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정세와 대북정책의 기준

-평화를 위한 선택-

이상윤 목사(KMC전략연구소 소장)

▲ 2016. 10. 7.에 있었던 KMC전략연구소 제4차 공개심포지움에서 강연하고 있는 이상윤 목사

1. 동아시아의 정세와 북핵위기

동아시아 정세의 핵심은 북한 핵의 위기이다. 1945년 8월 일본은 미국의 원자탄 두 발로 무조건 항복한다. 동아시아의 50년 강자가 무릎을 꿇는 일이 현실로 이루어졌다. 1894년부터 1945년까지 동아시아의 신흥강자로 군림하던 제국주의의 일본이 유럽과 대서양을 넘어 태평양을 지배하러 나타난 지 100년도 안된 신대륙의 강자 미국에게 항복을 한 것이다. 인류 최초의 핵무기가 투하되어 일본국민 69만 명이 피폭을 당하는 비극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 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평화를 위한 희생을 치렀다. 공교롭게도 일본의 식민지였던 한반도와 만주는 전승국 미국이 중국과 소련, 일본과 한데 어울려 남북 분단의 전쟁을 치룰 때에도 핵전쟁의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미소의 전략핵이 팽팽한 긴장을 이루던 시절에도 한반도에는 미국의 전략핵인 미니트맨과 어네스트 존 같은 이름의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전략핵은 한반도 안보를 위해서 만든 핵폭탄이었다. 이것이 한때는 한반도 내에서만 1250기 이상이 배치되어 있었다. 하지만 1991년, 노태우 정권은 북방외교를 가동시키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정책을 가지고 미국과 협상하여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였다. 곧 미사일과 핵폭격기로 운송이 가능한 미니핵(Mini Nuke)을 전량 회수하였고 이것을 기반으로 북한과 비핵화를 위한 유명한 남북기본합의서를 채결하였다.

당시 미군은 오산공군 기지에 전략핵 250기 이상을 배치하였다. 한편 이러한 한반도의 전략핵에 공포를 느낀 북한당국은 1963년 소련에게 핵개발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하였다가 거부당하고 1967년에는 중국에게 핵무기 개발을 도와달라고 요청하였다가 깨끗하게 거절당하였다. 당시로서는 핵보유국은 독자적인 과학기술만 가지고 만들 수 있었다. 핵문제가 혼잡스럽게 된 것은 70년대 중반이었다. 미·영·불·소·중등 지구촌 5대강국들만 가지고 있는 핵무기를 나머지 국가들도 보유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인디아 파키스탄과 아르헨티나 레바논도 가세하였다. 이렇게 핵개발에 뛰어든 비핵국가들을 통제하기 위하여 국제원자력기구와 핵확산금지조약국들이 확대되면서 공포의 핵균형(Balance of Terror) 전략이 소개되었다. 핵동결 이슈가 제기되는가 하면 미니 핵개발도 일어났다. 한 때 소련은 미국의 배가 넘는 핵무기를 가지고 있었고 위성개발은 실제로 핵운송 개발 프로젝트가 변형된 사업이었다. 한 편, 핵의 평화적 사용에 대한 대중적 각성을 유도하는 평화운동도 일어났다. 공산권에서 조차 반핵운동을 시작하였다. 1980년대부터는 핵발전소도 생겨 실용적인 전기에너지를 해결하였고 의료용으로 사용하였다. 그러면서 당시 핵무기를 보유한 선진 열강들은 핵무기에 대한 위험성을 파악하고 핵 금지 협약에 대한 미국과 소련 사이의 스타워즈 계획이 도마에 오르면서 핵확산금지 이슈가 정치협상의 테이블로 올라왔다. 모두가 공포의 대왕을 다루고자 하였다. 1966년 이스라엘의 핵개발에 성공하면서 인도와 파키스탄이 대열에 오르고 아르헨티나, 한국, 대만이 핵개발에 착수하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소련은 소비에트를 해체하지 않고 있었다. 북한은 1958년부터 소련의 핵개발 프로젝트에 사람을 보내어 인재를 양성하였고 이어서 90년대 초 소련과 동구권이 무너질 때, 핵과학자 500명 이상을 수입하면서 본격적인 핵개발에 나섰다. 1975년 4월 17일 김일성은 북경을 공식 방문하여 모택동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중국 공산당의 중심에서 숙청당했던 등소평을 만났다. 이들은 의기투합하여 모택동 사후의 중국의 장래를 걱정하였다. 2003년 공개된 모 주석과의 대화록에는 당시 모택동 주석을 만난 김일성과 배석한 등소평간의 대화의 내용은 석유개발과 원자탄개발이었다. 귀국한 김일성은 신중하지만 신속하게 핵개발에 착수한다.

북한의 첫 번째 핵실험은 2006년 10월 9일에 진행되었다. 미국이 2006년 북한 계좌가 있는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은행 계좌를 동결하면서 야기된 대치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이 핵실험이었다. 이 사건으로 미국은 방코 델타 은행 계좌를 풀고 북한으로 송금하였다. 이것이 핵문제에 관해서는 북미양자간의 문제임을 확실하게 하는 기준이 되었다. 협상의 내용은 핵무기 동결과 핵처리 시설의 폐쇄였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에서 국교정상화까지 일괄타결을 제안하였지만 미국이 거부하였다. 핵　담판이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북한은 2011년부터 김정일의 후계자가 된 김정은 당 중앙위원장이 두 차례의 핵실험을 단독적인 결정으로 강행하면서 핵폭탄과 함께 운송수단인 미사일, 정보교란 시스템과 전자파무기를 고루 갖추고 등장한 신흥 핵 강국이 되었다. 이들의 핵무기는 양에서 압도하는 것이 아니고 과거 핵 포기를 대가로 경제보상을 노린 리비아의 카다피가 몰락하고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의 대량살상용 무기를 파괴하겠다는 이유로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를 침공한다. 모두 핵무기를 가상적으로 보유한 상황에서 일어난 전쟁이었다. 이라크의 세속정당인 바트당의 사담 후세인은 미군의 손에 비참하게 살해되었다. 이렇게 중동의 패자를 무너뜨린 미국은 핵전략에 대한 공격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글로벌 시대의 지구 경찰인 셈이다. 북한은 미국의 압력에 대항하면서 핵보유의 실체적 인정을 통하여 체제보장과 경제병진 정책 그리고 시급한 경제 현안을 해결하고 국제사회로의 복귀를 보장하는 북미 간 국교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핵무장의 정당성을 체제보장으로 담보하고 재래식 무기의 열등함을 핵전력으로 대체하는 전략(War fighting trategy)을 개발한 북한과의 협상이 과제인 것이다. 특히 북한의 핵무기가 가지고 있는 전략적 함의는 상호핵확증파괴(Mutually Assured Destruction)즉 ‘네가 쏘면 나는 죽지만 결국은 너도 죽는다’는 전략으로 상대편도 나도 공멸한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1945년 인류 역사상 최초의 핵폭탄이 터지면서 일본은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지 4년 만에 미국에게 무조건 항복한다. 무려 69만 명의 어마어마한 피폭자를 내었다. 핵무기의 가공할만한 위력은 대량 살상용 무기로써 적과 동지를 가리지 않고 폭발시키는 지구촌 최후의 선택인 공포의 대왕이었다. 또한 이 사건은 핵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대중의 각성을 불러 왔다. 아인슈타인을 포함하는 양심적인 과학자와 정치 지도자들은 핵의 평화적 이용과 지구촌 평화운동을 선도하였다. 그러나 핵무기의 실효적 가치는 여전히 묵중하기만 하였고 평화를 위협하는 지구촌의 최후의 종말론적 이정표였다.

동아시아에 19세기 식 제국대주의가 물러나자 이번에는 자본주의 공산주의의 지구촌 패권들이 들어서서 분단정책이 선을 보였다. 미소 양대 패권이 충돌한 한국전쟁을 기화로 냉전은 열전으로 화하였고 간접 침략은 노골화되었다. 앞서가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로 국가사회주의 체제를 굴복시킨 미국과 소련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양자 대결로 몰아가면서 동아시아의 분단체제를 확고히 다졌다. 철의장막인 소련과 죽의장막인 중국이 표적이 된 동아시아에서 미국은 일본을 이용하여 동아시아를 경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따라 한반도 남부와 대만으로 이어지는 반공 블록은 미국의 최전선이 되었다. 특히 중국에서 모택동의 공산군대에 밀려서 대만으로 나온 장개석의 국민당정부는 반공 이데올로기로 무장하여 중국 공산당과 대결하면서 일본과 연대하였다. 이러한 정세변화에 민감한 북한은 친소세력인 만주 항일유격대 출신을 정권의 우두머리로 삼았고 남한에서는 외교론을 주장하는 친미 지도자 이승만을 세웠다. 1950년 10월,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자 모택동의 신중국은 항미원조 전쟁이라고 명명한 전쟁에 참전하였다. 전승국 미국과의 한판 전쟁을 한반도에서 벌인 것이다. 중국은 아편전쟁이후 열강의 침략에 시달리던 중국은 반외세 자강론을 들고 나온 손문을 통하여 청조를 무너뜨렸다. 손문의 중화민국은 항일전쟁을 수행하면서 국제적인 연대를 통한 권력분점을 시도하였으나 1921년 중국 상해에서 창당한 중국 공산당은 농민세력을 기반으로 하는 항일 공산혁명운동을 전개하여 마침내 장개석 국민당과 전쟁을 벌였다. 반제 항일 투쟁을 다른 입장과 세력으로 이어나간 것이다. 모택동은 두 차례의 국공합작을 통하여 특유의 저력을 발휘하여 패권 장악에 성공하고 항일전쟁에서 승리하면서 부패 무능한 국민당 장개석의 독재정권을 대륙에서 몰아내었다. 1949년의 일이었다. 중국 공산당의 민중혁명이 성공한 것이다. 이러한 중국대륙의 변화 속에서 한국의 임시정부는 국민당의 은밀한 지원으로 버티어 낸다. 포츠담 선언에 참가한 스탈린을 설득한 미국의 권유로 마지막순간에 결단하고 대일선전포고를 한 소련은 전쟁개시 1주일도 안되어 일본의 항복을 받았다. 북만주와 몽골의 관동군 26만 명을 포로로 잡고 한반도로 치고 들어온 것이다. 1905년 노일전쟁 이후 일본에게서 거둔 최대의 승리였다. 그들은 북해도 북방의 4개 섬을 일거에 되돌려 받고 한반도 분할의 한축을 가지고 미국과 협상하여 미국에 제시한 한반도 38도선 분할 안을 수용하여 한반도를 나누었다. 6.25전쟁을 일으켜 한때는 속도전의 승리를 잡은듯하던 북한은 미국의 인천상륙작전에 밀려서 38도선 이북으로 쫓겨 갔고 이어서 이들을 쫒아간 미군의 북진으로 중공군이 참전하여 6.25는 국지전에서 국제전으로 양상을 달리하게 된다. 신중국의 인민혁명군을 상대로 하는 유엔을 위시하는 연합군은 청천강 전투와 장전호 전투에서 심대한 타격을 입고 철수하여 다시 한 번 서울을 빼앗긴다. 한국전의 전황은 이처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였다. 결국 1951년 7월부터 개성에서 평화회담을 시작하였고 그 후에는 개성의 남쪽인 판문점으로 옮겨 2년 동안 정전회담을 계속하였다.

2. 핵 위기와 평화전망

이번 4차 심포지엄을 준비하면서 기다리다 보니 갑자기 대북관계의 빨간불이 들어왔다. 2016년 9월 9일 아침,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한 것이다. 2006년 이후 핵실험만 5차례를 거듭하고 미사일발사만 17회를 한 북한이 이번에는 4차 핵실험대의 수소탄 실험에 이은 핵기술상의 발전을 내외에 과시한 핵탄두의 고도화 소형화에 성공하였다는 보도였다. 그동안 동아시아 분단역사와 핵문제를 놓고 공부하던 나 개인은 최근의 동아시아의 정치형국이 심상치 않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그것보다도 북한의 핵병기 연습이 도약에 도약을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었다. 특히 정세의 핵심이 미국을 위시한 한일을 포괄하는 삼각동맹의 이동이 잦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반일감정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의 국민 감정상 지금의 한일관계는 전혀 다른 궤도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지금도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현 정부의 굴욕적인 타협이라든지 4년 전 이명박 정권 때 나왔다가 국민적 저항을 받은 한일군사정보교류협약이라든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지휘 하에 한국은 일본과 보조를 함께 하는 개념인 것이다. 더군다나 아베 신조는 헌법 9조를 개정하고 보통국가로 도약하자는 계획을 착착 준비하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1963년에 폭로된 일본방위청의 군사작전인 ‘미쓰야 작전’이 문제시 되었다. 이것은 일본 측의 계획안으로써 한반도 전쟁이라는 가상의 군사행동에 대한 미일의 군사개입에 관련된 작전계획안 이었다. 만약 제2의 한국전쟁이 일어난다면 미국, 일본, 한국이 동시에 북한을 쳐들어간다는 작전이었다. 즉 미국, 일본, 한국이 세 개의 화살이 되는 것인데 이 작전은 전체가 7단계로 구성되어 있었다. 제 4 단계부터 일본이 한반도에 상륙하고 마지막 7단계에는 미국이 원폭을 한반도에 투하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한반도의 배후에는 미일이 자리 잡고 있고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포진하고 있는 형국을 보여준다. 이러한 발상이 통하는 한반도는 세계평화의 위협이며 분단체제의 고착화를 통해 동아시아의 패권을 가지겠다는 주변국의 개입이 확실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위와 같이 신 냉전적인 분위기는 동아시아의 안보위기를 재촉하는 결정적인 요소이며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깊숙이 개입되어 나타난 결과인 것이다. 실제로 북한의 핵보유가 함의하는 엄청난 폭발력이 여기에 숨어 있다. 지난 1994년 6월 한반도는 전쟁위기 일보직전에 미국의 평화적 중재가 작동하여 위기를 벗어난 적이 있다. 그렇게 하여 통미봉남이라는 북미간의 협력관계가 가동되었다. 이를 통하여 90년대에 북미는 제네바 합의의 이행문제를 놓고 9년 가까이 외교전쟁을 벌였다. 말이 좋아 6자회담이지 6자회담이 북경에서 열리면서 의외로 국제여론은 중국의 진중한 중재노력에 환호하고 지지를 보냈으며 외교적 술수가 아닌 평화회담을 위한 북미간의 숨 가쁜 외교전쟁을 목격하였다. 지금도 양측 간의 합의이행은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경수로는 남한의 막대한 물자와 자본이 투입되었으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 서방이 벌었다’고 북미간의 평화협상은 지지부진 실효적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려갔다. 이것이 지난 8년 동안 미국 워싱턴 DC의 전략이 이른바 전략적 인내라는 저 강도 대북정책으로 변질된 내력이다. 유엔을 포함한 미국의 우호적인 국제여론을 몰아서 대북 경제제재 조치와 안보리의 결의안이 쏟아져 나왔지만 결국 북한 핵은 막지 못했다는 것 아닌가. 여기에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물러나고 보수 우익 정권이 들어서면서 국내적으로는 북에 우호적인 민간 세력들은 종북좌파로 내몰리고 햇볕정책은 핵개발 자금을 대는 파렴치한 정책이었다고 매도당하는 신 냉전적 사고와 전략이 판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더군다나 진보교회들의 결집체인 에큐메니칼 운동은 북한 조기련(조국 기독교 연맹)의 무분별한 통일전선전략으로 남한의 보수교회들도 한데 섞여 북한지원 체제를 구축하였다. 그러는 사이 남한의 통일운동 헤게모니는 진보와 보수의 양측도 향유하지 못하고 통일운동 만능세력들이 쥐고 흔드는 운동 정치의 혼란상을 드러내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기독교 진보운동은 소수파로 전락하고 평화운동으로 내려가는 기가 막힌 현실이 되고 말았다. 특히 2013년 WCC 부산총회에서 결의된 한반도 평화결의안에 들어있는 평화협정 촉구와 병행하여 조약이 실효되는 순간, 한반도에서의 외국군 철수 문제가 언급되어 있었으나 영문에는 그대로 두되 국내용 한글 번역본에는 빼버리는 고육책을 썼던 것이다. 이것이 교회의 이중성이고 전략적으로는 무력해진 이유이다. 물론 과거 88년 희년선언에서도 외국군철수문제는 보수교회의 반발을 샀었다. 반공 수구 입장에 서있는 오늘의 교회에게 외국군 철수는 죽음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동맹은 강화되어야 하는 것이고 대북 유화정책은 적을 이롭게 하는 전략이라고 여겨지는 것이다. 이것은 한때 민주화와 인권 통일운동의 전략적 논의에 정점을 이룬 적이 있듯이 북한식의 통일전선 전략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지만 남한에서는 금기시 하는 핵심 사안이 되고 있는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남한의 국민적 정서와 맞물리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정책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여기에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은 일본의 평화헌법 폐지와 맞물리면서 상승효과를 낳고 이러한 상황에서 대중적 호응을 얻는 강경한 대북정책은 흔들림이 없는 것이다.

