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석 목사, 남서울대 교수

그리운 봄길, 그와 함께 걸어가는 아름다운 길

“하느님과 인간과 자연은 한생명이다”를 삶의 근본으로 삼고, 맑고 깨끗하게 살아가면서 교회와 세상을 향해 올곧은 소리를 외치던 봄길 채희동 목사, 그가 2004년 갑작스럽게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간 후에 그를 그리워하던 사람들이 모임을 만든 모임이 바로 ‘봄걷사(봄길을걷는사람들)’이다.

작년 11월, 소천 1주기를 기념하여 추모비 제막식을 가졌고, 그를 그리워하는 많은 이들의 바람으로 봄길문화제가 준비되었다. 2006년 4월 27일(목) 오후 7시 30분, 봄길의 모교인 감리교신학대학교 100주년기념관 중강당에서 장병용 목사(등불교회)의 기획과 연출로 이야기마당, 소리마당, 노래마당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약 150여명이 참석한 봄길문화제를 치르면서 봄길이 살았던 삶의 영역이 참으로 다양하고 참으로 넓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연자들이 들려주는 봄길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는 봄길의 삶을 다시 엿보게 하기에 충분했다. 들려지는 노래 속에서, 또 함께 부르는 노래 속에서 함께한 사람들은 봄길과 다시 만나는 넉넉하고 애틋한 감회에 젖었다.

이번 문화제는 ‘봄걷사’가 단순히 봄길을 추모하는 모임을 넘어선 ‘봄길을 걷는 사람들’이 되기를 소망하는 간절한 바람을 확인한 자리였다. 봄길문화제는 중심이 아닌 주변에서 예수의 삶을 묵묵히 실천하며 살아갔던 한국 땅의 또 다른 많은 봄길들을 그리워하는 자리가 되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라고 정호승 시인은 노래했다. 故 채희동 목사는 봄길이 되어 한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되었다.

봄길문화제는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만나고 함께 걸어가는 자리다. 이번 첫 문화제를 계기로 이 땅에서 봄길이 된 많은 이들을 끊임없이 무대에 올리고 만났으면  좋겠다.

봄길문화제

여성으로서 생태적 삶을 지향하는 ‘에코 페미니즘’과 ‘사랑’과 ‘평화’를 주제로 노래하는 수니(Soonie)님이 ‘500miles’ ‘내 가슴에 달이 하나 있다’ ‘바닥이 빛나는 것들을 업고’를 불러 주었다.

봄길과 감신 동기인 신동근 목사(회원사랑교회)가 ‘갈 수 없는 나라’ ‘생명찬갗 ‘성령의 바람’을 노래해서 인기 폭발…

뒷풀이 마당. 등불교회 여선교회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하여 주신

차와 음식을 나누면서 봄길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을 나누었다.