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의서에 서명 날인 중인 김영우 목사와 정용환 목사(우) [사진출처: 기독신문]

한국교회 개혁주의 산실임을 유난히 강조하는 예장합동 총회에 전혀 개혁스럽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서로 물고 뜯던 부총회장 후보 2인이 자신들이 제출한 이의서 및 고소장으로 인해 선관위의 조사가 진행되자 돌연 이의제기 및 고소를 취하하기로 하는 한편, 선관위가 둘 다를 후보 확정하지 않고 둘 중 한 사람만 확정할 경우 무조건 사퇴키로 합의를 한 것이다.

예장합동의 제102회기 총회장을 의미하는 제101회 총회 목사부총회장 선거를 앞두고 김영우 목사(총신대 이사장)와 정용환 목사(목포 시온성교회) 2인이 등록 서류를 제출했다.

하지만 다른 임원 후보들은 모두 후보 확정이 됐지만 부총회장 후보에 신청한 둘은 어느 누구도 후보 확정되지 못했다.

김영우 목사의 경우 정용환 목사가 이의 신청서를 통해 제기한 이중직 문제(교회 담임과 총신대 이사장)로 심의분과위원회의 심의가 아직도 끝나지 않은 때문이다.

정용환 목사의 경우 김영우 목사가 ‘정 목사가 선거를 앞두고 특정 모임에 회비 500만원을 냈다’며 선거법 위반으로 고소를 해 조사가 진행 중인 때문이다.

그러자 최악의 경우 둘 다 후보가 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 때문인지 두 후보는 지난 29일 대전역 회의실에서 선거관리위원회 5인조사위원회 주재로 만나 서로  이의제기 및 고소를 취하키로 전격 합의했다.

두 후보는 한 술 더 떠, 총회선관위가 두 명을 동시에 후보로 확정하지 않고 둘 중 한 사람을 후보로 확정할 경우에는 후보에서 사퇴키로도 합의했다. ‘둘 다 링에 무조건 올려야 한다’는 겁박에 다름 아니다.

이들의 합의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은 “법과 원칙을 벗어난 ‘정치적 야합’”이라며 “부총회장 후보자 없이 선거가 치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선관위가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두 사람이 합의에 따라 이의제기와 고소를 취하한다고 해서 제기된 의혹이 해소된 것이 아닌바 선관위는 조사위원회를 통해서 철저히 검증해 후보 등록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총대는 “자신들이 의혹을 제기해 놓고, 자신들이 의혹 제기한 행위를 물린다고 해서 (하자가 있을 경우) 하자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선관위는, 하자가 있을 수도 있는 사람 둘 다를 놓고 투표하게 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총대는 “정용환 목사의 경우 김영우 목사가 물귀신 작전을 쓴 것인데 정 목사 자신이 떳떳하다면 끝까지 진실 규명에 나서든지, 아니면 사퇴하든지 해야 하는데, 이게 웬 야합인지 모르겠다”고 개탄스러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