교회는 여기에 안주하고 있다. 외교나 국방은 당국자들의 몫이고 강경 대응은 국민적 정서를 대변한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동아시아 한반도의 남부지역은 신 냉전체제를 수용하는 힘이 있다. 결과적으로 동아시아 정세는 강 대 강의 대결구도에서 지역전쟁의 위험성을 높이는 쪽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반도 핵전쟁의 위험지수는 날로 높아만 간다. 지금까지 한반도는 지정학적 위치상 세계 최강의 미국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가 대결하는 각축장이 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민족적 자부심이 강한 북한이 외세에 강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3. 동아시아 분단체제의 등장

지난 세계대전의 결과 동아시아에 진출한 미국은 일본을 아우르고 중국의 공산화와 소련의 남진정책에 대항하는 파워불록을 형성하는 분단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한 패권주의적 전략적은 전쟁의 가능성을 높이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지금부터 말하려고 하는 내용들이 바로 그러한 역사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동시에 대북정책의 교회적 기초를 이루는 평화적 접근에는 상당한 장애를 일으키는 것이며 국제 에큐메니칼 운동의 정서를 감안한다면 유독 한반도에서만 벌어지는 신 냉전의 기류가 역내의 평화를 해치고 안보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지난 1, 2차 세계대전이 벌어졌던 유럽에서는 각국이 과오를 인정하고 서로 용서를 구하면서 평화를 유지한 반면, 동아시아에서는 이것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발전한 측면이 있다. 장개석의 국민당이 중국 본토에서 밀려나고 모택동의 신 중국이 등장하면서 형성된 극동의 안보위기는 미국으로 하여금 패전국 일본을 부추겨 안보의 동반자로 삼고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으로 일본의 부활을 시작한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태평양전쟁의 전범국가인 일본을 다시 부추겨서 중국과 한반도의 남북한에 대하여 전쟁범죄에 대한 사과를 구하지 않고 오히려 패전국이 점령하고 있는 센카쿠 열도를 반환하지 않는 것을 편들며 중국과 일본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또한 독도문제도 같은 방식으로 패전국 일본이 한반도에 사죄를 구하고 전후의 신질서에 맞게 반환하도록 돕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일본의 영유권을 돕고 있는 것을 보아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특히 전후 신질서를 상징하는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의 핵심은 중국과 단절을 고하고 한반도 분단 현실을 가지고 임계철선격인 한반도를 대하는 것이다. 이것이 일본 중심의 동아시아 전략으로 정착되고 결국은 한반도 분단체제 하에서 6.25 전쟁을 맞았던 것이다. 그것이 지금 한반도의 핵위기를 조장한 결정적 배경인 것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바로는 북한 핵문제 해결 과정에서 70년대 인디아-파키스탄의 핵개발을 방치하고 이스라엘의 핵무기 보유를 암암리에 지원하던 미국이 유독 북한의 핵문제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공격적인 방법으로 핵무기를 가지고 위협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더군다나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여론을 몰아가면서 북한을 자극하여 북한으로 하여금 적개심에 불타게 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나가고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지금 핵문제 타결의 핵심적인 사안에 버금가는 문제가 바로 북한의 적개심이다. 이것을 방치하고서는 핵문제에 대한 제재와 압력으로 결코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남한은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을 의지하여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해보려고 하지만 여기에는 우선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있다. 한반도의 남부를 지배하는 미국의 강력한 입김이 작용하면서 한미동맹의 축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점과 동시에 중국과 북한 북한과 러시아 간의 내면적인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는 중국의 대북한 압력은 실효적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산권이 단결하던 50년대 이후 동아시아에는 사회주의권의 내분이 일어났다. 먼저는 소련과 중국의 국경분쟁이었고 중국내부는 경제실책으로 모택동 혁명인 대약진운동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모택동이 실각당할 위기에 빠진다. 여기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은 모택동은 공산주의 혁명사상 논쟁을 개시하고 하방작전으로 숙청운동을 일으킨다. 권력의 모반이었다. 이것을 홍위병 난동 또는 문화대혁명이라고 부른다. 당시 홍위병들은 북한의 김일성의 장기집권을 도마에 올린다. 그러면서 민족적 자존심의 문제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들은 이들 사회주의권 국가들 내부의 갈등으로 발전한다. 상호신뢰를 상실하고 불신을 조장하였다. 그러면서 90년대 중국은 마침내 적국인 한국과 정식으로 수교를 맺고 혁명적인 개혁개방을 단행한다. 역사의 변곡점이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냉전의 잔재가 사라지면서 고립무원이던 북한에 핵무기가 주어졌다. 신 안보 이슈가 제기된 것이다. 동아시아 정세의 한축을 부여잡은 북한은 선군체제를 구축하고 헌법에도 강성대국을 이룩하였다고 선전하고 있다. 남한의 경제부흥에 대비되는 낙후된 북한경제가 주눅이 들어 있던 사이 전략핵을 개발하여 사회주의 국가 최후의 결전을 벌이고자 등장한 것이다. 그것이 북한 핵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사실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한미동맹과 본질적으로 다른 양상을 띤다. 항미원조 전쟁이라고 불리는 6.25동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중국과의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독자노선을 지켰고 중국 역시 이러한 연고를 안고 얽히고설키는 관계 속에서 북한과 거리를 두고 대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서도 사회주의 혁명 동지라는 공동적 기반위에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때문에 만약 중국이 비핵화를 위한 조치로서 핵우산이라도 제공하겠다고 나선다면 북한은 ‘네가 뭔데’라고 반발할 것이 분명하다. 과거 중국의 홍위병 난동 때 문화대혁명시기의 중국에서 김일성 장기집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강력하게 제기되었다. 중소국경 대립기간을 거치고 미국과 정식 수교를 하는 과정에서 중조관계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

4. 북핵문제의 본질

뉴욕타임스는 올해 9월 9일 북한의 김정은 핵실험에 대한 평론에서 존스홉킨스대의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 조앨 윗트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논평을 개재하였다. 북한은 지난 10년 동안은 5차례의 핵실험과 17차례의 탄도미사일 잠수함미사일을 시험발사를 하였다. 앞으로 전망하기는 2016년 한해에만도 핵실험의 수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였다. 아직도 3개월이나 남아 있는 가운데 북한의 핵실험은 6차, 7차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미당국은 이러한 북한의 동향이 결국은 대남 군사전략으로 이어지면서 이른바 ‘핵 전면전에 의한 통일 대전’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북한의 무력통일 전략이 핵 기습 곧 선제타격을 행사할는지도 모른다. 5차 핵실험에서 보여주듯이 핵심사항은 핵실험이 최고수위의 지시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핵탄두에 소형화와 고도화를 기하여 미사일 장착에 용이하도록 제조하는 기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것이 17차례나 계속해 온 북한의 미사일 발사 목표인 것이다. 소위 북측이 주장하는 위성궤도를 타는 미사일은 대륙간탄도탄을 의미한다. 여기에 지난달 시험발사에 성공한 잠수함발사 미사일이 추가된다. 핵잠수함은 고정된 미사일 발사대가 필요하지 않다. 수천마일을 운항하여 목표지점에 근접한 연후에 발사하는 핵잠수함의 위력은 대륙간탄도탄을 능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것이 핵전략의 치명적인 위력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 핵이 미국 본토를 노린다는 말과 미국과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하는 대목도 바로 이것이다.

지금 발동 중인 2270호를 제대로 실행하지 않던 중국이 돌연 사드배치 국면임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무역거래를 하는 회사들을 제재 조치하는 일에 나섰다. 이것이 미국이 바라는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가는 것은 아니지만 대북제재의 수위가 높아지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대북제재의 수위를 높여 실효성을 거두자는 것이 국제사회의 기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한 치도 양보하지 않고 여전히 핵실험에 나서고 있으며 핵폭탄의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이번 핵실험은 지난 1월 6일 4차 수소탄 핵실험에서 드러났듯이 북한의 핵정책의 기조를 마감 수준으로 보고 남한 역시 이 실험을 북한의 초강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정치 사회적 분위기는 국내의 정치 판도를 결정할 2017년 12월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남한의 강경기류는 대북 제재뿐 미국의 핵 위력을 통하여 사드배치와 함께 남한 여론을 경직시켜 대통령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급변하는 동아시아의 정세 속에서 평화를 위한 교회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교회가 보수안보의 본거지이고 반공에 충실한 집단이면서 역내 평화를 위한 대안적 공동체로서 정의와 평화를 위한 결단을 필요로 하는 집단인 만큼 새로운 입장표명이 필요할 것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북 핵 위기를 맞아 대북제재에 미온적이던 중국도 사드배치에 반대하면서도 강경기류에 몸담고 북한에 대한 제재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금 중국은 단동지역의 중국무역회사인 홍샹그룹을 제재하기 시작했고 앞으로도 이러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중국의 대북한 무역은 9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북한을 먹여 살리고 원자재를 헐값에 받아오는 동반자 관계를 가지고 있는 중이다. 바라기는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세컨더리 보이콧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기를 기대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평화의 선택지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다. 두만강 수해문제를 통하여 남한정부는 언급 자체를 금지하고 있지만 국제기구인 유엔과 국제의료기구 국제 적십자사들이 나서고 재외동포들이 나서서 긴급 구호하는 일에 진전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5. 핵전쟁과 한반도

지난 1945년 8월 8일부터 시작하여 인류 역사상 최초의 원자탄이 떨어진 일본에서는 피폭자가 무려 69만 명에 달했다. 히로시마 나가사키 두 도시에서 희생된 이들이 30만이 넘었는데 그 중에 한국 국적자만 4만 명이 넘었다. 그런데 1950년 6월부터 시작된 6.25동란 중에는 미군 사령관 맥아더 원수는 중공군이 참전하면서부터 만주와 북한지역 일부에 대한 핵공격을 타진하였다. 특히 1950년 10월 1일을 기하여 38도선을 돌파한 미국은 그해 10월 19일 미군을 침략군으로 규정한 중공군이 한국전쟁에 개입한다. 여기에서 미국은 전선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하여 후방기지들을 공격하는 방안으로 핵무기 사용을 검토하였고 투르만 대통령의 제가를 얻으려고 하였다. 우선 먼저 1950년 12월 합참은 작전에 방해가 되는 목표물들과 중공군을 향해 30발의 원자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대통령에게 청원하였다. 두 번째로 1951년 3월과 4월 사이 합참은 중공군 만주지역의 기지 선양과 목단강 일대 후방기지에 대한 원자탄 사용을 요청하였고 1951년 6월과 7월에는 7월로 예정되어 있는 휴전회담을 압박하기 위한 조처로서 6개월 전 미국에서 실험에 성공한 원자탄 사용을 요청한다. 1951년 10월 워싱턴 DC에서 3명의 미 육군 대령이 일본을 거쳐 서울로 들어왔고 매튜 리지웨이 신임 사령관을 만나 지상군 작전개념에 맞는 원자탄 사용에 관한 실사를 진행하였다. 특히 1951년 9월과 10월에 미국 폭격기가 북한지역에 대한 원자탄 투하를 목적으로 한 훈련을 마쳤다. 만약에 휴전회담이 결렬된다면 즉각 사용할 것을 대비한 것이다. 1952년 5월 신임 유엔군 사령관에 취임한 마크 클라크 장군은 작전계획 안에 원자탄 사용에 관한 계획도 포함시켰다. 1953년 2월 당시 미국의 대통령 당선자 신분인 아이젠하워는 중국 측에 원자탄 사용을 직접 통고하였다. 미 공군은 새로 생산된 원자탄을 오키나와 미군기지에서 배치하고 호이트 반덴버그 합참 참모는 중국의 동북지역인 선양과 목단강 공군기지에 대한 공격을 공개하였다. 이 사실은 소련의 스탈린 후계자에게도 즉각 전달되었다. 1953년 5월 20일 미국의 국가안보회의는 휴전회담에서 공산군의 합리적으로 응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여 중국 측에 대한 원자탄 공격을 검토하였고 이 사실이 인도 네루 수상을 통해 중국 측과 북한 측에 전달될 수 있도록 덜레스 국무장관이 그를 위촉하였다.

