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행복한 사람들은 가장 덜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불행한 사람들보다 더 자발적으로 자신의 시간을 내주고, 다른 사람을 도우며, 더 친절하고, 더 많이 사랑하고, 용서하고, 배려합니다. 불행은 이기적인 행동을 낳는 반면에, 행복은 주는 능력을 더 키워 줍니다. 진정한 행복은 어떤 사건의 결과가 아니며, 환경에 좌우되지 않습니다. 당신의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닌, 바로 당신입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류시화-

▲ 새 옷을 받아 들고 좋아하는 어린이들

아침마다 바닷가 나무 밑 꾸보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들이 먹는 것은 대부분 밥이 아니고 커피였습니다. 밥은 고기를 많이 잡아 왔을 때나 먹지요. 아침 대신 멀건 커피를 큰 대접으로 한 대접씩 마신 후 아빠는 고기 잡으러 가고 아이들은 학교에 갑니다. 그렇게 먹어도 비쩍 마르지 않고 살찐 사람도 있는 이유가 뭐냐고 물으니, 마누할아버지 왈, 매일 틈만 나면 잠을 자서 그렇다고! 웃으며 말하는 것이 진담 같기도 하고 어부들의 게으름을 흉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제 조셉씨가 빗속을 헤치고 먼 바다에 나아가 잠수하여 작살로 잡아 온 고기는 겨우 3킬로그램이고, 마누할아버지의 계산에 의하면 90페소도 안 되는 가격이라고. 그것으론 커피 한 봉과 설탕 한 봉 사고 나면 쌀 살 돈이 없어 그들은 거의 매일 아침식사는 커피만 마시는 경우가 많고 옷을 사 입을 생각은 엄두도 못 내지요.

한국에서 보내오는 의류택배가 마닐라가 위치한 루손 섬까지만 배달이 되고 이 곳 부수앙가 섬 까지는 배달이 안 되어, 이곳에 올 때 마다 조금씩 나누어 비행기로 공수해 오느라 화물비도 많이 들고 힘이 들지만 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모든 힘들었던 생각이 금방 사라집니다. 새 티셔츠가 오늘 아침 이들에게 기쁨이 되고 나에겐 큰 행복이었습니다. 땀 발수가 잘 되는 신소재로 만든 티셔츠를 150장이나 보내 주셔서 이들에게 잘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가난한 아이들이지만 가장 좋은 티셔츠를 입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새 옷을 입고 자랑스럽게 다닐 것을 생각하니 아이들보다 내 마음이 더욱 행복합니다.

저녁나절 국도변 가게에 갔더니 조셉씨 부인이 아이 둘을 데리고 바구니를 들고 길가에 서 있어서 무얼 샀나 보니 설익은 파파야 네 개와 식용유 한 병, 설탕 그리고 쌀 1킬로그램을 사서 가져가는 중입니다. 어제 아침에 큰 봉지로 세 봉지나 사다 준 설탕을 여럿이 먹는 바람에 모두 소비한 모양입니다. 쌀 1킬로그램으로 10명의 가족이 먹으려면 한 끼 밖엔 먹지 못할 텐데 오늘 잡아 온 물고기로는 그것 밖에 살 수 없었는가봅니다. 하늘을 원망하지도 않고 세상을 탓하지도 않고 그저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늘 평안한 모습으로 사는 이들이 대단해 보입니다. 요즈음 한국엔 자살경쟁이 벌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요 며칠 사이에 잘나가는 분들이 줄줄이 자살했다는 뉴스가 보도되더군요. 무한경쟁의 문명사회에서 잘 살아보려고 무던히도 애쓰다 행복을 누려보지도 못하고 결국엔 자살로 인생을 끝내는 분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면서, 비록 가난하긴 하지만 하나님 안에서 서로 도우며 평안하게 살아가는 이들이 더 행복해 보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것을 가져도 부족하고 불안하지요.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의 영혼과 육신을 맑게 하고 우리로 하여금 진정한 행복을 깨닫게 하는 생명의 양식입니다.

<신10:13> 내가 오늘날 네 행복을 위하여 네게 명하는 여호와의 명령과 규례를 지킬 것이 아니냐

▲ 장을 보고 가는 조셉씨의 부인과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