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광화문의 감리회본부 16층 본부회의실에서 장정수호위원회(위원장 김교석, 이하 장수위)가 주최하고 클린보트와 후보자격검증위원회가 발제하는 형식으로 ‘감리회 제32회 총회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 평가 및 전망에 관한 포럼’이 개최됐다.

주최측은 “이번 선거에 임하면서 자치적으로 공명선거를 위하여 일해 온 단체를 중심으로 이번 선거에 대한 평가와 문제점을 짚어 보며 어떻게 하는 것이 감리회 발전을 위한 일인지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자 포럼을 개최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바른감독선거협의회는 소송이 진행중이고 활동내용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이 포럼에 불참했다.

포럼은 △32회 총회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의 의미 △선거관리의 공정성 △선거 관리의 문제점 △선거 운동에 나타난 위법 사례와 해결 방안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포럼의 사회는 장수위의 문병하 사무국장이 맡아 진행했다.

이날 포럼의 대부분은 선관위를 비난하는데 할애됐다. 그리고 소송 원고들이 참석한 탓에 선거무효소송 등 최근 선관위를 상대로 한 몇 몇 건의 소송을 당연시 하며 그 책임 또한 선관위에 있음을 확인하는 기류가 주를 이뤘다.

먼저 포럼을 주최한 장수위의 김교석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 대한 총평을 하면서 “선거관리위원회의 중립위반, 선거법 위반 등의 문제로 인하여 선거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고 선관위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김교석 위원장은 이번 선거의 투표율 89.2%의 의미를 ‘선거권을 통해 감리교회를 바로 세우려는 열망이 컸다’고 해석하면서 “그러나 정책선거를 불허한 선관위와 총실위의 독단적인 행정이 선거권자의 열망을 담아내지 못하고 정책이 실종된 깜깜이 선거가 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고 다시 선관위를 비판했다.

김위원장은 이어 감리회내 선거관련 소송이 발생한 것에 대한 감리회 대중의 우려에 공감하면서도 “그러나 정작 선거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선관위에 대해서는 너그러이 봐주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고 감리회 대중의 무비판성을 지적했다.

감독·감독회장후보들의 자격을 검증하겠다며 지난 7월말에 급조된 검증위원회의 최상철 목사 역시 선관위를 향해 날선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미리 준비한 발제문에서 “감독회장 1인과 서울남연회, 중부연회 감독의 자격문제가 있었음에도 선관위가 공정한 법해석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그 이유를 “당선자들의 로비와 어차피 당선되었으니 덮고 지나자는 생각들이 지배적이어서”라고 밝혔다.

최상철 목사는 △선관위 심의분과위원장이 심의와 투표에 참여하여 후보자 자격 심의 과정상의 절차적 문제를 일으킨 점과 △고발이나 진정을 접수하고도 총회특별재판위원회에 고발하지 않은 점, △성모 목사의 후보등록무효 등의 소송이 행정조정으로 넘겨진 점 등을 지적하고 선관위를 향해 “전후좌우도 모르고 직무유기도 일삼는 자들”이라고 맹비난 했다.

이어 최상철 목사는 감독회장 선거에 나섰던 모 후보의 25년목회연한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금번 선거는 한마디로 무법천지여서 총특재가 또 정치적으로 판단하면 사회법으로 가서 명명백백히 하여 정의를 이루어야 할 것”이라고 부추겼다.

최상철 목사는  당선자와 차점자간 표차가 120표에 불과한 점을 들어 이 후보의 출마로 인해 선거무효의 사유가 됐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클린보트의 양재성 목사는 “이번 선거는 선관위와 총실위의 방해로 정책토론회가 불허되면서 정책이 실종된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정책토론회를 의욕적으로 준비하던 클린보트는 특히 총실위가 정책토론회를 불허한 것을 두고 ‘코메디’라고 꼬집고 선관위의 완전한 독립성 및 중립성 확보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선거법을 개정해 정책토론회 개최를 명문화 할 것과 인터넷 및 방송토론회 등의 효과적인 대안들이 시도되어야 할 것 등을 제안했다. 소는 잃었어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포럼 주최측과 참석자들 간 질의응답시간이 되어서도 선관위를 향한 비난은 멈추질 않았다. 참석자들 중에는 김영진 목사가 선거의 후보자로서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으며 몇몇 후보 캠프원들과 서울남연회 관계자 다수가 참여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했다.

먼저 차흥도 목사는 “이 선거는 출발부터가 불공정했고 학연이 깊이 개입됐다”면서 선관위원장이 모 학연의 모임에 참석하였던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또 이번 선거를 “정책선거가 되지 못하고 불법이 판치는 선거”라고 규정하고 “감리회 개혁세력의 연대와 대응이 전무해 공명선거가 되지 못했던 점을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돌아 봤다.

선거무효소송 등을 진행중인 성모 목사 역시 자신의 소송의 청구취지를 재차 설명하면서 승소에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소송 자체를 비난하는 사람들을 향해 “어느 누가 자기시간, 돈 들이겠는가” 되묻고 “내게 이 소송이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나는 손해와 이익을 계산하지 않는다”고 소송의 공익성과 당위성을 강변했다. 그는 자신의 소송이 총특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끝장 볼 것”이라며 사회법으로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정영구 목사와 김수경 목사, 그리고 박종우 목사 등은 동작지방 소속의 24명 평신도 선거권자 부재를 주장하면서 서울남연회 감독선거의 문제점을 들췄다.

정영구 목사는 선거법이 있어도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는 점을 지적하고 선거를 감시-견제할 수 있는 통합기구 설립을 제안했고, 박종우 목사는 정책발표회를 총실위가 금지시킬 수 있는지 유권해석해보자고 제안했다.
 
신기식 목사는 지난 30년간 감리회내에서 개혁 주장이 없던적이 없으면서도 기득권자들의 이해관계에 얽혀 법이 만들어 지고 시행되면서 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판단은 제대로 되지만 표결로 판결하는 현실상 판단과 판결이 다르게 내려지는 재판제도의 구조적 문제가 감리회내의 분란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관련 소송원고들이 법적인 투쟁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임을 강조했다.

비난 일변도의 포럼 분위기에서 오재영 목사는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워서야 되겠는가. 총특재 판결이 맘에 안든다 해도 교단을 염려해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감리회 문제를 사회법정으로 가져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