1년 후 미국은 베트남 디엔 비엔 푸에서 북베트남군에 포위되어 고전을 면치 못하던 프랑스 군을 도우려 프랑스 외무상 조지 비달에게 통지한바 있었으나 프랑스는 정중히 거절하였다. 그 외에도 미국은 두 번에 걸쳐 북한에 대한 핵공격을 검토하였다. 1969년 북한이 동해상에 비행중인 미군 정보기 EC 121기를 격추하여 승무원 31명 전원이 사망한 사건을 접하여 당시 대통령 당선인인 닉슨으로 하여금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에게 핵폭탄을 투하 할 것을 명령하였으나 진행과정에서 무산된 사실이 있다. 1994년 6월 클린턴 대통령은 영변 핵시설에 대한 정밀타격을 목표로 하여 핵폭탄을 사용할 것을 검토하였으나 평화회담의 진전으로 철회하였다.

6. 핵과의 전쟁

핵무기는 본질적으로 공격용 무기로써 상대를 제압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체계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2차 대전 말기 행운의 기회를 잡는다. 간발의 차이로 경쟁국 독일과 일본을 따돌리고 핵폭탄을 개발하였다. 그것을 즉각적으로 일본전에 사용하였다. 당시 미국은 단 두 개의 원자탄만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쟁 후 1949년 소련이 핵실험에 성공하면서 핵 경쟁이 시작되었다. 1952년 미국은 수소폭탄을 개발하였고 1952년 영국도 핵실험을 하였고 이에 따라 1953년 소련이 수소폭탄 실험을 하였다. 소련과 영국, 프랑스에 원자력발전소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더 이상 핵독점이 불가능 하게 되자 비핵국가로의 핵물질 및 핵기술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핵의 평화적 사용에 대한 선언을 하였다. 그리하여 유엔 산하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탄생하였고 1958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였다. 핵의 평화적 이용의 핵심은 핵무기의 파괴적 성격을 두려워하는 대중들에게 핵공포를 무마시키고 핵무기 개발의 대중적 지지기반을 확보하자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핵의 민간 사용을 추진하게 되었다. 핵의 평화적 사용은 이처럼 정치적 기획 하에 시작되었는데 핵의 평화적 사용이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다. 핵의 평화적 사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는가싶었으나 1960년 프랑스가 핵실험에 성공하고 1964년에는 중국이, 1966년에는 이스라엘이 합류하였다.

소련은 이러한 핵무기 확산에 대처하기 위한 핵확산조약(NPT)을 제안하였다. 이 조약은 어느 정도 비핵국가의 요구를 수긍하면서 평화적 목적의 핵기술을 보장하고 비핵국가들의 핵무기 보유 열망을 포기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핵보유국에 대한 소극적인 안전보장, 즉 선제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정치적 선언을 전제로 하는 합의였다. 그러나 문제는 미소의 핵군축에 대한 불성실한 태도와 비핵국가에 대한 핵보유국의 선제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법적 구속력의 지위 부여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본질적으로 핵무기는 대량살상 대량파괴 무기이다. 이 무기는 군인 또는 군사시설만이 아니라 민간인과 군사시설 적뿐만 아니라 전쟁수행기구 전체를 파괴하는 무기이다. 핵무기가 터지는 곳에서는 그 어떤 것도 남지 않는다. 대중들의 열망이나 문명, 모든 사회적 관계를 모조리 앗아가 버리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핵무기는 인류의 섬멸을 목표로 하는 무기인 것이다. 마치도 생태신학의 아버지 떼이야르 드 샤르댕 신부처럼 생각하게 하는 위력이 있다. 그가 제 1차 세계대전에 종군하여 전선에 투입되었을 때 그는 치열한 포성을 들으면서 과거 옛 지구의 생명체들이 생명을 놓고 싸우던 때를 회상한다. 빗발치는 총소리와 대포소리 아우성 소리를 들으면서 과거에 있었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상기한다. 고생대로 부터 신생대 말기의 제4 빙하기를 거치면서 살아남은 생명체들의 처절한 사투는 오늘의 호모 사피엔스의 투쟁을 빚어낸 것이다. 이것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생존하기위한 투쟁이고 살아남기 위하여 상대를 살육해야 산다는 것을 운명처럼 느낀다. 이러한 샤르뎅 신부의 환상에 전적으로 동감을 표한다. 지금 우리들 역시 적대적 관계 안에 갇힌 외로운 영혼으로 21세기 지구촌 유일 강대국 미국과 여기에 대항하는 북한의 대결을 보고 있다. 금지된 핵병기를 개발하고 적대적 대립각을 세워서 살아가는 한반도는 지금 냉전과 열전사이를 오가고 있다.

7. 북핵위기와 평화를 위한 선택

교회는 본질적으로 평화를 지향한다.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것보다는 양심의 소리에 따라 평화공존을 위한 평화를 비는 것이다. 한반도의 제 1차 핵 위기는 1991년 12월 31일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으로 봉합되었으나 2003년 제네바 합의 이행직전 북한이 강경하게 돌아서면서 제 2차 핵 위기가 시작되었다. 경수로 건설 지연에 따른 전력 손실을 보상하라는 북한에 대하여 부시 행정부는 제네바 합의에 담긴 핵 비확산 이정표가 연기되어서는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표하며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악화된다. 2단계 사찰활동을 준비하면서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그러나 대중들이 기억하는 사건은 1994년 6월의 전쟁위기이다. 북한의 핵개발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국 클린턴 행정부는 문제가 되는 평북 영변의 핵시설에 대하여 정밀타격을 검토하고 나선다. 마지막 결단에 앞서 전직 미 대통령인 지미 카터가 판문점을 육로로 통과하여 평양의 김일성을 만난다. 당시 위기를 직접 겪은 이로는 50년대 한국 감리교회의 선교사로 일했던 제임스 레이니 주한 미 대사가 있다. 당시 미군은 핵공격 시 발생하게 될 양측의 피해상황을 시뮬레이션으로 추정하였는데 100만 명의 인명 살상과 수십조 원의 재산상의 손실 그리고 피폭지역의 황폐화 등을 고려하였다. 결국은 핵폭탄이 떨어지면 남북한 어느 지역에서든 사람이 살 곳이 못 된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러한 핵전쟁의 피해는 엄청난 것임을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80년대 유럽에서는 핵전쟁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영화로 만들어서 핵겨울의 비참함을 널리 알렸다.

이러한 종말의 카운트다운을 멈추게 한 것이 평화의 메신저다. 미국의 선제타격이 아니라 선제적 조치로써 실행 가능한 평화 협상이라는 카드였다. 비록 재선에는 성공하지 못한 대통령이었지만 퇴임 후 고향에 내려가 평화센터를 세우고 해비타트 운동도 하며 지내던 지미 카터 대통령은 동부인하고 판문점을 넘어 평양을 찾았다. 그러나 이번 제 5차 핵실험은 험악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충격적 내용은 핵탄두의 소형화, 고도화와 대륙간 탄도탄과 잠수함 발사 미사일을 가지고 미 본토 어디든 원하는 표적지에 요격망을 피해 남극을 우회하면서까지 궤도 비행을 하여 폭발하는 무기를 북한이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90년대의 핵 위기는 1994년 11월 제네바에서 북미양자간의 합의에 의하여 영변 핵시설을 동결하고 NPT 규정된 핵사찰을 수용하면서 시작된다. 여기에 부응하여 미국은 200만 Kw급 경수로 2개를 건설해주고 연료공급으로 중유 50만 톤을 제공한다는 것이 요체였다. 그러나 합의는 끝까지 이행되지 못하였고 협상에 성실히 응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북한 외교력은 벼랑 끝 전술, 이른바 끝판 전술을 선보이면서 합의는 파탄이 났다. 한국 측은 경수로 건설비용으로 11조원을 썼지만 중단된 채 철수하였고 일본은 합의의 이행도 지키지 않았다. 오히려 일본인 납북자 문제만 가지고 나왔다. 핵 대결도 문제지만 중요한 건 핵협상인 것이다. 이 협상을 통해 도덕성이 담보되지 않고 성실성이 실종된 가운데 국제정치의 외교술이 가지고 있는 야만성만 폭로되었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제 2차 핵 위기가 닥쳐왔다. 2003년 제네바 합의 이행을 앞두고 북한은 경수로 건설 지연에 따른 전력손실을 제기하였다. 부시행정부는 제네바 합의에 담긴 핵 비확산 이정표가 연기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경수로 건설지연에도 불구하고 2단계 사찰활동을 합의대로 실행하자고 주장하였다. 2002년 부시행정부는 대통령 연두교서에서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장하고 핵 태세 보고서에서 핵의 선제타격을 명시하였다.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가 평양을 방문하여 이 자리에서 북한은 미국에게 체제의 안전보장과 핵 프로그램 폐기를 일괄적으로 타결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미국은 이를 거부하였고 되레 북한은 비밀리에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재개했는지에 대해 추궁 당한다. 여기에 미국은 중유공급과 KEDO를 중단하고 북한은 IAEA 사찰단 추방으로 맞선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 하고 NPT에서 탈퇴한다. 2003년 8월, 북한 핵문제를 다루는 6자회담이 개시되고 2005년 9월,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을 포기하는 6개항의 공동성명이 채택되며 막을 내린다.

그러다가 2005년 2월 콘돌리자 라이스의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으로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선언하고 미국은 이에 맞서서 마카오 방코델타 아시아(BDA) 계좌를 동결한다. 여기에 북한은 2006년 10월, 제 1차 핵실험으로 맞대응 한다. 2007년 2월 13일, 합의로 인해 북한계좌 동결이 해제되고 7월에 중유 5만 톤이 북한에 도착하면서 단계적 이행이 이루어진다. 2007년 2월 13일,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초기 조치로 명명한 2.13 합의문을 발표하여 북한 영변 핵시설을 폐쇄 봉인한다. 북한은 IAEA 요원을 초청하고 미국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고 대적성국 교역법 적용을 중단한다. 일본은 양국관계의 정상화를 위한 양자대화를 개시하고 6자 회담 참가국은 북한에 대한 경제 에너지 인도적 지원에 협력하기로 합의한다. 특히 60일 이내에 북한에 중유 5만 톤을 제공하기로 한다. 2008년 6월 26일 핵 신고서를 제출한 북한은 27일 영변 핵시설 냉각탑을 폭파한다. 그 해 10월 초순 북미 평양회담에서 양국이 구체적인 검증계획에 합의하고 10월 11일,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다. 그러나 12월에 열린 6자회담에서는 북한 핵 신고에 대한 검증의정서가 채택되지 못하고 결렬된다.

결렬된 6자 회담의 핵심 사항은 시료채취 여부와 미 시설 검증 문제, 북미평양회담에서 검증문제에 대한 합의를 했다고는 하지만 북한은 검증대상을 불능화 시설로 한정한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 일본은 검증 대상을 신고 시설은 물론이고 미신고 시설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나선다. 이를 위한 시료채취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것은 지난 1990년 이후 북한이 플루토늄을 얼마나 추출했는지 여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북한의 입장은 검증의정서에서 요구하는 시료채취가 북한이 보유한 핵능력을 모두 드러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북한은 이것에 대한 보상이 선결되지 않고서는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내비친 강경대응의 내용이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한반도의 핵 경쟁이 본격화된 것은 1991년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하고 연이어 1992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으로 명문화하였는데 실인즉 남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핵확산을 줄이기 위한 노력일 뿐 핵우산정책을 폐기한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실제 상황에서 핵전략폭격기를 이용한 전술핵무기 가동이 용이하고 한반도에 대한 핵 억제력 행사를 위한 핵우산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핵무기 철폐를 요구하였다는 점일 것이다. 결국은 핵무기가 국가 간 위계를 군사적으로 뒷받침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안전보장 요구는 묵살당한 것이고 핵확산을 줄이기 위한 제스처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북미 혹은 6자간 협상과 타결은 지속적으로 반복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북한이 처하고 있는 외교 경제적 고립은 단 한 차례도 해결되지 않은 채 질질 끌려갔고 생존을 위한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는 북한은 미국의 핵 응징 앞에서 강하게 대항하는 전략전술로 일관했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장기적인 외교 협상 과정에서 돋보이는 것은 북미 간 실 무역을 담당한 직업외교관들의 절묘한 대치와 협상의 기술이었다. 이른바 ‘통미봉남’이라는 절묘한 한수를 가지고 남한은 정치공작의 소외를 당하였고 북한의 외교 공작은 미국을 능가하는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도 남한 측이 우려하는 문제는 핵협상의 이면에 작동하는 북미간의 미묘한 소통의 기류가 통미봉남의 가능성을 키울지도 모른다는 불신감이다. 또한 미국은 한국과 중국 간의 비밀스러운 소통의 틈새시장이 존재하여 삼각관계의 긴장감이 증폭될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박근혜정권의 외교라인은 미국의 동선을 정확하게 간파하는 능력이 문제이고 그동안 한미관계의 왜곡은 건강한 외교관계를 구축하지 못한 일방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방인지 적인지 마지막까지 헷갈리는 남북한의 외교적 술수를 적절한 수준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세련되어질 필요가 있다.

북한외교는 술수에서만 아니라 민족적 기개가 세면서 동시적으로 사회주의 국가의 독자성이 강하다. 이것이 러시아 중국과 혈맹을 지키는 힘으로 작동하고 있다. 중국 역시 이러한 북한에 대하여 일정한 거리를 두고 상대를 존중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면에서는 한국의 사정은 형편이 없다. 지난 1996년, 미국에서 한미 SCM 연례회의에서 통역으로 동석한 한국계 미국인 로버트김(한국명 김채곤)이 한국군에게 국방기밀을 전달한 것을 죄로 기소하여 10년형을 선고받고 7년을 복역한 사건이 있었다. 따라서 지금의 한미관계에서는 정보취급의 급수가 존재하며 지휘 계통의 판단에 의하여 상대에 대한 적극적인 정보제공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한미동맹은 실체적으로 차이가 난다. 양국 간의 정보공유는 제한적이었다. 한미동맹의 이름으로 미국은 여전히 한국을 낯선 이방인 취급을 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단순히 언어의 영역이 아니고 전략적 차이이자 민족적 자존심의 문제다. 이것을 사대외교로 보자고하면 한도 끝도 없다. 피해 당사자들만 답답할 것이다. 한국은 여전히 비굴하도록 친절하고 턱도 없이 무능하다.

