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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변신은 무죄여자의 나이는 도대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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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07월 13일 (수) 00:00:00 [조회수 : 44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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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쯤의 일이다. 그때 막 결혼을 하고 우리가 살던 동네는 인천 만수동에서 가까왔다. 그래서 그때 막 시장을 이루었던 만수감리교회옆의 창대시장을 주로 이용했다. 그곳에서 생선도 사고, 고기도 사고 가끔 떡볶이도 사먹고....
시장을 본후에 만수감리교회옆의 작은 분식집에서 쫄면이나 솥에서 막 모락모락 나온 찐만두를 시켜 먹곤 했다. 그 즐거움이 솔찮다. 그렇게 평화롭기 그지없던 날들은 이어지고... 아내는 첫아이를 임신하게 되었다. 3,4개월쯤 되었나 한 5개월쯤이었을까? 약간 배도 나오고 임신한 여성들의 공통점이랄까 입덧으로 인해 먹는것도 부실하고 몸도 무거워져서 화장기없는 까칠한 얼굴로 시장을 나왔다. 늘 그랬던 것처럼 시장을 보고 교회옆의 분식집에 들러 만두와 쫄면을 시켜놓고 아내와 난 제법 진지하게 무언가를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때는 만수감리교회에서 늘 전도폭팔훈련을 하던 때였다. 그 교회 자체적으로 하는것인지 아니면 전도훈련단체에 빌려주는 것인지 늘 전도폭팔훈련을 했고 목사님도 당시 전도사인 나에게도 훈련을 받아볼것을 권유하곤 하셨지만, 천성이 게을러 폭팔과는 거리가 뭔 나에게는 늘 다음기회에였다.
전도훈련을 마치면 마지막 날에는 시장에 나가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전도를 하고 결심시키는 기도를 하고 영접하는 그런 실습시간이 있다. 늘 그랬기에 그날도 시장에서 전도훈련 실습을 하는 분들을 쳐다보면서 아내와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다.
"당신은 저런 열심이 부족한거 같아. 아버님이 목사님이라서 그런가봐요"
"그럴수도 있지.. 그렇다고 내가 저런걸 부정하는 건 아니고 그냥 체질적으로 안맞는다고 할까?"
"않맞는게 어딨어요 하면 하는거지"
"그치 먹고 살기위해서가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열정이 저분들의 10분의 1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지며 음식나오기를 기다리는데 전도실습하는 분들이 마침내 가게에까지 들어오셨다. 가게 주인도 교회는 안다니지만 늘 익숙한 일인지라 그분들을 제재하지는 않으신다. 그분들이 마침 우리 테이블까지 왔다.
그분들은 나와 아내에게 "예수믿으세요 예수천국 불신지옥 입니다. 예수님을 영접하시면...." 이라는 전도의 문구가 시작될때 나는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친절히 응답해줬다.
"저 예수님 믿고 교회 다닙니다"
그러면 그분들이 아멘 할렐루야 하시고 갈 줄 알았다.
그러나....
그분들은 내 웃음을 비웃음으로 보았는지 "형제님 주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십니다..."라면서 간곡히 전도를 시작했고 끝내 내 손을 잡고 회개의 기도를 시작하셨고 이미 나온 라면은 불어가고 있었다.
전도자들은 아내에게는 교회 다니시냐고 묻고 아내가 웃으면서 고개를 끄떡이자 아멘 할렐루야 하고 나의 웃음은 비웃음으로 치부해버리고 나를 집중공략하고 계신다.
아내는 이 상황을 매우 즐기면서 참으로 고소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나를 쳐다보았고 이제 그 전도자들은 식당의 모든 사람을 다 포기하고 오직 나만을 천국으로 인도하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셨다는 듯이 집중공략하셨고 급기야 "나 교회 전도사인데요" 라는 말에도 그분들은 "주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주님을 멸시하고 비웃으면 안된다"면서 내가 하는 모든 말은 교회를 다니기 싫은 청년의 발악으로 치부해 버리신다.
아내가 미소를 머금으면서 이 모든 상황을 매우 즐겁고도 신나게 즐기면서 나를 쳐다보고 있고, 그분들은 설교와 기도가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면 알았다고 예수님 믿겠노라고 제발 라면 더 불기전에 먹자고 간곡히 부탁을 했을때야 그분들이 드디어 나에게서 떠날 태도를 보이셨다. 그분들이 식당을 나가시면서도 안심이 안되시는지 다시 우리 테이블로 와서 내손을 꼭 잡으시면서 말씀하셨으니...
두~~~~~둥
"아니 누나는 저렇게 선하게 믿음생활도 열심히 하시는데 동생은 안타깝군요 꼭 예수님 영접하세요"
라고 말씀하시고 식당을 나가시는 순간
음화화화 그동안 황당+당황+뻘줌한 모든 상황이 역전되면서 아내는 말없이 숟가락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 만약에 아내가 전도사의 아내가 아니었고 정말 교회를 다닐까 말까 하는 여성이었다면 아마 그 순간부로 기독교와 담을 쌓지 않았을까?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재의 어느 오후
집을 이사가려고 하니 이 집으로 이사오겠다는 사람들이 종종 찾아온다. 집을 보러 오겠다는 전화를 받고 집을 치우고 티비를 보고 있었다. 이곳에서 집을 보러온다고 하면 집을 치우고 집을 비워주면 사람들이 와서 편하게 집을 보고 가는게 순서이지만 집을 비워줄 필요까는 없기에 우리 가족은 편하게 티비를 보고 있었다.
아내, 아들, 딸 순으로 쇼파에 비스듬히 앉아서 티비를 보고 있었고 나는 방에서 뭔가를 하다가 거실로 나오고 있을때 집을 보던 사람들이 나에게 묻는다.
"애들인가?"
"예스"
"굳 힘들겠다"
외국에서 살다보니 영어가 서바이벌 영어가 되다 보니 주로 명사와 동사만 듣다보면 웬만한건 다 해결된다. 여러가지로 골치아픈 저녁에 집을 보러 온 사람들의 사사로운 말에 세밀히 귀를 기울일 정신이 없고 그들의 웅얼거리는 영어는 나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기에 나에게 그들이 묻는 말이 쇼파를 가르키며 "... children?" 어쩌구 하는데 대충 "너네 애들이냐?" 라는 뜻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기에 "예스"라고 말해준건데...
집을 보러 온 사람이 돌아가자 아내가 피식 거리고 애들은 난리가 났다. 그 사람들이 나한테 물은건 쇼파에 주르르 앉아있는 집사람과 아이들 세명을 보면서
"엄마는 직장에서 안돌아왔나? 애들 세명인가?"
라는 물음에 나는 명확하게 "예스"라고 했고 그 사람은 나에게 "세명좋지 엄마 늦게 와서 힘들겠군" 이라는 대화를 나눈것이었다.
내가 아내의 동생에서 10년동안 팍 늙어서 아내의 아버지가 된건지 아내가 나의 누이에서 10년동안 대변신을 해서 나의 딸이 된건지
아이들 친구들이 놀러오거나 놀러올때 친구의 엄마를 만나게 되서 의례 인사로 "엄마가 참 예쁘시군요" 라고 말하면 "난 할머니입니다" 라고 말하고 "할머니신데 참 젊으시네요"라고 말하면 "나 얘 엄마에요" 라고 말하니 참 여자의 나이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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