 같이 한 개의 구르는 돌 같이 다니는 것이---. 네가 가진 게 아무것도 없을 땐, 아무 것도 잃을 것이 없단다. - 밥 딜런 -

등잔 밑이 어둡다고 도시근교의 농촌사람들은 오히려 시골의 빈민들보다 더 큰 상대적 빈곤감에 몸과 정신이 모두 나약한 상태입니다. 땅이란 땅은 이미 모두 돈 많은 부자들이 차지하였고, 가난한 이들은 남의 밭을 얻어 경작할 만한 경제적 형편이 못되니 숲속에 살아도 바나나 한 포기 내 것이 없어 익은 열매를 눈으로 바라 볼 뿐 하나 따먹어 볼 수도 없지요. 마치 범람한 홍수 속에서 마실 물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지요. 간신히 농토 끝자락 못 쓰는 땅을 빌려 임시로 무허가 집을 짓고 밤이슬만 피하며 사는 형편인데다 직업도 없으니 무얼 먹고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지 마치 굴러다니는 돌멩이 같은 인생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들을 지극히 사랑하셔서 나를 보내셨으니 이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격려하며, 아픈 이들은 성실히 치료하고, 배고픈 자들에겐 먹을 것을 주며, 옷이 없는 자들에겐 옷을 가져다주어야겠습니다.

빈촌과 부촌을 번갈아 왕래하며 서로 다른 환경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늘 너무나 색다른 삶의 풍경을 접합니다. 이곳 필리핀의 부잣집 부녀자들은 저택에 살며 평생 손에 설거지물 한 번 안 묻히고 삽니다. 가정마다 보통 하인을 세 명이상 두지요. 운전기사, 가정부, 경호원은 기본이지요. 반면에 이 곳 가난한 사람들은 끼니도 잇지 못해 영양결핍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로 각종질병에 시달리기까지 합니다.

창조된 재화가 모든 사람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균등하게 배분되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이치입니다. 따라서 신앙인들은 여유가 있는 재물을 가난한 사람과 나누어야 할 의무를 지니게 됩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많은 신자들이 가난한 사람에 대한 책임을 국가나 사회 기관에 넘겨 버리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을 위한 책임과 배려는 지난 이천 년 동안 복음의 중심 내용이었으며 지금도 역시 그러한데 말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복음적 가난을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복음적 가난이란 결핍이 아니라 꼭 필요한 수준으로 가지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그것의 목적은 꼭 필요한 것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과 나누는 것입니다.

돈은 가지고만 있으면 내 돈이 아닙니다. 은행직원들이 매일 5만 원 권을 수백 장씩 만지고, 금고에 많은 돈을 가지고 있지만 자기 돈이 아니잖아요. 마찬가지로 아무리 많은 돈이 있어도 사용하지 않고 은행에 비축만 해 두면 내 돈이 아니에요. 한 푼이라도 내가 쓴 돈만이 내 돈입니다. 가난한 사람에게 기부한 돈은 마음과 하늘에 저장이 됩니다.

<마19:21>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고자 하거든, 가서 네 소유를 팔아서, 가난한 사람에게 주어라. 그리하면, 네가 하늘에서 보화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