지난번 WCC 총회에서도 결국은 예장 통합 측의 일방적인 전횡은 다른 학국 참가교회와 개인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주었다. 이러한 문제점은 결국 총회 진행에서도 장애를 나타냈다. 이러한 문화의 이질적인 문제는 평화를 위한 우리의 선택이 얼마나 힘겹고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실제적인 사례다. 대화를 위한 친절도 좋고 보상을 위한 물량공세도 좋지만 정책 당국자들은 민족적 소명과 책임을 다하려는 자세가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다만 평화를 위한 쌍무적 관계에 있는 북미간의 대화 과정에서 제네바 합의를 집행하던 미국 국무부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와 북한의 외무성 김계관 사이의 소통관계를 눈여겨보게 된다. 이들의 소통을 흔히들 힐-계관 라인이라 부른다. 공산주의자로써 직업외교관의 자세와 세계 최강의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관의 신분으로써 상회신뢰와 분제를 대하는 확신으로 가득한 이들의 행보는 분명 평화를 위한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이들이 바로 평화를 위한 외교술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지금의 미국은 아니다. 시드니 사일러 같은 현직 국무성 관료가 한미연합사에 들어와서 워치타워를 지키고 있다. 북한에 대한 정보 수집을 워싱턴 백악관에 직보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동안 수없이 평양을 방문했고 전략적 인내를 위해 대북접촉의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한 미 국무성의 리퍼트 주한 대사는 예상치 못한 폭력적 피습사태를 겪고 이것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대한관계가 돋보였지만 역시 전략적 인내라는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에 갇혀 강경한 입장은 불변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지금은 미국은 8년 동안 ‘전략적 인내’ 라는 이름의 대북정책을 고수해왔다. 그리고 이제 임기가 만료되는 대통령을 보내야 하는 시점에 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전략이 실패였고 다음대통령이 임기 초 100일 동안에 개혁해야 할 과제라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 8년간 전략적 인내는 북한에 대한 외교적 고사작전이었지 실제 핵개발의 제동은 없었던 것이다. 물론 국무성뿐 아니라 중앙정보부나 안보회의 그리고 각국의 정보기관들도 앞 다투어 정보전쟁을 치렀다. 인터넷상에는 북한에 대한 디지털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특히 북한의 정보기술과 해커들의 수준이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은 정보사찰과 공격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군부대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공개된 내용을 가지고만 언급한다면 현 단계에서는 오마바 행정부의 대북정책, 곧 경제제재 활동은 실패했다고 할 수 있고 북한이 현재 대외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핵병기를 위한 완비된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앞으로 남은 과제는 평화를 위한 선택이다. 외교적 대화와 협상으로 통하여 북미간의 현안으로써 핵 억제력을 가동시켜야한다. 군사작전도 대북 강경책도 북한이 핵을 만드는 시간만 버는 일을 한 것이다. 물론 북한도 인지하고 있듯이 미국은 그동안 이란의 핵 타결을 실현하였고 1963년 핵 위기의 주인공인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가 있는 역사적인 현장에서 미국과 쿠바 간 국교를 회복시키고 대사관을 아바나에 개설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쿠바에게 엄청난 경제적 대가가 약속되었고 실제로 경제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쿠바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이것이 바로 평화를 위한 선한선택이다. 외교로 실현한 평화는 새로움을 더해 주었다. 이제 지구상 최후의 적대국 북한이 남아있다. 대화와 협상은 어려워 보인다.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안정과 함께 비핵화 프로그램 곧 핵동결에 많은 보상이 있어야 하고 국제사회가 인정해주는 절차상의 과제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구촌의 평화를 위한 선택은 역시현명하고 옳은 판단이길 바란다. 우리도 정전협정을 폐기하며 평화를 위한 선한 선택을 미국이 먼저 제안하기를 바라고 있고 중국 역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현안해결의 과제로 공언하고 있다. 세계평화는 한반도에서부터 시작된다.

세계감리교협의회는 앞으로 미 연합감리교회와 한국감리교회가 손잡고 한반도평화 프로세스를 시작할 것이다. 63년 된 정전협정을 일거에 폐기하고 평화협정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아주 많다. 그것이 지구촌 전체 평화의 지름길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구축으로 영글어가도록 노력해야한다. 새로운 평화체제의 전환기를 맞이하기 위하여 미국의 입장이 안정되며 북한의 원한을 풀어주는 민족의 화해와 단결을 기대한다. 이 같은 평화를 위한 선한 선택의 흐름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적 보상으로 끝나지 않고 항구적인 안전과 평화로 열매 맺기를 기도한다. 이러한 북한의 정서적 안도감을 채워주고 북한의 민족적 자존감을 채워주는 평화를 위한 방법을 찾아보면서 무엇인가를 해야 할 때다. 위기는 기회의 순간을 얻는다. 무겁고 어두웠던 대북정책의 험난한 과제는 여전히 무겁고 힘이 든다. 민족의 십자가는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인가 할 정도로 어려운 과제임이 틀림없다.

말이 좋아 민족적 자부심이지 1831년 이래 전 지구적인 전쟁에서 패배한 적이 없던 미국은 한국동란과 베트남전쟁에서 패배하였다. 특히 북한과의 전쟁과 베트남 통일전쟁은 미국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였다. 그러나 지금 미국은 베트남과 정식수교를 맺고 대 중국 전략의 일환으로 동반자적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북한차례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자신들이 큰소리치면서 정전협정을 맺은 7.27일을 전승절이라 부르며 축하하고 있다. 이러한 불량국가인 북한을 이번에는 미쳐서 날뛰는 나라라 욕하는 남한과는 달리 미국의 저널리즘은 북한이 철저하게 계산하고 합리적인 대처를 하는 이성적인 국가라고 부른다. 지금 북한의 대남전략은 변함이 없다. 핵전쟁을 통일대전이라 부르고 미제국주의자를 쳐 죽이자고 선동한다. 그러나 우리는 달라야한다. 평화를 위한 전략으로 선하고 진실 되게 나가야한다. 북한은 여전히 틈나는 대로 통일전선전략으로 대남 적화투쟁을 선동하고 있고 이제는 노골적으로 사회주의 혁명사상을 버리고 김일성주의, 김정일 주의를 국가 최대 목표로 두고 적화통일을 맹세하고 있다. 북한의 목표는 무력에 의한 적화통일이다. 지금 북한은 우주개발에도 나서고 있고 위성발사 실력으로 우주 전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명한 미국 영화 ‘아바타’에서 보여주듯이 식민지 백성들의 처절한 투쟁은 죽음을 각오한 항전정신으로만 타결할 수 있는 것처럼 지금 우리는 불퇴전의 용기를 발휘하던 아바타 전사들의 최후를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식민지와 제국의 대결을 한번 상상해보면 실제로 관측되는 핵 주권에 대한 북한의 놀랄만한 결단력은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위력이 있다. 제네바 합의가 깨지면서 미국조야를 흔들어 놓았던 우리도 핵병기가 있다고 소리친 북한 외무부상의 소리가 메아리쳐 흐른다. 그러나 운명적으로 한반도/조선반도의 정치 군사적 환경은 핵과 결코 무관할 수없는 성질의 것이었고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집념은 남한의 그것보다는 강력했던 것이다.

남한의 핵개발은 인접국인 대만과 일본의 핵무장을 돋우고 중국과 러시아와 북한을 격동시킨다는 이유에서 반대됐다. 1975년에 공교롭게도 북한 김일성도 남한과 같은 구상으로 핵개발에 착수하였다. 약소국의 체제보장과 생존방략은 핵개발이었다. 2003년, 기밀이 해제된 중국의 공산당 모택동 주석의 대화록에서 그는 김일성에게 두 가지를 묻는다. 하나는 북한의 석유시추의 결과에 대하여 다른 하나는 원자탄 개발에 대한 실없는 질문을 했다. 그 두 개만 있으면 아무도 찍소리 못하며 국제사회도 인정할 것이라고 했다. 모택동 사후 중국의 1인자가 된 등소평의 은밀한 도움으로 북한은 핵개발을 시작하고 오늘의 핵무기 보유국으로 나선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북한을 깔보는 남한과 미국이 지금 긴장하고 있다. 미국의 전략적 인내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안 2270호를 발동시킨 것으로 다한 것인가? 아니다. 북한의 전략적 핵 위치는 동아시아 정세변화의 중요한 축을 쥐게 만들었고 나아가서 눈부신 경제개발로 선진대열로 들어서는 남한을 긴장시키고 있다. 북한은 대국중심의 핵보유라는 한계상황을 뚫고 나왔다. 미국은 북한의 핵 보유라는 엄연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있지만 결국은 북한에 대한 국제여론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북한이 자랑하는 핵병기의 내용은 원자탄, 수소탄을 포함하는 대륙간 탄도탄과 SLBM 등과 운송수단을 완비한 것으로 보여 진다. 여기에 더하여 북한은 전자기술의 고도화를 통하여 정보교란기술(Jamming)과 EMP탄을 갖춘 강성대국의 반열에 오르고 있다. 재래식 무기가 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비대칭 무기인 핵 한방이면 끝나는 현실에서 말이다. 요즘 국내 언론 보도의 내용은 하루 종일 미군의 전략 핵폭격기가 한반도 휴전선에 나타난 것은 임계철선을 순회하고 핵 으름장을 놓는 행위에 다름없다는 것이다. 거기다 적장의 수급을 베어오는 군사작전도 병행하겠다고 하니 점입가경이다.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면서 핵무기 배치상황을 비밀로 부쳐준다는 특혜도 못 받고 오히려 미국의 인공위성 사찰에 노출되고 관측을 당하는 나라가 되었다. 지구촌 유일 강대국 미국은 이러한 동향에 대하여 꾸준하고 단호한 입장을 취하며 대북사찰과 핵위협의 정책을 펴고 있다. 여기에 대처하는 북한 측은 심리적, 군사적 위축에 눌리지 않고 최대한 은폐 엄폐로 대항하고 있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중국 대륙과 호시탐탐 이러한 대륙 진출을 노리는 일본이 곁에 있는 한국으로써는 북한의 핵무기야 말로 심각한 도전이자 위협이다. 그 바람에 시끄럽던 사드배치 문제는 쏙 들어가 버렸다. 지역 이기주의로 분장한 사드반대 지역민의 활동도 어느 순간 멈추고 말았다. 미국이 원하고 남한의 지도부가 응답한 위력이 대단하다.

이번 핵실험이 차지하는 의미는 간단하게 말해서 핵탄두의 고도화다. 핵폭탄만 아니고 탄도탄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화에 성공함으로 위성이든 탄도탄이든 지구궤도에 올리는 첨단의 과학기술을 가지고 핵무기의 실전배치도 가능하다는 풀이이다. 동시에 북미간의 대화 채널에서 깊숙이 다루었던 평화체제 구축 문제도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협상의 기술이 가지고 있는 이점은 역시 가능성이 있는 항목은 모두 검토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따지고 보면 다음과 같은 협상 시나리오에 들어가는 수준일 뿐이다. 하나는 대북제재이고 다른 하나는 협상이다. 대북제재는 지금 오바마 정권의 말기에 걸려 있는 끈 떨어진 연과 같은 신세이고 제 아무리 큰소리로 한다한들 힐러리냐 트럼프냐 하는 다음 달의 대선에서 결판나는 순간 달라지는 정책적 변화를 예견하는 문제다. 오바마 정권은 지난 8년을 제네바 합의의 후유증을 치워버리고 날로 먹은 시간들이었다. 자연히 북한의 입장에서는 대북제재가 안고 있는 한계상황을 넘어 경제보상도 버리고 핵무기 제조와 실험 미사일 개발에만 정진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에는 이명박, 박근혜정권의 대북 적대적 정책도 한 몫 하였다. 최근에는 개성 공단도 폐쇄하고 미국이 그렇게도 바라던 MD 시스템에 편입되어 대 중국 전략을 수행하는 사드와 X 밴드 레이더 설치를 하게 되었다.

8. 한반도 분단과 미국의 대아시아 전략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주 오랜 것이면서 새로운 것이다. 1940년대부터 미국은 동아시아 문제에는 조지 캐넌 구상이라는 것이 존재해왔다. 한반도를 타고 내려오는 러시아를 중간에서 차단하고 일본을 통하여 만주와 한반도를 분단하는 전략이다. 미국의 동아시아 운영의 기본 축은 일본이다. 대신 한반도는 대륙인 중국과 도소지방인 일본 사이에 두는 임계철선으로 공산당의 침략을 막아내는 전략지이다. 과거 19세기부터 러시아는 부동항에 대한 강한 집착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러시아의 동진을 한반도 임계철선을 넘는 것으로 판단하고 현대에 와서는 공산주의 세력을 차단하는 분단정책으로 표현된 것이다. 여기에는 1897년 대한제국을 허락하고 지원한 것이 단초가 되어 조선의 왕은 친러 정책을 폈다. 그러나 러시아는 만주진출을 허락받은 상황에서 한반도정책을 소극적으로 가져가면서 1905년 러일전쟁에 패배한다. 이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미국과 영국의 동맹으로 한반도를 점령하고 대만과 센카쿠 열도를 장악한다. 미국은 1899년 스페인과의 전쟁에 승리한 것을 기화로 필리핀을 장악한다. 1941년 진주만 기습으로 발발한 태평양 전쟁은 미군이 10만 명이나 희생당하는 처절한 전쟁이었다. 특히 오키나와 전투에서는 악착같은 일본군들은 오키나와 원주민을 볼모로 삼아 항전하고 무려 26만 명을 희생시켰다. 그러나 본토전쟁에 두려움이 컸던 미국은 전쟁 말기에 독일이나 일본보다 먼저 핵실험에 성공하였고 이를 통해 얻은 원자탄의 위력으로 무조건 항복을 받는데 성공했다. 당시 일본은 본토 전투에서 2천만의 지원병을 확보하고 옥쇄작전으로 나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원자탄 두 방에 무조건 항복하고 말았다. 일본은 맥아더 장군에게 항복하는 조건으로 천황제를 보존하도록 협상을 하였고 7년간의 미군정을 끝내면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으로 새 나라를 만든다.

