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당당뉴스에 올라온 기사 중 이정원목사의 주장을 읽고서 참으로 한심했습니다.
그런데 그후 이 주장이 충분히 이해가 되며 별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는 주병환목사의 글을 읽고 더 황당했습니다.
저는 충분히 이해가 되지 않아서, 오히려 거부감이 들어서 이글을 씁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은(저를 포함) 자신의 경험치 안에서 사고하고 결정을 하지요.
그러나 지성인들은 자신의 경험치에다가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보다 좋은 사례와 생각들을 취합하여 사고하고 결정을 하지요.
우리 감리교의 지도자(?)들도 그랬으면 좋겠네요.

먼저 정책토론회는 ‘말쟁이들이 주도권을 잡기 때문이라 동의가 안 된다’ 했지요?
감리교에서 어떤 정책토론회가 있었나요?
그땐 어느 분이 말쟁이셨나요?
그래서 그분이 당선 되었나요?
아니면 다른 토론회를 보고 하는 이야긴가요?

저는 대통령후보 토론회를 보고 말쟁이들이 주도한다는 인상을 한 번도 받아 본적이 없는데 도대체 어떤 토론회를 보고 하는 이야기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말쟁이들이 판을 치는 시정잡배(?)들의 토론회와 감리교의 수장을 뽑는 정책토론회는 그 격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정책토론회가 이뤄지려면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요?
먼저 정책토론회에 참여하는 모든 후보 진영들이 이 토론회의 전체 진행에 합의가 되어야 합니다.
가령 사회를 누가 볼 것이며, 의제순서는 무엇으로 정하며, 기조발표의 순서와 시간을 합의하고, 이후의 토론을 다자간 토론과 일대일 토론 등을 어떻게 배치하고 시간을 얼마나 배정할지 등등에 대해 후보자들 간에 합의가 이뤄져야 정책토론회가 성사되지 않겠습니까?
이런 준비가 된 정책토론회에 말쟁이들이 판을 치는 시간과 공간이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두 번째론 ‘후보자들이 세를 과시하기 위해 사람들을 많이 동원하여 돈이 많이 든다’하는 말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고 하셨지요?
저는 충분히는 커녕 조금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사람들을 동원한다는 이야기는 이해가 되지만 ‘돈이 많이 든다’와 ‘그것 때문에 정책발표회는 안된다’라는 말은 조금도 이해가 되지 않아요.
이 주장에 별 거부감이 없다고 했는데 수양이 모자란 저로서는 거부감이 생기더군요.

왜 돈이 많이 들까요?
어버이연합 등에서 하는 것처럼 일당들을 주나요?
아니면 그들에게 선관위에서 차비를 주나요?
왜 정책토론회에 돈이 많이 드나요?
과거엔 일당을 주었나보군요, 이게 관행이라는 거군요.
그런데 이건 불법 아닌가요?
그리고 선관위에서 밥을 사건 차비를 주는 행위를 하지 않으면 안되나요?
이러면 무슨 돈이 드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저는 이정원목사의 이 말이 일전의 입법의회에서 모감독이 했던 ‘우리끼리만 타락합시다’에 버금가는 망언이라 생각하는데 아무 거부감이 없으시다니 오히려 제가 놀랐습니다.

그리고 처음엔 차별성이 있었는데 후반부엔 차별성이 없어져서 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셨나본데요,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비록 상대방이 만든 정책이라 하더라도 좋은 정책이라면 내 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행위이지요.
이것이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다만 지적소유권이 어디에 있는지를 밝혀야갰지요.
‘비록 상대의 정책이지만 내가 살펴보니 감리교를 위해서 저 정책이 합리적 이어서 저도 그 정책을 받아들이겠습니다‘라고 한다면 얼마나 멋진 정책토론회 입니까?
발표된 정책들은 비록 상대방의 것이라 하더라도 ‘좋은 것은 좋다‘ 하여야 하고, 선거 이후에라도 이런 좋은 정책의 실현에는 각 진영들이 협력해야 될 사안이라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그래도 정책발표는 있어야 하므로 선거 열흘 전쯤에 감리교게시판에 올려서 유권자들이 비교/확인하여 투표하게 하자라고 주장하셨지요?
게시판에 올리는 것이 무엇이 어렵겠습니까 만은 이것을 보고 비교/확인하여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유권자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지금 감리교게시판에 들어가서 글을 읽는 유권자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럴정도로 열정이 있고 분별별이 있는 유권자는 주목사님 주변 빼고는 얼마 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대다수의 양식있는 감리교인들이 감리교회에 실망하고 떠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감리교회를 4년간 이끌어 가겠다는 사람들의 정책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정책인지를 토론할 수조차 없는 감리교회에 무슨 희망이 있겠습니까?
주목사님 같이 양식있는 지성인이 선거를 깜깜이 선거로 만들고, 정책이 아니라 학연과 금권으로 점철된 선거로 만들겠다는 이 보이지 않는 손길들에 대해 왜 부화뇌동 하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참으로 걱정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