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는 없다

 금일 12시부터 코리아나 호텔에서 정기이사회가 열린다. 편의점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1평 남짓의 고시원에서 어렵게 지내는 학생들도 있는데... 다음부터는 법인처 내에 으리으리하게 지어둔 이사장실에서 회의하시길 권고한다. 어쨌거나 기왕지사 비싼 곳에서 비싼 밥 드실 터이니 옳은 일, 바른 일 하시길 기대해 본다. 밥 값 하시라는 말이다.

 그간 대학원 학생회는 수차례에 걸쳐 총장선출과정의 위법성을 지적해 왔다¹⁾. 일부 학생들은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²⁾에 학생대표1인이 있는데 “믿고 맡기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맞는 듯하나 틀렸다.

 대의 민주주의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믿고 맡기는 것”에 있다는 사실!
민주주의는 대표성을 위임하고, 방관하는 데서 그 허점을 드러낸다. 총장선거는 단지 학생대표1인(대학원)에게 위임, 방관할 사안이 아니다. 그래서 총추위 위원들이 제 역할을 하는지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문제를 발견한 것이다. 게다가 총추위 학생대표는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 규정 제2장 8조에 따라 “비밀유지” 서약을 해야한다. 비밀을 누설할 시 제명되며, 다시 학생대표를 뽑지 않는다. 한마디로 고작 1인에 불과한 학생대표는 제명의 위협 속에 여러분들을 제대로 대표할 수 없는 상황에 있는 것이다.

 제도적 제약 속에서 학생대표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이 밖에서도 학생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 총장모의투표를 실시했으며, 논문표절의혹을 자체 조사하기도 했다. 후보자 선정방식이 심의가 아닌 인기투표였음도 밝혀냈다. 법인처는 학생회의 정보공개청구에 불응했다. 현행법³⁾과 학교정관을 어겨가면서까지 지키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학생들의 목소리를 왜곡시키려는 음해세력의 마타도어⁴⁾는 날로 더해만 갔다.

 총장직무대행으로 이환진 교수가 선출되었지만,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스럽다. 오히려 이사장의 권력독점으로부터 애써 되찾은 보직선임권⁵⁾을 남용하여 학생자치와 채플에 큰 혼란을 주고 있다. 아이에게 칼자루를 쥐어준 모양새여서 불안하기 짝이 없다.

 총추위는 학생들이 제기한 문제에 답변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사회가 이를 억지로 관철시키거나 현상유지를 하고자 한다면, 더 많은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다.
그리고 학내 구성원의 절대 다수인 여러분이 침묵한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것이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는 없다.

그렇지 않은가?

2016.10.06.

제40대 감리교신학대학교 총대학원 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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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당뉴스->뉴스->특집->감신대사태 카테고리 참고
2) 총추위 구성(이사 4인, 교수 2인, 직원 1인, 학생 1인, 총동문회 1인)
3) 사립학교법 제18조 2항과 감리교신학원정관 제30조 2항에 따르면 회의록 공개를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4) 근거없는 사실을 조작해 상대편을 중상모략하거나 그 내부를 교란시키기 위해 하는 흑색선전(黑色宣傳)의 의미로 정치권에서 널리 쓰이는 말.
5) 원안 : 대학교의 부총장, 대학원장, 학부 교무처장, 학생경건처장, 대학원 교무처장, 기획처장은 이사장의 승인을 얻어 총장이 보하고, 보직의 임기는 2년으로 하되, 임기가 학기 중에 만료되는 경우 그 학기말까지 연장할 수 있다. 단,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경우에는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 <개정 2012.2.10., 2014.11.05.>
 개정안: ④ 대학교의 부총장 , 대학원장은 총장의 제청에 의하여 이사장이 보하고, 학부 교무처장, 학생경건처장, 대학원 교무처장, 기획연구처장과 처장이하의 보직은 총장이 보하며, 보직의 임기는 2 년으로 하되, 임기가 학기 중에 만료되는 경우 그 학기말까지 연장할 수 있다. 단,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경우에는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 <개정 2012.2.10., 2014.11.05., 2016.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