일본에 친미정권을 세우려는 미국은 마침내 1958년 태평양 전쟁의 일급 전범으로 과거 만주국 총리를 지낸 기시 노부스케를 수상으로 세웠다. 한국은 미군정 치하아래 친일파가 부활하고 군일본군 출신들과 경찰 검찰 출신들로 채워진 정권을 수립하여 친미정권을 만든다. 일본은 미군과 목숨을 걸고 싸운 후 패배했지만 깨끗하게 결과에 승복하고 미국과의 일체화정책을 밀고 나간다. 원한은 깊지만 망각도 빠른 민족인가 보다. 천황 폐하만세를 부르며 가미가제 특공대로 목숨을 걸고 달려들던 일본은 전후 신질서에서 미국과 일체화를 시작한다. 미국은 이러한 일본을 동아시아의 동반자로 세운다. 일본은 전후의 경제부흥을 한국전쟁 특수와 베트남 특수로 극복하고 경제 기적을 이룬다. 호지민이 이끌던 북베트남은 민족적 자부심을 가지고 식민지 종주국인 프랑스를 물리치고 남북통일을 이루려고 하였지만 프랑스를 대신하여 남베트남에 진출한 미국이 북베트남과 전쟁을 시작한다. 베트남은 전력으로는 열세였지만 사회주의 이념으로 무장하고 민족해방군의 목표를 분명히 세워서 남베트남 정부를 상대로 하는 전쟁을 수행한다. 제국주의 침략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북베트남의 결연한 의지는 베트남 통일전쟁에서 유감없이 보인다. 1968년 호찌민은 죽었지만 반제국주의 반외세정신으로 무장한 북베트남의 월맹군은 미국을 상대로 싸운다. 남베트남에는 베트콩이라는 공산당 통일전선전략 조직이 함께 싸웠다. 전의를 상실한 남베트남 정부는 미국의 불신을 받아 배신을 당하고 1973년 북베트남의 레둑토와 미국의 헨리 키신저가 담판을 벌인 파리평화회담을 기준으로 삼아 평화체제로 들어간다. 3년 후 북베트남 정규군은 전차를 앞세우고 남베트남에 쳐들어간다. 미국은 전쟁에 패하여 황망히 베트남을 떠나고 북베트남은 베트남을 통일하는 위업을 달성한다. 분단되었던 두 나라가 공산당 군대의 승리로 하나가 되었고 오늘의 베트남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는 민족적 자존감이 중요하다. 민족을 죽이는 외세와 강하게 맞서 싸워 이긴 베트남은 북한에 이어 미국에게 패배를 안겨주었다. 이와 같이 북베트남의 전투혼은 중요하다.

북한은 6.25 남침으로 전쟁을 일으켰는데 미국과 중국군의 대결장으로 화하여 6.25전쟁은 국제전으로 번졌다. 전쟁은 교착 상태에서 휴전했고 한반도은 지금 실효적 분단 상태이다. 미국과 중국, 북한이 서명한 정전협정은 여전히 유효하고 한반도는 종전을 선언하지 않은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다. 인천상륙작전으로 승기를 잡은 미군이 38선을 넘는 순간, 인접국 중공군은 참전을 결정하고 항미원조 전쟁을 시작한다. 미군은 혹독한 추위가 덮치는 겨울전투에서 패배하고 1.4 후퇴를 한다. 서울과 경기도 일원에서 2년간 미군은 북한군과 중공군을 맞아 사력을 다해 싸웠고 결국은 38도선에서 휴전에 합의하고 만다. 한국군은 전쟁 중에 강원도 인제군 현리 전투에서 패배하면서 제 3군단이 무너지고 전시작전권을 빼앗긴다. 당시 미군 사령관 밴플리트 장군은 3군단을 해체하고 한국군의 작전권을 박탈했다. 이것이 한국군이 전시작전권을 뺏긴 사연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이승만 정권은 반미정책은 아니지만 냉전 구조 안에서 보수반동적인 북진 통일론으로 민심을 장악하고 휴전협정 당사국으로서 정전협정에 참여하지 않는 결정을 내린다. 정전협정에 참여하지 않은 대가로 지금도 남북의 이름으로 회합하는 성격의 자리에서 이 결정이 외교적 심리적 안정감을 떨어뜨리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분명히 한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이면서도 정작 중요한 정전협정에 서명하지 않은 당사자국으로 설움 아닌 차별과 외교적 결례를 당하고 있다.

지금도 북측의 판문점엘가면 남측의 판문점과 다른 풍경에 놀란다. 북측 지역은 천하태평인데 반하여 남측지역은 살벌하기 짝이 없다. 북측은 남한이 쳐들어 올 것 같지 않아서 경비를 풀었다는 것이다. 군기만 셌지 전쟁의 수행의지가 빈약한 군대로 미군의 지휘까지 받고 있다. 판문점 정전협정에서도 남측은 이론에 맞는 말을 하는 대신에 북측은 왜 남의 나라 군대가 민족적 생존을 위협했느냐고 대드는 것에 맞상대를 하지 못했다는 것도 음미해 볼 만한 대목이다. 정경모의 시대의 불침번에 보면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일본육사 출신의 3성 장군 유재흥이 판문점 정전협상장에 참관인으로 왔다고 했다. 패전 장수를 휴전협정 마당에 참여시킨 사람들의 생각은 과연 무엇인지 묻고 싶다. 미군정 3년 동안 친일파들이 부활하고 북한의 토지개혁에는 비교도 되지 않던 남한의 농지 개혁에 반민특위가 해체되던 전후의 사정을 보건대 그것은 남한은 친일세력이 쥐고 앉아서 친미세력과 손잡고나가는 그러한 나라였기에 결국은 군대도 검찰도 경찰도 모두 그렇고 그런 내막으로 남한사회의 주류가 되었던 것이다. 그런 형편에 민족적 양식을 찾고 정통성을 의식하는 것은 일종의 사치고 좌절인 그런 시대를 살아왔던 것이다.

이제 극동정세는 한미일의 삼각동맹에 대항하는 중북러 삼각동맹이 진을 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때에 민족적 자부심으로 뭉친 북한이 누구말도 듣지 않고 독자적인 생존 전략으로 소지하게 된 핵무기는 그 위력을 가늠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북한이 강인한 정신위에 강력한 무기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성경에도 보면 북 이스라엘과 남 유다의 분열 시대에는 북이스라엘은 패권정치로 소란스럽고 남 유다는 세습권력으로 맞섰다. 하지만 두 나라 똑같이 궁중의 근친상간과 범죄행위로 말미암아 국민정신이 해이해지고 멸망의 가증한 것인 상호불신과 강력한 외세의 간섭으로 나라가 멸망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이 바로 그러한 인간의 오욕을 뒤집어쓰고 근친상간과 성적 범죄가 퍼져갔다는데서 공통점을 찾게 된다. 우리는 지금 권력의 은밀한 비밀 속에는 십상시가 돌아다니고 있고 이권에 개입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인터넷에서 은밀한 범죄를 관음 하듯이 말이다. 지금 북한은 남한의 종편들이 아우성치듯이 은밀한 범죄를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권력의 내부는 그렇다고 해도 미국을 상대로 하는 대등한 핵 전술인 ‘네가 치면 나는 죽더라도 너를 치명상을 입히겠다.’ 하는 생각이 핵 전술 밑바닥에 깔려 있다. 인간적 가치를 존중하고 인격적 관계와 상호신뢰를 바탕에 깔려 있어야한다. 그렇지 않고 인간을 차별하고 능멸하는 행동은 죄질도 나쁘고 인간적인 매력도 없다는 것을 지금 현대인들은 경험하고 있다.

이처럼 오늘날의 대중생활은 신분제가 철폐된 세상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듯 전혀 다른 개 돼지취급을 받고 차등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은 글로벌 시대를 사는 한국인들에게 인간적인 모욕인 것이다.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고 지능적 범죄와 파렴치한 범죄가 판을 치는 세상을 우리는 진정 원하지 않는다. 일체의 사회적 특권을 배격하고 불평등을 해소하자는 관심에서 보자면 오늘날 글로벌 경제가 만들어 놓은 신빈곤의 어두운 그림자를 일거에 청산하고 진정 인간적인 삶을 보장하는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사회를 지배하는 어떤 힘은 분명 사회적, 경제적, 성적 차별이 있고 일등 인생들이 삼등 인생들을 무시하고 하대하는 차별과 격차로부터 존재한다. 장밋빛처럼 휘황찬란하던 글로벌 경제시대는 저성장, 저금리, 저유가, 저 출산, 고령화를 마주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제 북한은 핵개발의 종점에 도달하고 있다. 3년마다 한차례씩 실험하던 방식을 끝내고 3차에 걸친 핵실험을 마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핵을 통해 미본토를 노리면서 대륙간탄도탄과 핵잠수함발사미사일(SLBM)를 통해 핵무기의 위력을 보여주는 나라가 될 것이다. 핵문제는 협상과 대결이 엇갈리고 인류애와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기도 하다. 문제는 지금 북한은 핵무기 소형화와 실전배치 가능한 무기운송 체계를 완비하고 있고 실전배치가 되면 미국은 위협을 느끼게 되어 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한반도의 안보를 핵 억제력으로 책임져 왔다. 북한 핵의 존재는 동아시아의 공포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것은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핵전쟁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북 핵은 안보를 위협하고 주변국을 위협하는 것이다.

2016년 2월 한국은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이어서 7월에는 고도도미사일시스템(THAAD) 배치를 결정한다. 이제부터는 강경 기류가 지배하는 대북정책을 밀어붙여 그 기세를 2017년 12월 대통령 선거까지 가져가려는 것이다. 대북 핵 억제력과 선제공격을 장담하는 지금 분위기는 북한의 전략핵무기체제와 대결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현 단계 동아시아 정세를 결정짓는 기준이다. 따라서 대북정책에 평화와 협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핵 위기를 위한 협상에서 초기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다. 북한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른바 벼랑 끝 전술(Brinkmanship)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회를 통해 동아시아 정세변화와 대북정책의 핵심에 대해 연구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평화적 대화관계로 풀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한반도 평화와 안전이 우리의 평화에 대한 헌신과 결단으로 이루는 것이며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고 화해와 평화공존의 새로운 시대로 가자는데 의의가 있다.

9. 한반도 분단의 역사적 배경

420년 전 1592년에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일본 막부를 장악하고 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대륙을 상대로 7년 동안 정복전쟁을 시도했던 전쟁이다. 임진왜란은 표면적으로 일본이 명나라를 노렸다지만 실제로는 조선반도를 정복하려는 전쟁이었다. 그러나 전쟁이 초기와 달리 대동강 유역에서 교착상태에 빠지자 명나라와 협상에 들어간다. 일본은 그때 거짓말을 한다. 전쟁을 일으킨 이유는 명나라에 조공을 바치려고 한 것이었지만 아둔한 조선이 일본의 의사를 제대로 전하지 않았다는 왜곡된 거짓말이었다. 그때 제기된 정전협상의 내용은 ‘한반도 분할론’이었다. 처음에는 대동강 이남을 할양하자는 것이었고 명나라가 평양성 되찾고 남을 내려왔는데 유감스럽게도 명나라 군대가 벽제전투에서 지면서 협상은 지체되었다. 권율의 행주전투에서 패배한 일군은 한성에 주둔하면서 용산에서 두 번째 회담을 하는데 역시 여의치 않은 가운데 한강 이남지역을 분할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전쟁에서 지기 시작한 일본은 부산으로 후퇴하고 기다렸다. 당시 협상에 임하는 명나라는 조선의 종주국행세를 하면서 상황을 오판하고 있었다. 그런데 조선 수군의 장수 이순신이 왜군을 격파하여 연전연승하는 기세를 올리면서 협상은 종결되었다. 그러던 중 일본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돌연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이 사건으로 일본의 대륙진출은 실패하고 한반도는 전화에서 벗어난다. 일본과 협상을 주재한 명나라측은 재상 석성이 직접 챙겼고 실무책임은 중국인인 심유경이 맡았었다.

19세기 일본에서 정한론을 제기한 세력은 명치유신에서 밀려난 낭인들이었다. 야마구치 현 출신의 검객들이 정한론을 주장한다. 근대적 국가건설에서 한 단계 도약하자는 의미에서 제기된 정한론은 결국은 무력으로 한반도를 점령하고 약탈경제를 일으키자는 것이었다. 이것은 일본 열도의 오랜 숙원인 대륙침략 사상에 다름없었다. 그것은 당시 제국주의 시대를 살면서 서구 유럽의 식민지 쟁탈전을 보고 배운 결과이기도 하였다. 1875년 마침내 일본은 운양호를 앞세우고 한반도의 강화도에 도착하였다. 대포 몇 방으로 미국에 문호를 개방하였던 일본이 1000년 중국의 속국이었던 조선을 설득하여 문호를 개방시킨 것이다. 1894년 일본은 조선의 남녘에서 일어난 부패하고 무능한 동학농민혁명을 보면서 한반도에 상륙한다. 그들은 혁명군을 진압하고 한반도의 종주국인 중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인다. 이것이 일본의 동아시아 침략전쟁의 시작이었다. 아산만 입구에서 시작된 포격사건은 청국군대를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마침내 예상을 뒤엎고 중국을 이긴다. 중국에서는 이것을 갑오중일전쟁이라고 부른다. 기습전의 상승을 탄 일본군은 시모노세키 조약으로 전쟁보상금을 타내고 전체 금액의 47%를 투자하여 영국 군함을 구입한다. 7개의 보병사단을 12개로 늘리고 남진정책으로 밀고 내려오는 러시아와 마주쳐 전쟁으로 얻은 요동반도를 삼국간섭으로 중국에게 돌려준다.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러시아 극동함대는 동아시아의 새로운 패자로 등장한다. 러시아는 당시 청나라인 중국을 지원하고 만주대륙으로 진출한다. 그 시각 한반도에서는 고종이 친일파들의 공격에 재난을 피하기 위해 서울의 러시아공사관으로 피난한 아관파천 사태가 벌어진다. 재난을 면한 고종은 친 러시아 정책을 펴기로 작심하고 러시아 황제로 부터 제국이라는 이름을 사용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 1897년 시의에 뒤늦은 대한제국을 선포한다. 그러나 만주 경영에 집중하던 러시아는 고종의 정치적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다. 이 때 한반도는 친러 정치가 등장하였으나 실패하고 1945년 만주의 항일 유격대 출신이며 러시아 군으로 자리 잡은 김일성이 친 소련 세력으로 해방공간에 등장하여 권력을 잡는다. 민족을 살리기 위하여 사회주의 이념을 택했다는 설명을 하면서 말이다.

이러한 와중에 일본은 동아시아 경영을 위해 세계 최강의 영국과 대서양 세력인 미국의 손을 잡고 태평양 경영에 나선다. 이러한 흐름이 지금의 동아시아의 패권의 향방을 가늠하게 하는 기준이 된다. 일본은 영일 동맹을 맺고 군사력을 겸비한 후에 1904년 한반도 인천 앞바다에서 러시아 군함을 기습 공격하면서 전쟁을 시작한다. 노일전쟁은 요동반도에서 마지막 혈전을 벌이면서 마침내 러시아 발틱 함대를 무찌른다. 동아시아 패권이 이제 일본의 장중에 들어간다. 동아시아의 새로운 지배질서가 등장한 것이다. 러시아 극동함대는 당시 중국의 발해만을 장악하고 인천에 정박하면서 극동의 패권을 누렸지만 일본에게 패하면서 물러난다. 1905년 을시늑약을 맺고 조선의 외교권과 군사통제권을 박탈한 일본은 1910년 한일합방이라는 방편으로 한반도 점령을 현실화시킨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것은 이러한 흐름에서 보면 정확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조선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일본은 노일전쟁의 승리로 러시아의 북방 4개 도서를 할양받고 미국 영국과 함께 동아시아의 제군으로 군림한다. 당시 일본제국은 한반도와 대만을 포함하여 요동반도와 만주일대를 장악하고 러시아의 북방 4개 도서와 대만의 옆에 있는 센카쿠(댜오이다오)와 오키나와도 가졌다. 1941년 일본은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공격하면서 미국을 상대로 하는 침략전쟁을 일으킨다. 일본은 당시 한반도와 대만의 총독부, 만주국을 실효적으로 지배하였고 특히 조선의 고유 영토인 백두산을 중심으로 하는 간도 지역의 땅을 지배하고 있었다. 조선은 한반도와 만주를 상실한 것이다. 대한제국 마지막 시기인 1907년에 조선왕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만주개발권을 얻기 위하여 청국과 협상하고 백두산일대인 간도를 중국에게 넘겨준다. 일본은 무순의 노천탄광과 북만주철도 개설권을 얻는다. 남의 땅을 가지고 만주 침략의 빌미로 삼은 것이다. 이때부터 조선의 국경선은 두만강 이남으로 획정되었다. 고조선의 발상지이고 고구려의 수도 즙안이 있는 간도는 일본의 대륙진출의 야망에 상실당하고 말았다. 일본은 만주에 괴뢰정부를 세운다. 청나라 마지막 황제 부의를 앞장 세워서 만주국을 세운 것이다. 당시 만주는 중국과 러시아 국경선을 맞대는 전략적 요충지였고 조선의 고유 영토였다. 이것은 유라시아라는 거대한 중앙아시아로 진출하는 관문이었고 옛 고구려 땅이다. 그렇게 한반도는 외세에게 분단을 당하고 영토를 빼앗겼다.

임시정부는 정규군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대일전쟁을 선포하지 못하였다. 얄타회담에서는 한반도 분할이 비밀리에 논의되었지만 정작 당사국의 대표들은 모르고 있었다. 미국의 설득으로 대일 선전포고를 하게 된 소련은 뒤늦은 1945년 8월 8일에 가서야 단행한다. 유럽 전쟁이 이미 끝나버린 상황에서 만주의 관동군과 태평양에서 항전중인 일본해군은 여전히 최후의 결전을 기다리고 있었다. 1945년 7월, 독일 베를린 근교인 포츠담에 모인 연합국 정상들은 전후 처리와 복구문제를 논의하고 한반도 신탁통치를 포함하는 분할 문제를 검토한다. 미국의 설득으로 항일전쟁에 뛰어든 소련은 1945년 8월 8일에 대일 선전포고를 한다. 특이한 일은 일본에 있었다. 종전직전인 1945년 8월 10일, 일본은 비밀리에 함흥 앞바다에서 핵실험에 성공한다. 연합국은 원래 일본 본토를 분할하겠다고 하였던 방침을 철회하고 대신 핵실험을 한 한반도에 미국과 소련 양국의 분할 통치를 실행한다. 만주에 있던 일본군 26만 명은 소련에 항복하고 소련군은 북조선으로 밀고 들어온다. 미국은 거리상 일본에 가깝고 한반도는 소련이 가까웠다. 38도선으로 분단된 조선반도를 미 국방성 참모들이 기획한 원안대로 한반도는 38도선에 맞추어서 남북으로 나뉜 것이다. 소련은 노일전쟁으로 상실하였던 북방 4도를 되찾았고 일본은 그 틈에 북해도를 지킨다. 2천만 결사항전을 다짐하던 일본은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떨어진 빅보이 원자탄 두발로 무너졌다. 허무하고 순식간에 무너진 것이다. 2년간 지속된 태평양 전투에서 미군은 10만 병력을 잃었다. 일본은 미조리 함상에서 정식으로 항복문서에 서명한다. 전쟁은 끝났다. 지금도 이러한 극동 아시아는 전후의 조치로 확정된 국경선과 영토를 유지하고 있다. 1951년 미국은 패전국 일본에게 평화헌법을 제정하도록 하고 새로운 국가로 출발하게 한다. 전쟁의 최대 피해국가인 중국과 한반도의 남북한을 철저히 제척한 가운데 체결한 샌프란시스코 강화협약으로 일본은 부활하였다. 이른바 극동의 분단체제라 불리는 샌프란시스코 협약은 동북아시아를 공산당과 자본주의 진영으로 분단시킨 것이다. 독립할 기회를 노리던 오키나와는 샌프란시스코 협약에서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미일안보조약에 의하여 미국의 신탁통치를 받는다.

미국은 1943년부터 한반도 신탁통치를 주장해왔다. 38도선으로 분할하고 미소의 신탁통치를 1980년까지 늘려 잡았다고 한다. 미국은 일본에 친미정권을 세우고 남한에도 친미정권을 세우는 것이 목표였다. 임시정부를 대변하는 김구선생은 분단국의 지형에서 설자리를 잃었다. 미국은 좌우대립의 날카로운 이념투쟁을 바라보면서 좌익이 센 남한을 철저하게 응징하는 전략을 세웠다. 제주 4.3사건과 전쟁 중에 벌어진 민간인 학살사건 같은 맥락의 다른 양상의 사건들이 바로 그 예시다. 미국은 한국의 사정을 몰랐고 겨우 에티오피아 수준으로 취급했다. 지금도 일본의 미군기지는 임대료를 물고 살지만 한국은 예외적이다. 차지한 땅을 무상으로 사용하고 군사비용의 상당 부분을 한국 측이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만약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비용 부담은 더욱 크게 늘어날 것이다. 중국과 소련의 사회주의 침략을 가상하는 분단체제는 지금 한반도 남부에서 남한을 임계철선으로 삼아 대북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협약에서 일본은 교묘하게 한반도 부속도서 중 독도를 자기들의 영토라고 기입하고 오늘날까지 주장하고 있다.

10. 북한의 핵개발

북한은 소련의 전쟁지원으로 6.25전쟁을 시작하였는데 개전초기와 달리 미군의 공격이 거세지고 38도선을 넘어 들어오자 참전을 결정한다. 정전협정 후 소련군이 철수하고 이어서 중국군이 철수한 것은 1958년이었다. 이후부터 북한은 독자적인 판단으로 안보체제를 구축하였다. 1930년대 중국군 부대로 예속되어서 만주유격대 활동을 하였던 김일성은 1940년대부터 소련군의 지원으로 동반자를 바꾼다. 이러한 김일성 집단은 지난 71년 동안 북한을 지배하였다. 1960년대는 일당 독재체제인 김일성 유일사상 체계로, 1980년대에는 김일성 주체사상으로, 글로벌시대인 오늘날에는 김일성주의 김정일주의를 내세우면서 체제강화를 하고 있다. 반면에 남한에서는 71년간 200개도 넘는 정파 정당들이 부침하면서 권력중심을 노려 왔다. 특히 남한은 냉전 이데올로기와 지역감정, 남남갈등이라는 사상 투쟁과 계파정치로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시대로 진입한 한반도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라는 초유의 정치상황에 직면하여 안보와 평화를 위협받고 있다. 특히 북한의 세습독재는 체제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하여 핵위협을 대놓고 벌이고 있으며 핵문제 당사국인 미국에게 체제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여기에 대응하는 미국의 전략은 국제사회로 부터의 고립전략과 핵의 선제공격을 무기로 삼은 한미일 3각 동맹체재를 지키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의 고도한 군사과학 기술의 발전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북한은 6.25 전쟁직후 소련이 흔들리기 전까지, 그리고 중국이 개혁개방하기 전까지 대체적으로 소련중심의 사회주의 블록 안에서 교역을 하고 방어체제 구축을 해왔다. 그러다가 60년대 중소분쟁이 격화되면서 1972년 중미 수교가 타결된 이후 80년대 소련과 중국이 각자도생의 길로 나가자 자신들도 독자적인 노선을 나가게 된다. 이것이 한국과는 다른 양상인 것이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를 보자면 1992년 8월 24일, 중국이 한국과의 외교관계를 수립하자 북한과 중국 사이에 험악한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북한은 중국이 한국과 수교하자 대만과 수교하겠다고 중국을 압박하였는데 결국은 중국이 강경하게 나오자 뜻을 이루지 못한다. 하지만 1993년과 2000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놓고 중국의 북경과 호주의 시드니가 다투자 북한은 호주를 지지하여 북경을 패퇴시키기도 하였다. 2000년대 탈북자 처리 문제에 관련해서도 북한은 중국이 탈북자들을 방치하여 북한 정권의 기반을 무너뜨린다고 의심하였다. 그 때 김정일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주변 대국도 결코 화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협박하였듯이 실제로 북한의 강고한 입장은 우리와 사뭇 다른 양상을 가지고 있다. 혈맹은 분명하지만 대등한 친구관계이자 우리와 같은 간섭과 개입을 허용하지 않고 선을 분명히 하는 집단이라는 것이다.

1985년부터 1987년 사이 북한은 전략무기 생산을 결정하고 집중적으로 매달리기 시작한다. 핵과 미사일, 핵잠수함 등 3개 분야와 더불어 재밍(Jamming)기술과 EMP탄 등 고도의 군사기술을 집중하지 않으면 생산이 불가능한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다. 고난의 행군 시기인 90년대 중반 클린턴 행정부가 연변의 핵시설을 정밀 타격하겠다는 위협 속에서 북한의 전략무기개발은 확고해졌다. 60년대 초반 소련이 주도하는 위성개발 프로젝트에 북한 출신 과학자들이 진출하여 공동연구에 가담한 이후 90년대 북한의 핵개발의지가 확고해지자 구소련과 동독에서 실직자가 된 우수과학자들 500명을 초치하여 북한은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또한 소련의 잠수함을 수입한다. 이를 바탕으로 잠수함을 수없이 해체하고 역으로 조립 하면서 고난도 기술을 습득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모든 연구 활동에 기초가 되는 기계 화학 물리 전자 분야의 기술이 발전되고 과학자들의 역량이 축적되었다. 그 후 알려진 대로 2003년부터 로켓과 미사일 발사에 도전하면서 북한은 마침내 2006년 10월 9일 핵실험에 성공한다. 매 3년마다 한차례씩 실시하던 핵실험을 올해 두 번씩 반복하는 것은 김정은의 지도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용적으로는 핵무기에 자신감을 표출하여 미국에 겁박을 주고 남한을 코너에 몰기 위한 전략적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핵기술에 대한 알려진 이야기에 의하면 파키스탄의 핵개발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이 1999년 북한을 방문하였는데 그는 그곳에서 상당량의 핵탄두를 보았다고 한다. 이는 1990년대 북한의 과학자 우대정책을 통해 북한에서 성장한 가장 우수한 두뇌들이 집중적으로 배치되었고 전자기술(IT) 역시 강국으로써 자리 잡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라는 것이다. 현재 아프리카를 비롯하여 반미성향의 국가에는 국가통신망 구축에 북한기술진과 자본이 들어가고 있다. 특히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의 조사보고서에는 북한의 통신교란기술이 극에 달해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북한은 연평도일대의 통신망을 교란시켜 먹통을 만들어 놓았고 북한제 무인기를 가지고 연평도 주요 군사 시설에 대한 원점타격을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해 볼 때, 2010년대의 북한의 전략무기 확보와 핵무기 실전배치는 상당히 안정적인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염려스러운 사실은 미군의 동북아시아 전진기지인 괌과 오키나와 미군기지 그리고 태평양 사령부가 있는 하와이까지 북한의 타격범위 내에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11. 대북정책의 기본인식

먼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대북 인식은 통일에 냉전적 반응을 일으키는 반동수구세력의 그것과 반전평화운동에는 소극적이고 냉소적인 중도주의가 있다. 그리고 반전평화주의 세력이라는 극단적인 입장이 있다. 그러나 핵문제에 대하여는 전략적 차이는 불분명하다. 분단에 대한 역사적 당위성에 반하는 현실주의적 인식은 친일, 친미 그리고 친북좌파가 있어 대북정책의 인식론적 틀을 달리하고 있다. 결국은 현실주의는 핵 대결로 이어지는 강대 강 전략을 선호하고 공멸의 길로 가는 치킨게임을 보고 있다. 실제로 종북좌파들의 한계는 문제제기에서는 물불을 안 가리고 덤비지만 공산당의 통일전선전략의 일차적 목표가 되어 운동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세력에게 조종당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지령운동의 일반적 행태이다. 그래서 남한의 보수 우익들은 적대적 대북정책을 가지고 각개격파와 분할정책으로 최소한의 통제권을 유지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운동 상황에 대한 전략적 판단을 인맥에 의한 조직적 지령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진영 논리에 의한 행동은 언제나 임기응변적인 상황제압에만 주력하여 장단기적인 과제수행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5차 핵실험국면에서 드러나는 양상을 보면 남한에 일시적으로 머무르는 미 공군의 핵전략폭격기 B-1B나 B-52의 동선은 이러한 대중심리를 안동시키고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심리전의 일환인 것이다. 종북좌파들 역시 대중조작과 선동을 통하여 운동의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가려는 억지를 쓰고 있기도 하다. 아직도 이들에게는 핵전쟁의 공멸의식은 없다. ‘적이 죽으면 나의 상황은 어떠할 것인가’ 하는 총체적인 상황인식을 외면하고 진영논리와 감정에 충실하다.

80년대 유럽은 반핵열풍으로 대단하였다. 미군은 유럽과 미국에 MD 시스템을 배치하려고 나토를 설득하였고 신형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입장으로 유럽과 찬반양론으로 갈렸다. 당시 유럽의 반전평화 운동단체들은 핵겨울(Nuclear Winter)라는 홍보물을 가지고 일반 여론을 모았다. 핵폭발이 일어나면 비참한 폭발로 인류의 절반이상이 희생당한다. 그리고 핵폭풍은 지구의 대기를 덮어버리고 핵물질들은 비가 되어 내린다. 지구는 차가운 겨울로 돌변하고 살아남은 마지막 인류들은 처절하게 죽어간다. 이 충격적인 핵겨울 영상물은 핵전쟁의 종말론적 비극을 그려낸 수작이었다. 남한의 종북좌파들과 일부 야당이 사드 배치에 반대하고 나섰지만 이들 역시 대중 홍보작업이나 여론 향도의 진정한 힘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북한 김정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이번 5차 핵실험은 누구 하나 감히 나서서 사드배치에 대한 입장표명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최근 일어난 감리교 장로교 장로전국연합회와 여선교회 여전도회의 NCC 탈퇴 운동도 교회 대중의 지지가 약하고 몇몇 운동 주도세력만이 독점하는 에큐메니칼 운동 행태로 평화체제 조약문을 제시하고 활동하는 것에 위기감을 느낀 평신도 단체들이 도전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조약문의 문건에서 1장 2조의 평화체제 구축 시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외국군은 철수해야만 한다는 조항에 대해 반대로 보고 있지만 가상의 평화협정조약문이 아직은 공적으로 완성된 문건이 아닌 이상 앞으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교회적 협의 구조 안에서 최종적인 조율을 필요로 하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전협정 진행 중에 북한 측으로부터 최초의 제안으로부터 나온 평화협정은 북측의 통일전선전략의 한 방법으로 소개된 한계 때문에 남측으로부터 환영받지 못했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평화체제구축이라는 이슈가 제기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단지 외국군 철수 조항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반공 이데올로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분명 불만족스러운 내용을 지니고 있다. 북한 핵으로 발생한 무력대결 양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이슈는 국민반감을 사기 쉽다. 북한의 정교한 통일전선전략이 내포되어 있고 반미감정에 편승하여 대중선동과 평화를 빙자한 여론 압박용으로 제안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에큐메니칼 운동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분단현실에 안주하려는 친일파가 통일운동을 반대하였고 친미파는 평화운동을 반대하였던 사실이 있었다. 따라서 통일 자체에 대한 반감을 안고 있는 남측의 평화운동은 그만큼 대중적 지지를 얻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이다. 이렇듯 지독한 반공사상의 메커니즘이 나라를 온통 쥐고 흔드는 현실에서 에큐메니칼 운동은 민주화 인권 통일운동을 펴는데 있어 이념적인 장애를 피할 수 없었다.

이러한 현실의 연장선에서 보자면 과거 베트남전쟁에서 얻는 교훈도 크다. 프랑스 지배에 이어 월남에 진출한 미군의 지원을 받아 전쟁을 수행하던 남베트남 정부는 근본적으로 식민지 전쟁을 대행하는 자리에서 전의를 상실하고 있었고 부정부패가 만연하였다. 고딘디엠 정부는 그러한 연유로 쿠데타의 역풍을 맞아서 붕괴되기도 하였다. 만약 미군이라도 철수하면 전쟁을 수행하기도 의문스러운 남베트남 정부에 비하여 민족해방전쟁이라고 자부하는 북베트남 정규군과 남베트남의 민족해방 통일전선군의 집요한 공격은 결국 월남을 패망시키고 말았다. 전쟁 물자를 팔아먹고 이중간첩이 넘쳐나는 남베트남의 현실은 월맹의 민족해방전쟁에 무참하게 무너졌던 것이다. 이처럼 아시아의 민족주의는 식민지 해방 투쟁과 동궤를 그리면서 제국주의 전쟁에 맞섰다. 베트남 공산당의 통일전선 전략이 대중적 지지를 확보하였고 최종적으로 파리평화회담이라는 정치적인 허구에 의하여 공공성을 확보한 것이 베트남 통일전쟁을 승리로 가져갔던 것이다. 파리평화회담의 미국 측 주역인 헨리 키신저와 북베트남의 레둑토는 평화를 이끌어낸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였지만 미국은 종당에 가서 북베트남군에게 패배하고 물러났으며 30년 전쟁의 숙원이던 통일과업은 북베트남 손에 넘어갔다. 이른바 전의를 상실한 남베트남이 패전한 것은 평화란 이름의 속임수였고 미국은 이러한 남베트남을 버렸던 것이다.

지금도 이 나라에는 이러한 북한 공산당의 통일전선 전략으로 움직이는 민족해방 전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통일운동을 가장한 적화통일의 전사들이 있는 것이다. 이름은 반미주의자이지만 기실내용은 친북 좌익 사상을 포지한 통일전선 전략의 전사들인 것이다. 이것을 보수 우익정권에서는 친북좌파라고 매도하고 있다. 이들은 언제나 반미사상을 포지하고 공개적이고 합법적인 지지기반을 확보하여 반미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반제 반독재 투쟁의 전선에서 활동하면서 기회를 엿보아 전사로써의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 중동의 Islam State 전사나 아프가니스탄과 아프리카의 알카에다는 바로 그러한 성향을 갖고 있는 반미전사들이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들 세력은 미정보국의 공장의 세속적 용병으로 전쟁에 투입된 미군 측 병력이었다. 그 들은 미군의 특성을 잘 알면서 이슬람 원리 주의적 세계관을 가지고 반제투쟁에 나선 반미주의 전사가 된 내력을 가지고 있다. 1980년대 광주 민중 항쟁 이후 남한에는 반미세력이 성장하였다. 민주화와 인권투쟁의 전면에 나타났던 이들은 광주 민중 항쟁의 배후에 미국이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이다. 그동안 남한사회는 민족 해방과 자주운동을 불경시하고 국가보안법으로 다스려 왔다. 민족해방과 민중해방을 위하여 목숨 걸고 투쟁한 의인 열사와 전사들이 왜 없는가? 그들은 존재했고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일제강점기에도 친일파들이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고 믿었고 순교적 신앙으로 살았던 것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일제는 물러갔지만 미군정은 친일파를 등용하여 권력기관에 등용하고 정치지도자로 세워서 민중을 괴롭혔다. 해방 후 친일파의 부활로 지금도 친일군대 출신이 국립묘지에 안장해있고 국가유공자 서훈을 받고 있다. 남한의 사회지도층과 권력기관에 친일파가 기용되고 검찰 경찰 정치지도자에 두루 진출하여 출세하였다. 진정 역사란 심판이 없는 것인가 탄식하던 선열들이 부지기수였다. 그것을 보고 배운 후세대들이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그렇게 갑자기 냄비처럼 펄펄 끓던 사드반대 여론이 제 5차 핵실험으로 착 가라앉는 것을 보는 심정은 실로 착잡하다. 개성공단의 철폐는 원래 미국이 그토록 원하던 바이고 사드배치문제는 만약에 한국이 반대하면 평화협정으로 가면서 남한을 왕따를 주겠다는 미국의 입장이 교직되면서 형성된 무대 아닌가. 여기에다 강고한 박근혜정권의 국민여론과의 정면 대결은 앞으로 국내정세가 어디로 흘러갈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 아닌가. 이러한 정치정세의 확연한 전환점은 대중운동의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없게 만든다. 또한 앞으로 강력한 핵실험이 계속된다는 예고는 남한을 더욱 견고한 반동의 보루로 만들 것이다. 교회는 이 지점에서 양비론의 핵문제를 가지고 있어도 지탄받지 않는다. 복잡한 것을 기피하는 국민적 정서에 배치되는 해박한 분석이 두려운 것이다. 핵전략에서 말하는 공포의 균형을 견디는 세력들은 그래도 사상도 알고 돈도 벌 만큼 번 배짱이 있어야 견디는 것이다. 연약하고 무지몽매한 가운데에는 모든 것이 부담스럽고 공포스럽다. 이번에 미국을 공식 방문한 한국의 야당 지도자 역시 사드배치에 대한 입장이 왔다 갔다 했다. 그가 한반도의 현실을 직감하는 어떤 무엇을 본 것이 틀림없다. 보았으니까 입을 다문 것이다. 못 본 사람이 어디 있는가. 아무리 스마트 폰이 3천만대라도 고급진 정보는 역시 손을 못 댄다. 동국대의 만경대 정신 운운하던 강정구 교수의 아들은 미국 변호사다. 지금 종편뿐 아니라 전체 매체들이 앞 다투어 보도하는 핵의 선제공격 전략이라든지 핵전략폭격기라든지 한미일 군사정보 교류조약까지도 집어 삼킬 상황에서 거론 된 평양의 최고수뇌부를 겨냥한 참수(Decapitate)작전 같은 경우도 한반도 핵전략의 범주 안에서는 일상화된 정보일 뿐이다. 상황의 제압을 위한 전략정보를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서 접하고 있다. 왜 미국으로 이민을 갔느냐. 6.25동란을 피해서 친미적인 발군의 실력으로 미국에 간 한국교민들, 지금도 아주 대단하고 잘난 중국과 대치하고 아주 간교하고 치사한 침략군 일본을 우습게 여기면서 사는 남한국민들은 북한을 먼저 치지 않을 것이라고 북한주민들이 믿고 있다.

한미일 삼각동맹의 와중에서도 한국은 절묘한 대중국 무역으로 연간 600억 달러가 넘는 돈을 벌고 있고 미군에게는 한화로 1조원을 대주고 있으니 트럼프 같은 이는 일본이나 한국의 국방비 무임승차를 비난하는 것 아닌가. 북한이 그토록 반대하고 나서는 한미 간 연합 군사훈련도 같은 맥락의 다른 반응이다. 전쟁연습은 실전을 방불하고 적의 수급을 노리는 것은 전자게임의 기본 시나리오 아닌가. 지금 한반도의 군사적 대결상황은 핵공포의 균형이다. 이것을 쥐고 있는 미국은 핵우산으로 만족할 것을 강조하고 있고 호시탐탐 대륙 진출을 목표로 하는 일본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꽃놀이패를 쥐고 있지 않은가. 이것을 우리는 치킨게임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군사적 대결국면은 한 치의 양보 없는 것 같지만 그 와중에도 국방예산을 탕진하고 부패무능을 드러내는 바보들의 천국이 한국이고 국방의 현실이다. 목숨 걸고 지킨 나라를 엉뚱한 세력들이 강도짓을 하고 패륜아 무리로 살고 있다면 누군들 좋아 하고 박수치겠나. 한반도의 전시상황은 지난 70년 동안 줄기차게 미군이 한국군이 다양한 시뮬레이션으로 결론이 난 작전 계획안에 들어 있겠지만 전의를 상실한 세력이 들어서는 순간 병사들의 문제를 안고 살신성인 하는 자세로 전투에 임하지 않는다면 끝장이 난다. 한방에 끝난다. 이것을 북한식으로 하자면 속도전이고 핵전쟁이다. 단 한방에 한반도와 주변국가의 운명이 결정 날지도 모른다.

대북 전단 살포 행위도 북한자유법에 기초하여 하듯이 앞으로 북한 인권법에 기초하여 대북지원 사업으로 북한주민들에게 정보제공과 전자기기 보급도 할 예정이라고 한다. 50년대 식 선전선동 활동으로 복귀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부분 정보기관의 자로 잰 듯한 기획과 통제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기준이 애매한 정보활동을 규제하고 대민활동이 활성화되는 방향으로 지원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현재 남측과 미국은 공개와 비공개 채널을 동원하여 대북 공작이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평화를 위한 선택은 무망한 것일 수도 있다. 평화교육과 평화를 위한 공개 활동의 장이 그만큼 위축되고 있다. 지금 서울과 평양 거리는 더욱 멀어지고 있다. 신 냉전적 구조 속에서 한미일 삼각동맹은 무력으로 대북활동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상대방 최고 존엄과 지도자에 대한 무차별 발언을 주고받고 있으며 심한 욕지거리를 남발하고 있다.

2015년 7월 비무장지대 내에서 순찰 중이던 우리 군에게 목함지뢰가 폭발하여 인적피해를 입힌 사건이 있었다. 한반도 안보상황은 이처럼 초박빙의 긴장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그마나 다행인 것은 북측의 실세 3인방이 판문점 회담장을 찾아 43시간 협사 끝에 남북이 합의하는 문건을 내면서 끝이 났다. 이것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최종일인 폐막식 전날 북측 항공기편으로 북한 실세 3인방이 전격방문하고 남측 대표들과 회동한 사건처럼 최근의 남북 동향을 보여주는 즉흥적이고 전격적인 남북 대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놀래키듯이 등장하는 평화의 사절을 마다할리는 없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남북 간의 대화 채널과 협상 테이블을 가동시켜서 현안이 되고 있는 핵문제와 경협에 대한 남북 민족 간의 창의적인 대화와 소통의 실질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 2015년 8월 25일 판문점 남북 긴급회담은 남북이 대화 장소에 모여 합법적인 공간 안에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가는 노력이 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양 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준전시상태로 돌아가 버렸다. 야멸찬 남북의 대치국면은 지금 한반도/조선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5차 핵실험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정의평화위원의 성명서가 나왔다. 성명서는 교황 요한 23세의 회칙 '지상의 평화'를 인용하면서 일반적인기준에 의한 핵무기 사용에 대한 평화적 기준을 제시하였고 성명서의 목적대로 북한에 핵 포기를 권하였다. 동시에 남한의 대응을 염려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중요한 내용은 남북 간의 자주적 의지를 담고 평화를 위한 교회의 입장을 강력하게 전달하려는 의지는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교회로써의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희구하는 염원을 담아낸 것이지만 무언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유감스러운 것은 개신교회의 성명서들이다. 하나같이 냉전수구 논리로 일방적인 위기의 책임을 묻고 나머지는 안보의식을 강하게 피력하는 것으로 끝나고 있다. 성명서의 신학적 기준이나 교회의 열망을 담아낸 것이 없었다. 오늘날 교회는 성장의 그늘에 갇혀 있는 신빈곤의 문제만큼 위기에 처한 북 핵 위기를 바로 진단하고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야할 시점이다. 더군다나 교세가 커진 이 상황에서는 신학적 기준을 확고히 세우고 성서가 명령하고 신앙양심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민족과 교회 앞에 강하게 주장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크든 작든 주님의 교회로써 사회적 책임을 안고 성서가 가르치는 예언자적 사명에 서서 현실을 타개하고 교회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책무를 선포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공개적인 자리에서 한국 개신교회는 레드 콤플렉스의 포로가 되어 냉전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핵 패권에 대한 강경책만을 주문하고 있다. 교회는 지금 위기상황을 이기는 믿음을 제시하여 민족적 시련기에 처한 이 땅의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한 지상의 평화를 요구하고 뜻있는 설교자와 신학자를 통하여 말하지 못하는 당면한 선교적 과제와 민족의 공멸을 위협하는 핵에 대한 결연한 입장과 책무를 밝혀야한다. 그것이 교회가 이 땅에 존재하는 이유이며 공고한 신학적 입장인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교회의 공교회성이라고 말한다. 남과 북이 분단되었고 처절한 살육전쟁을 치룬 상태이지만 적대적 관계를 고집하는 냉전수구 세력들을 껴안고 현실에 대한 어떤 비판적인 대안을 말하지 않는 것은 비겁한 짓이다. 신앙적 타협이 있을지라도 종북좌파라는 사회적 스티그마를 받을지언정 평화를 위한 교회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우치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역사의 낡은 찌꺼기를 그대로 둔 채 글로벌 시대를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교회라는 것이 세속 문화의 영향을 받고 타락하게 된다고 할지라도 교회는 시대정신을 대변하고 성서가 증언하는 인간구원의 진리를 선포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가 가지고 있는 순교적인 가르침과 십자가의 메시지는 지금도 죽어가는 인간 영혼을 살리고 민족구원의 시급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민족 분단의 비극을 치유하고 상생, 화해, 공존의 지혜를 하늘로 부터 받는 간절한 기도가 필요하다. 그것이 민족 앞에 주어진 난국을 헤쳐 나가고 극복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고 미래사회를 열어나가는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 특히 대북정책의 기저에 가득한 적대적 긴장관계를 넘어서 평화를 위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흐름은 위기, 혼란, 전쟁, 파탄, 위기, 봉합, 대화로 곤두박질치면서 역사의 격랑을 헤쳐 왔다. 지금 우리에게 문제되는 가장 시급한 과제인 핵무기보유와 비핵화 평화체제구축이라는 과제는 동아시아 주변국도 책무를 느끼는 중대사이다. 이러한 위기상황에 앞에 직면한 한국교회는 현실에만 머무르지 않고 하늘을 바라보면서 평화는 한반도에서부터 시작되는 역사적 소명이며 머지않은 장래에 미래를 향한 창에서 평화의 비둘기를 날리는 것이 마땅한 사명이라 믿는다. 노아의 여덟 식구가 오랜 홍수 끝에 땅을 찾아 두 번씩이나 비둘기를 날렸던 것처럼 오늘 우리 교회는 핵무기 홍수가 져서 온 인류가 죽어가고 있는 재난의 때에 새로운 희망의 언덕을 발견하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5차 핵실험에 놀라 양측은 강경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1994년 영변의 핵시설에 대한 핵무기 정밀타격을 결정하던 때에 클린턴 대통령이 특사 자격으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판문점을 통과하여 평양을 들어간 것처럼 핵 위기를 해소하고 대화로 물꼬를 트는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 이것이 시대가 요구하는 화해 협력과 경제개발이다. 북한은 지금 김정은 정권 아래 핵과 경제 병진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방의 경제제재는 심각한 타격을 입히지만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하여 북미간의 대화의 통로가 열리고 극단적인 대결에서 벗어나야 한다. 비록 이것이 좌익의 뜻도 아니고 우익의 뜻도 아니라 한다 해도 중도적 입장에서 쌍방 간의 평화적인 우호정신을 발휘하여 평화의 대반전을 열어야 할 것이다. 북학의 핵개발이 목적하는 바가 체제의 안정적 보장이라면 미국의 정권교체 전략에서 볼 때 대척점에 있는 것이지만 평화체제구축이라는 문제는 전의를 상실한 자본주의의 이기적 집단이 되어 버린 상황에서는 적대적 공존정책 자체도 통일의 장애물이다. 북한의 기본적인 목표는 적화통일이고 남한은 흡수통일이지만 민족문제는 대화를 통해서 풀어가자는 기본적인 의지는 작동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적 통일문제에 선행하는 국민적 통일과 평화노력은 남북교류의 물꼬를 열어나가는 중요한 지렛대가 될 것이다. 이것이 한반도에서 역사하고 있는 하나님의 뜻이다.

12. 평화를 위한 선택

이제부터 중요한 남북관계의 타결과제에는 노르웨이의 평화학자 요한 갈퉁이 지적한 남북한의 통일방식에 대한 제안이 눈여겨 볼만하다. 그는 먼저 통일전략에 앞서서 한반도 통일 문제는 두 가지 측면에서 나누어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먼저 국민적 통일과제가 있고 그 다음 국가적 통일이 있다는 것이다. 우선 국민적 통일은 국경 개방과 상호교류 협력 사업을 하면서 이산가족상봉도 하고 상호방문 사업도 하면서 종교 문화 사회 일반의 교류협력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이 발전하면 국민간의 상호 질시와 이질적인 문제를 극복하고 이타적인 민족 동질감을 회복하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된다는 주장이다. 인간 삶의 방식이 이기적이 때문에 이러한 교류협력은 국민통합을 이루기 좋은 기회를 준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남북한 당국이 시간을 두고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점진적 접근을 허용하여 한국인의 민족자주 원칙과 평화적인 협력 사업을 전개하여 정치적 공동체가 성사되도록 한다면 그것이 한국연합(Korean Union)이라고 부를 만한 단계로 나갈 것이라는 낙관적인 주장을 하였다. 아주 지당한 주장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판문점에는 남북한 평화를 위한 공동시설을 만들고 비무장지대 전역에는 방대한 평화공원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좋은 일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이 같은 일이 일어나게 하기 위하여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체제보장을 선행하며 경제협력 사업을 실시하고 군축을 합의하여 쌍방 간의 무역이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 실제로 국가 통일만 고집하지 말고 정전협정부터 고쳐 평화협정을 맺고 핵 대결 국면으로 치달으며 평화 우선 방향에서 서로 상반된 방식의 통일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화해와 협력을 공통적 기반위에 올려놓겠다는 것이다. 이미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10월 4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제 2차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치루면서 1. 6.15 남북공동선언을 적극적으로 구현해 나간다고 다짐하였고 2. 남과 북은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남북관계를 상호존중과 신뢰관계로 확고히 전환시켜나간다 하였으며 3. 남과 북은 군사적의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한반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긴밀한 협력을 하기로 하였고 4. 남과 북은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며 5. 남과 북은 민족 경제의 균형적인 발전과 공동번영을 위하여 경제협력 사업을 공리공영과 유무상통의 원칙으로 활성화시키고 지속적으로 확대발전시키기로 합의하였다. 이러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은 대통령 선거에서 패한 직후 조용히 역사 속으로 사라져갔다. 궁극적으로 미국이 반대하고 정권이 교체되면서 모든 평화적인 접촉이나 경협의 비전은 봄눈 녹듯이 위력을 잃어버렸다. 지금 평화를 호소하는 세력들은 남북한 공히 소수 집단에 불과하다. 강경파가 주도하는 강대 강 대결국면은 인류의 양심에 호소하고 화해와 협력 경제개발로 나가자는 주장에 아무런 힘을 보태주지 않는다. 이것은 단지 희망사항일 뿐이다. 대중적 기반 없이 추진되는 반공주의 역시 대중적 정서에 멀어지고 사드배치에 반발하고나오는 영원한 TK세력처럼 그렇게 변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민족문제에 열려진 마음자세뿐 다른 것은 없다. 당초 박근혜정권도 집권 초기에 드레스덴 선언처럼 평화를 위한 상호교륙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나왔다. 하지만 이른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실효적 평화 프로그램이 되지못하고 엉뚱하게 유라시아 이니시어티브 같은 것을 주장하면서 북한을 빼놓고 다른 나라들을 들쑤시고 다니지 않았는가? 북한을 빼놓고는 이룰 수없는 불가능한 꿈에 도전한 꼴이었다. 당사국이 응하지 않는 장밋빛 꿈은 헛꿈인 것이다. 북한과의 대범한 관계가 없는 가운데 진행된 주장에 상대는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결국은 메아리조차 없는 헛소리가 된 것이다. 현 단계 글로벌 시대의 교통자유, 정보자유, 식량공급의 자유를 이용하면서 7600만 한반도/조선반도 국민전체는 해외동포사회를 포함하여 초기에는 자연재해 구호활동으로 의료지원 및 평화교육활동으로 시작하고 포괄적으로는 지역사회개발과 위생개선사업 그리고 인도주의적 지원활동을 심화시키며 각종 문화 교류 일체를 관장하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수해를 만난 두만강유역의 12만 주민에 대한 긴급구호가 초미의 관심사이지만 핵실험의 여파로 남한은 긴급구호의 고려 대상도 아니라고 한다. 정치적 현안만이 아닌 사회개발과 문화 분야에 대한 대북접촉의 범위를 생각하면 실질적인 혜택을 보는 지역사회 주민을 위한 편의 제공에 나설 만도 하다만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핵문제는 성격상 안보와 평화를 동시에 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 최후의 선택이고 선택의 여지가 없이 평화를 위한 선택이다. 그것은 적대적 공멸이 아니라 평화적 공존과 미래를 보장하는 현명한 선택인 것이다. 이점에 주목하여 선행적으로 진행되었던 남북관계의 여러 측면들을 검토하면서 알려지지 않은 내면의 사실들을 알아보았다. 이것을 오늘의 시점에서 면밀히 분석하고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다. 그러고 나서 선교적 지평을 심사숙고하는 과정을 찾아야 할 것이다.

13. 참고자료

1. 돈 오버도퍼 저, 두 개의 코리아, 뉴스위크 한국판 번역팀 중앙일보 1998년 서울

2. 정경모, 시대의 불침번-정경모 자서전, 한겨레출판사.2010년 서울

3. 중앙일보, 김영희 묻고 요한 갈퉁이 답하다. 중앙일보 2016년 6.17일

4. 브라이언 윌슨, 간추린 한반도 통일에 개입한 미국의 역사(The History of US Sabotage of Korea's Self Determined Reunification since...) The 4th Media, website

5. NewYorkTimes, 2016년 9.13일 오피니언, Joel Wit 존스홉킨스대학교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 38노스 책임 편집자

6.기독교타임즈, 2016년 9월 17일자 6면 세계감리교회협의회 신임회장 박종천 목사 인터뷰 기사

▲ 2016. 10. 7.에 있었던 KMC전략연구소 제4차 공개심포지움에서 강연하고 있는 이상윤 목사

[ 이상윤 목사 프로필 ]

이상윤 목사는 강원도 영월 태생으로 원주고와 감신대를 나왔고, 1979년 감신대 대학원에서 역사신학을 전공하여 석사를 받았습니다. 1978년 서울회원교회를 담임하다가 충북 진천 성대리교회로 갔습니다. 농촌목회를 경험하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1981년 중부연회에서 안수를 받고 그해 5월 동대문교회 부목사로 부임하여 일하다가 뜻한바 있어 영국 버밍엄 셀리옥 칼리지(Selly Oak Colleges)로 유학을 갔습니다. 장학금은 영국감리교회 해외선교훈련기금(OTF)이었습니다. 유학중에 관심 있게 배운 것은 영국감리교회 본부 사업과 영국산업혁명의 본거지인 버밍엄과 맨체스터 그리고 영국 산업선교의 본산지인 루톤산업선교대학이었습니다. 당시 영국감리교회의 활동반경은 에큐메니칼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리서치를 한 것은 16세기 명말청초 예수회 신부로 중국에 들어간 이탈리아 선교사 마테오 리치를 연구한 것입니다. 동서문명의 교섭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명조의 천문지리 수학 역학에 대한 괄목할만한 공적을 남긴 마테오 리치는 현대선교의 모형을 이룬 현지화전략의 백미였습니다. 귀국 후 대한성서공회 청년부장으로 일하였습니다. 1988년-1989년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장학생으로 인디아 방갈루루 연합신학대학(United Theological College)로 다시 유학을 가서 로베르트 드 노빌리 신부의 현지화선교를 연구하였으며 인디아불가촉천민해방신학(Indian Dalit Liberation Theology)으로 석사과정을 마치고 귀국하였습니다.

금란교회 부목사를 하다가 남양주지방에 신영감리교회를 개척하고 담임하였으며, 1995년부터는 남양주지방 감리사를 하였습니다. 1996년 12월 기감 본부 홍보출판국 월간 기독교세계 부장을 하였으며 이어서 교육국과 선교국 부장도 지냈습니다. 2001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 선교국 국장으로 취임하여 일하다가 2004년 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 총무로 일하였습니다. 7년간 일하다가 2009년에는 스위스 제네바의 세계교회협의회(WCC) 재정개발국(IMD) 컨설턴트로 부름을 받아서 4년간을 일하다가 지난 2013년 10차 부산총회를 끝으로 귀국하였습니다.

현재는 KMC전략연구소 소장으로 있습니다. 1984년 월간 기독교사상에 시무언 이용도 목사 연구를 연재하였고, 월간 목회에 8년간 목회관련 연구기사를 썼으며 월간 목회와 신학에도 신도시 개발지역의 교회를 취재하는 연재를 4년간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